메르스 확산, 어디까지?

입력 2015.06.07 (23:42) 수정 2015.06.08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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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녹취> 문형표(보건복지부 장관) : "조기에 메르스를 차단하여 국민 건강을 지키고, 불안을 잠재우도록"

<녹취> 권준욱(메르스중앙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 : "상태가 악화되어 치료 중 사망을 하였는데, 검사 결과 양성이 나왔습니다."

<녹취> 권준욱(메르스중앙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 :"초발 환자로부터가 아닌 추가적인 감염사례를 3건을 더 찾아내게 된 것입니다."

<녹취> 김기현(초등학생) : "메르스로 사람이 죽으니까 무서워요."

<녹취> 이하나(서초구 반포동) : "걱정이 되죠. 아이가 커서 자꾸 나가서 놀자고 하는데 데리고 나가는 엄마 마음이..."

<오프닝>

우리나라를 들어오고 나가는 관문, 인천공항입니다.

얼마 전부터 이곳에서는 '마스크'를 쓴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 몸이 아파서가 아니라, 몸이 아프게 될까 걱정이 되는 사람들인데요.

바로, 신종바이러스 '메르스' 때문입니다.

이 '메르스'는 왜 유독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빠르게 확산되고 있을까요?

'메르스' 피해를 줄이기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는지 차근차근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0일 국내 메르스 첫 환자가 발생했을때만해도, 보건당국은 사태가 크게 확산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인터뷰> 안명옥(국립중앙의료원장) : "전염력이 이것(메르스)은 대단히 낮습니다. 지금 사실은 우리 이 상황을 보고 계시는 여러 국민들께서 매우 걱정하실까봐 제가 말씀 드리는데 국민 여러분들꼐서 사실은 안심하시고"

예측은 빗나갔습니다.

메르스 환자는 일주일만에 5명, 또 그 뒤 열흘만에 60여 명으로 늘었습니다.

이 가운데 5 명은 사망했습니다.

<인터뷰> 메르스 첫 사망자 발생 병원 관계자 : "평택에서 수원 병원으로 이송 도중,환자 상태가 워낙 위중해서 본원 응급실로 내원했고 역학조사관의 조사 진행 중에 이 환자가 사망을 했습니다. 현재 (사망환자와) 접촉자들 선별작업 진행중에 있습니다."

가능성이 낮을 거라던 3차 감염도 현실이 됐습니다.

3차 감염은, 첫 환자로부터 메르스바이러스를 옮아온 2차 감염자가 이 병원균을 다시 다른 사람에게 옮기는 것으로, 그만큼 환자 관리가 어렵고, 지역사회로 확산될 우려가 큽니다.

실제로 한 환자가 시외버스를 타고 이동했고, 한 대형병원 의사는 확진 판정을 받기 전 대규모 모임에 참석했다고 서울시가 밝히면서 병원 밖 감염이 현실이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의사 본인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 모임에 참석했기때문에 전염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당초 수십 명에 불과하던 자가격리 대상자는 2천3백 명을 넘어섰고, 해외 확산 방지 차원에서 출국이 제한됐습니다.

또, 50대 이상 고령자나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 수백 명이 기관에 별도 수용됐습니다.

병원 폐쇄와 통제도 잇따랐습니다.

3차 감염자가 나온 병원은 아예 통째로 격리됐습니다.

<인터뷰> 권준욱(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 : "그 병원 자체가, 전체가 일단은 의료진과 함께 격리가 되어 가지고, 그 안에서 치료가 됐든 안됐든 14일 동안을 관찰하면서 못 나가는 겁니다."

하지만, 국민 불안을 잠재우긴 역부족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자주 다니던 거리, 아이들이 뛰놀던 놀이터.

발길은 끊겼고, 식당과 커피숍 등 자영업자는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인터뷰> 김문석(상인) : "보통은 80% 정도의 테이블이 꽉 차있는데 지금은 오늘은 특히, 오늘 기준으로 식사 손님 한 팀이랑 음료 손님 한 팀. 이렇게 두 팀 받았습니다."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지역을 중심으로 천 곳이 넘는 학교가 휴교했고, 예정돼 있던 수학여행과 체험학습 등 외부 활동은 잇따라 취소됐습니다.

시중엔 마스크와 손소독제가 동나고, SNS에는 유언비어가 돌았습니다.

일부 외국인들은 급하게 한국을 떠났습니다.

<인터뷰> 린명옥. 서재봉(중국 심천시) : "(원래) 7월 5일날까지 (한국에) 있다가 6일날 돌아갈 예정이었는데, 이런 병이 도니까 앞당겨 집(중국)으로 가자. 자식들이 집에서 근심 많이 하잖아요."

정부는 메르스 관련 병원 명단을 공개하고 격리자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도 검토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메르스라는 생소한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 부족도 확산의 한 원인이지만 정부의 초기 대응 실패가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진단하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인터뷰> 이목희(국회보건복지위원/지난달 27일, 보건복지부 현안보고) : "중동에 가는 사람들에게 낙타와 접촉하지 마라 이런 교육을 한 적 있냐고요. 없잖아요? 충분히 유입이 예견돼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앉아서 뭉개고 있었던 거예요."

1,2차 병.의원은 메르스에 대한 충분한 사전 지식이 없었고, 초기 감염자들은 아무 제재없이 사람들과 접촉했습니다.

의료진조차 메르스 환자를 돌본 뒤, 옷과 청진기 등에 바이러스를 묻힌 채, 또다른 환자를 돌봤습니다.

<인터뷰> 메르스 확진 의사에게 진료받은 가족 : "(아이가) 손가락을 좀 다쳐서 손가락 치료를 받으려고 그 병원에 갔었던고요. 그래서 (메르스 감염 의사가 아이의) 손을 만지고 했겠죠. 꺼림칙하고 약간 그렇죠. 불안하죠."

실제로, 메르스 환자의 60%는 첫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기 전 평택성모병원에서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사람들입니다.

애매한 자가 격리 조치는 혼란을 더 부추겼습니다.

<인터뷰> 엄중식(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 "원룸에 사는 가족같은 경우는 자택격리가 안되는거죠. 이런 경우에는 이 사람의 거주형태나 이런 걸 보고 증상이 없더라도 다른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국가지정병동에 격리를 하는게."

정부가 38도로 맞춰진 발열 기준온도를 고집하는 사이, 메르스 환자를 돌본 딸은 검사를 요구하다 집으로 돌아가야 했고, 또 그 아들은 신분을 밝힌 뒤에도 중국 출장을 떠나야 했습니다.

이들 모두 며칠 뒤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중국출장 메르스 환자 가족(음성변조) : "TV에 나왔던 그 분이 저희 아버님입니다.(의료진에 말씀드렸고) 그때는 (기준온도) 38도 얘기를 했었잖아요. 그렇게 되지 않는 한 검사 안 해주고 돌려보냈었잖아요."

만약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보다 엄격하게 관리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 문형표(보건복지부장관/지난3일) : "메르스의 전파력에 대한 판단과 최초 감염자에 대한 접촉자 그룹의 일부 누락 등으로 인해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와 불안을 끼친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먼저 드리겠습니다."

환자가 빠르게 늘면서 밀접 접촉자의 관리도 강화됐지만, 정작 메르스 사망자 2명도 3차 감염자도, 초기 격리 대상에서 빠져 있었습니다.

의료진에 대한 격리도 여전히 부실했습니다.

<녹취> 메르스 환자 접촉 간호사 가족(음성변조) : "그대로 근무 다 하고 있어요.제 동생(간호사)도 그렇고 미열이 발생했어요. 그런데 그래서 제가 화성시 보건소 보건행정과에 다시 전화를 해서 지금 그런상황이 발생을 하는데 왜 의료진에 대한 격리가 이루어지지않느냐 라고 얘기를 했더니 자기들이 아직까지 공문을 못 받았다."

정부는 메르스 발생 보름이 지난 뒤인 지난 5일, 첫 병원인 평택성모병원의 에어컨 필터와 병실 문 손잡이, 화장실 가드레일 등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또 평택성모병원을 방문한 사람들은 신고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수도권에서 감염된 메르스 환자가 대전과 순창 등 지역으로 이동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인터뷰> 이한순(경기도 화성시) : "불안하죠. 나라가 이렇게 되어서 큰일이지."

의료진의 과도한 업무량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감염 위험의 최전선에 노출돼 진료를 하고 있지만, 최소한의 휴식 시간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녹취> 메르스 환자 전담 의료진(음성변조) : "(치료실에) 개인보호장구를 착용하고 들어가는데 20분만 입어도 땀이 완전히 많이 나서 그게 옷이 숨을 쉴 수가 없을 정도의 힘든 상황이 되거든요.2시간 정도 일하면 완전 녹초가 돼서 사람들이 계속 교대근무를 해야 해요."

사스와 에볼라, 메르스 등 신종 전염병이 계속 출현하는 만큼, 국내 200명 정도에 불과한 감염내과 전문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인터뷰> 이재갑(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 "1당 100의 일들을 하고 있어서. 그런 것에 대한 국가의 지원이 좀 필요하거든요. 사실 감염내과가 내과 중에서는 3D과에 해당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재정적인 지원들, 또 교육."

환자와 환자, 환자와 보호자가 자유롭게 접촉하는 우리의 병원문화, 또, 감염 위험을 높이는 다인실 형태를 개선하는 것도, '메르스'로 얻은 교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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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스 확산, 어디까지?
    • 입력 2015-06-07 23:43:46
    • 수정2015-06-08 00:4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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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녹취> 문형표(보건복지부 장관) : "조기에 메르스를 차단하여 국민 건강을 지키고, 불안을 잠재우도록"

<녹취> 권준욱(메르스중앙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 : "상태가 악화되어 치료 중 사망을 하였는데, 검사 결과 양성이 나왔습니다."

<녹취> 권준욱(메르스중앙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 :"초발 환자로부터가 아닌 추가적인 감염사례를 3건을 더 찾아내게 된 것입니다."

<녹취> 김기현(초등학생) : "메르스로 사람이 죽으니까 무서워요."

<녹취> 이하나(서초구 반포동) : "걱정이 되죠. 아이가 커서 자꾸 나가서 놀자고 하는데 데리고 나가는 엄마 마음이..."

<오프닝>

우리나라를 들어오고 나가는 관문, 인천공항입니다.

얼마 전부터 이곳에서는 '마스크'를 쓴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 몸이 아파서가 아니라, 몸이 아프게 될까 걱정이 되는 사람들인데요.

바로, 신종바이러스 '메르스' 때문입니다.

이 '메르스'는 왜 유독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빠르게 확산되고 있을까요?

'메르스' 피해를 줄이기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는지 차근차근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0일 국내 메르스 첫 환자가 발생했을때만해도, 보건당국은 사태가 크게 확산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인터뷰> 안명옥(국립중앙의료원장) : "전염력이 이것(메르스)은 대단히 낮습니다. 지금 사실은 우리 이 상황을 보고 계시는 여러 국민들께서 매우 걱정하실까봐 제가 말씀 드리는데 국민 여러분들꼐서 사실은 안심하시고"

예측은 빗나갔습니다.

메르스 환자는 일주일만에 5명, 또 그 뒤 열흘만에 60여 명으로 늘었습니다.

이 가운데 5 명은 사망했습니다.

<인터뷰> 메르스 첫 사망자 발생 병원 관계자 : "평택에서 수원 병원으로 이송 도중,환자 상태가 워낙 위중해서 본원 응급실로 내원했고 역학조사관의 조사 진행 중에 이 환자가 사망을 했습니다. 현재 (사망환자와) 접촉자들 선별작업 진행중에 있습니다."

가능성이 낮을 거라던 3차 감염도 현실이 됐습니다.

3차 감염은, 첫 환자로부터 메르스바이러스를 옮아온 2차 감염자가 이 병원균을 다시 다른 사람에게 옮기는 것으로, 그만큼 환자 관리가 어렵고, 지역사회로 확산될 우려가 큽니다.

실제로 한 환자가 시외버스를 타고 이동했고, 한 대형병원 의사는 확진 판정을 받기 전 대규모 모임에 참석했다고 서울시가 밝히면서 병원 밖 감염이 현실이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의사 본인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 모임에 참석했기때문에 전염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당초 수십 명에 불과하던 자가격리 대상자는 2천3백 명을 넘어섰고, 해외 확산 방지 차원에서 출국이 제한됐습니다.

또, 50대 이상 고령자나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 수백 명이 기관에 별도 수용됐습니다.

병원 폐쇄와 통제도 잇따랐습니다.

3차 감염자가 나온 병원은 아예 통째로 격리됐습니다.

<인터뷰> 권준욱(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 : "그 병원 자체가, 전체가 일단은 의료진과 함께 격리가 되어 가지고, 그 안에서 치료가 됐든 안됐든 14일 동안을 관찰하면서 못 나가는 겁니다."

하지만, 국민 불안을 잠재우긴 역부족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자주 다니던 거리, 아이들이 뛰놀던 놀이터.

발길은 끊겼고, 식당과 커피숍 등 자영업자는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인터뷰> 김문석(상인) : "보통은 80% 정도의 테이블이 꽉 차있는데 지금은 오늘은 특히, 오늘 기준으로 식사 손님 한 팀이랑 음료 손님 한 팀. 이렇게 두 팀 받았습니다."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지역을 중심으로 천 곳이 넘는 학교가 휴교했고, 예정돼 있던 수학여행과 체험학습 등 외부 활동은 잇따라 취소됐습니다.

시중엔 마스크와 손소독제가 동나고, SNS에는 유언비어가 돌았습니다.

일부 외국인들은 급하게 한국을 떠났습니다.

<인터뷰> 린명옥. 서재봉(중국 심천시) : "(원래) 7월 5일날까지 (한국에) 있다가 6일날 돌아갈 예정이었는데, 이런 병이 도니까 앞당겨 집(중국)으로 가자. 자식들이 집에서 근심 많이 하잖아요."

정부는 메르스 관련 병원 명단을 공개하고 격리자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도 검토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메르스라는 생소한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 부족도 확산의 한 원인이지만 정부의 초기 대응 실패가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진단하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인터뷰> 이목희(국회보건복지위원/지난달 27일, 보건복지부 현안보고) : "중동에 가는 사람들에게 낙타와 접촉하지 마라 이런 교육을 한 적 있냐고요. 없잖아요? 충분히 유입이 예견돼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앉아서 뭉개고 있었던 거예요."

1,2차 병.의원은 메르스에 대한 충분한 사전 지식이 없었고, 초기 감염자들은 아무 제재없이 사람들과 접촉했습니다.

의료진조차 메르스 환자를 돌본 뒤, 옷과 청진기 등에 바이러스를 묻힌 채, 또다른 환자를 돌봤습니다.

<인터뷰> 메르스 확진 의사에게 진료받은 가족 : "(아이가) 손가락을 좀 다쳐서 손가락 치료를 받으려고 그 병원에 갔었던고요. 그래서 (메르스 감염 의사가 아이의) 손을 만지고 했겠죠. 꺼림칙하고 약간 그렇죠. 불안하죠."

실제로, 메르스 환자의 60%는 첫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기 전 평택성모병원에서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사람들입니다.

애매한 자가 격리 조치는 혼란을 더 부추겼습니다.

<인터뷰> 엄중식(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 "원룸에 사는 가족같은 경우는 자택격리가 안되는거죠. 이런 경우에는 이 사람의 거주형태나 이런 걸 보고 증상이 없더라도 다른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국가지정병동에 격리를 하는게."

정부가 38도로 맞춰진 발열 기준온도를 고집하는 사이, 메르스 환자를 돌본 딸은 검사를 요구하다 집으로 돌아가야 했고, 또 그 아들은 신분을 밝힌 뒤에도 중국 출장을 떠나야 했습니다.

이들 모두 며칠 뒤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중국출장 메르스 환자 가족(음성변조) : "TV에 나왔던 그 분이 저희 아버님입니다.(의료진에 말씀드렸고) 그때는 (기준온도) 38도 얘기를 했었잖아요. 그렇게 되지 않는 한 검사 안 해주고 돌려보냈었잖아요."

만약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보다 엄격하게 관리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 문형표(보건복지부장관/지난3일) : "메르스의 전파력에 대한 판단과 최초 감염자에 대한 접촉자 그룹의 일부 누락 등으로 인해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와 불안을 끼친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먼저 드리겠습니다."

환자가 빠르게 늘면서 밀접 접촉자의 관리도 강화됐지만, 정작 메르스 사망자 2명도 3차 감염자도, 초기 격리 대상에서 빠져 있었습니다.

의료진에 대한 격리도 여전히 부실했습니다.

<녹취> 메르스 환자 접촉 간호사 가족(음성변조) : "그대로 근무 다 하고 있어요.제 동생(간호사)도 그렇고 미열이 발생했어요. 그런데 그래서 제가 화성시 보건소 보건행정과에 다시 전화를 해서 지금 그런상황이 발생을 하는데 왜 의료진에 대한 격리가 이루어지지않느냐 라고 얘기를 했더니 자기들이 아직까지 공문을 못 받았다."

정부는 메르스 발생 보름이 지난 뒤인 지난 5일, 첫 병원인 평택성모병원의 에어컨 필터와 병실 문 손잡이, 화장실 가드레일 등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또 평택성모병원을 방문한 사람들은 신고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수도권에서 감염된 메르스 환자가 대전과 순창 등 지역으로 이동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인터뷰> 이한순(경기도 화성시) : "불안하죠. 나라가 이렇게 되어서 큰일이지."

의료진의 과도한 업무량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감염 위험의 최전선에 노출돼 진료를 하고 있지만, 최소한의 휴식 시간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녹취> 메르스 환자 전담 의료진(음성변조) : "(치료실에) 개인보호장구를 착용하고 들어가는데 20분만 입어도 땀이 완전히 많이 나서 그게 옷이 숨을 쉴 수가 없을 정도의 힘든 상황이 되거든요.2시간 정도 일하면 완전 녹초가 돼서 사람들이 계속 교대근무를 해야 해요."

사스와 에볼라, 메르스 등 신종 전염병이 계속 출현하는 만큼, 국내 200명 정도에 불과한 감염내과 전문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인터뷰> 이재갑(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 "1당 100의 일들을 하고 있어서. 그런 것에 대한 국가의 지원이 좀 필요하거든요. 사실 감염내과가 내과 중에서는 3D과에 해당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재정적인 지원들, 또 교육."

환자와 환자, 환자와 보호자가 자유롭게 접촉하는 우리의 병원문화, 또, 감염 위험을 높이는 다인실 형태를 개선하는 것도, '메르스'로 얻은 교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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