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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심야심] 달리기에 빠진 안철수, 내년 총선에 뛸까?
입력 2019.10.19 (11:15) 여심야심
[여심야심] 달리기에 빠진 안철수, 내년 총선에 뛸까?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낙선 이후 독일로 떠났던 안철수 전 의원. 지난달 30일 마라톤 도전기를 담은 책 '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을 출간한다는 깜짝 소식과 함께 1년 2개월 만에 트위터(SNS) 활동을 재개했습니다.

이 같은 소식에 정치권에선 안 전 의원의 정계 복귀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이전부터 자유한국당에서는 안 전 의원까지 포함해 보수 통합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게 나오는 등 러브콜이 잇따랐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날은 바른미래당 내 유승민계와 안철수계 의원 15명이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을 출범한 날이기도 했던 만큼 안 전 의원의 행보에 더욱더 관심이 쏠렸습니다.

하지만 정작 안 전 의원은 바로 다음 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안 전 의원은 지난 6일 트위터를 통해 "10월 1일부터 독일을 떠나 미국 스탠퍼드 법대의 '법, 과학과 기술 프로그램'에서 방문학자로 연구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일이라고도 했습니다. 당사자가 직접 국내 정계 복귀설에 선을 그은 셈입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여전히 안 전 의원에 대한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당장 지난 14일 손학규 대표가 "안 전 의원은 바른미래당의 창당 주역이면서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나가는 안철수 현상의 주역"이라고 치켜세우며 당직자들에게 안 전 의원의 에세이집을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정치권에선 안 전 의원이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총선 전 복귀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여전히 나오고 있습니다.

‘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사진 출처: 21세기북스)‘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사진 출처: 21세기북스)

러너 된 안철수 "지난 6년의 정치, 모든 것은 내 책임"

설왕설래 속 안 전 의원은 에세이집에 속내를 털어놨을까?…. 에세이집을 읽어봤습니다. 288쪽 분량의 책은 크게 러너(runner)로서의 삶, 달리기로부터 얻은 교훈, 앞으로 삶에 대한 포부 등 3부로 구성돼 있습니다. 기대했던 것과 달리 책은 철저히 달리기에 대한 예찬으로 가득했습니다. '정치인' 안철수가 아닌 '러너' 안철수에 방점이 찍혀 있었던 겁니다.

현재 국내 정치 상황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간접적으로나마 정치에 대한 안 전 의원의 생각은 엿볼 수 있었습니다. 안 전 의원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낙선 이후 독일로 뮌헨 막스 플랑크 연구소 방문학자이자 러너로서의 새 삶을 시작한 데 대해 이렇게 회상합니다.

결국 내 선거는 승산이 없는 것을 알면서도 나를 믿고 따라온 지방의원 한 사람이라도 더 당선시키기 위해서 지방 선거에 나왔고, 선거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여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그리고 다시 새로운 것을 배우는 동시에 언젠가는 우리 모두를 위해서 귀하게 쓰일 수 있는 일을 찾아 열심히 하기로 했다. (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 中)

또 처음 독일에 정착해 뮌헨 마라톤 10㎞ 대회에 출전했을 당시가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이었다며,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스스로 고백하기도 합니다. 일종의 자기반성입니다.

독일에 오기까지 나와 아내 모두 아무렇지 않은 상태였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마음의 상처라고 해야 하나, 정신적으로 상당히 힘든 시기였음을 부인하지는 못하겠다. 정치 과정에서의 상처도 완전히 떨쳐내지 못한 상황에서 출전한 대회였다. 아내의 마음이 괴로운 이유는 모두 나 때문이었다. 지난 6년의 시간 동안 내가 해온 정치의 결과, 그 모든 것은 바로 내 책임이다. (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 中)

9월 29일(현지시간) 안철수 전 의원이 베를린 마라톤대회에 출전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출처: 안철수 지지모임 인터넷 카페 ‘미래광장’9월 29일(현지시간) 안철수 전 의원이 베를린 마라톤대회에 출전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출처: 안철수 지지모임 인터넷 카페 ‘미래광장’

풀코스 마라톤 완주한 안철수…"페이스메이커 많아져야"

한국에 있을 때도 종종 중랑천을 달렸다는 안 전 의원, 독일 뮌헨에서는 1주일에 네 번씩 공원에서 달리기를 하며 체력을 길렀다고 합니다. 10km 마라톤, 하프 마라톤을 차례로 완주한 안 전 의원은 지난 7월 생애 처음으로 독일 남부 퓌센에서 열린 풀코스 마라톤 대회에서 4시간 6분 기록으로 완주했다고 합니다.

안 전 의원은 책 곳곳에서 달리기와 마라톤에서 얻은 깨달음을 인생철학에 녹여내기도 했습니다. 여러 대목 가운데 흥미로웠던 건 일정 속도를 유지하며 다른 선수들을 독려하는 역할을 하는 '페이스메이커'에 대한 평가였습니다.

페이스메이커의 역할은 앞서 달리는 데 있는 것일까, 아니면 따라오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데 있는 것일까? 그들을 통해 올바른 리더의 역할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충분히 더 좋은 기록을 세울 수 있는데도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속도를 기꺼이 늦추는 사람, 한 사람이라도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 앞서 달리는 것 같지만, 실제 역할은 다른 사람들을 지원해주는 사람이 진정 올바른 리더가 아닐까? 우리 사회에는 이런 페이스메이커 같은 사람들이 정말 많이 필요하다. (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 中)

안 전 의원은 "달리기를 하며 페이스메이커로부터 인생을 배운다"라고도 했는데, 복귀 시점이 변수가 되겠지만, 향후 정국에서 안 전 의원이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자처할지 혹은 또 다른 페이스메이커의 조력을 받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후자의 경우 그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누가 하느냐에 따라 정국은 또 한 번 요동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안철수 전 의원이 2016년 2월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당 대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안철수 전 의원이 2016년 2월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당 대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건너뛰면 객사한다"는 내년 총선…안철수는 뛸까?

안 전 의원은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 전원에게 자신의 에세이집을 선물했다고 합니다. 의원들이 책을 읽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바른미래당 내 비당권파 15명이 소속된 변혁 의원들 사이에선 안 전 의원의 행보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지난 8일 하태경 의원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안 전 의원의 미국행에 대해 "내년 총선을 건너뛰면 해외에서 정치적으로 객사(客死)한다"며 늦어도 11월까지는 변혁에 합류할지 답을 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혜훈 의원도 역시 같은 날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해 "안 전 의원의 정치적 멘토들은 '안 전 의원은 문제가 해결된 뒤 꽃가마를 보내드리면 올 분'이라고들 했다"고 소개했는데, 안 전 의원 측은 이 '꽃가마' 발언이 부적절하다며 발끈하기도 했습니다.

안 전 의원은 책 말미에서 자신이 지금까지 해온 일을 복기합니다. 의사, 컴퓨터 프로그래머, 벤처 기업 CEO, 대학교수, 정치까지 5가지 직업을 떠올리면서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문제 해결사'로 규정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왜 정치를 시작했는지 이렇게 털어놓습니다.

여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 분야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처음부터 정치를 하려고 했던 건 아니었지만, 사람들의 요구와 사회 문제 해결을 생각하며 정치인이라는 직업으로까지 넘어가게 된 것이었다. 실현 가능한 정책에 대한 끈질긴 관심과 발표도 그래서였다. 그렇게 나는 여러 번의 직업을 바꾸는 동안에도 항상 해결사로서의 역할에 몰두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 中)

안 전 의원은 의미심장한 말로 책을 끝맺습니다. 거듭되는 정치권의 러브콜에 대한 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언제 어떤 일을 할지 모르지만"이라는 단서가 달려 있습니다.

내가 하고 있는 일들도 누군가는 긍정적으로, 누군가는 의심의 눈초리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내가 무엇을 하든 이러한 시선이 뒤섞일 거라는 건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멈춰버릴 수는 없지 않을까? 다른 사람의 판단에 따라 내 삶의 수많은 선택을 주저하거나 그만둘 수는 없는 일이다. (중략) 가슴 설레며 동시에 두려운 마음을 안고 오늘도 나는 출발선에 선다. (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 中)

안 전 의원의 핵심 측근인 김도식 전 비서실장은 KBS와의 통화에서 "'언중유골(言中有骨)'이라고 책 안에는 나름의 정치 여정에 대한 안 전 의원의 회한과 소회, 각오 등이 담겨 있다"며 "'출발선'은 결국 정치 재개를 의미하고 새로운 도전을 의미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안 전 의원의 '정치 마라톤'은 이미 시작된 셈입니다. 김 전 실장은 안 전 의원의 복귀 시점에 대해선 "개인의 연구 과정이나 결과에 따라 3개월 이상이 될 수도, 6개월 이상이 될 수도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내년 총선 출전 여부는 오직 안 전 의원의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 [여심야심] 달리기에 빠진 안철수, 내년 총선에 뛸까?
    • 입력 2019.10.19 (11:15)
    여심야심
[여심야심] 달리기에 빠진 안철수, 내년 총선에 뛸까?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낙선 이후 독일로 떠났던 안철수 전 의원. 지난달 30일 마라톤 도전기를 담은 책 '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을 출간한다는 깜짝 소식과 함께 1년 2개월 만에 트위터(SNS) 활동을 재개했습니다.

이 같은 소식에 정치권에선 안 전 의원의 정계 복귀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이전부터 자유한국당에서는 안 전 의원까지 포함해 보수 통합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게 나오는 등 러브콜이 잇따랐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날은 바른미래당 내 유승민계와 안철수계 의원 15명이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을 출범한 날이기도 했던 만큼 안 전 의원의 행보에 더욱더 관심이 쏠렸습니다.

하지만 정작 안 전 의원은 바로 다음 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안 전 의원은 지난 6일 트위터를 통해 "10월 1일부터 독일을 떠나 미국 스탠퍼드 법대의 '법, 과학과 기술 프로그램'에서 방문학자로 연구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일이라고도 했습니다. 당사자가 직접 국내 정계 복귀설에 선을 그은 셈입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여전히 안 전 의원에 대한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당장 지난 14일 손학규 대표가 "안 전 의원은 바른미래당의 창당 주역이면서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나가는 안철수 현상의 주역"이라고 치켜세우며 당직자들에게 안 전 의원의 에세이집을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정치권에선 안 전 의원이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총선 전 복귀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여전히 나오고 있습니다.

‘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사진 출처: 21세기북스)‘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사진 출처: 21세기북스)

러너 된 안철수 "지난 6년의 정치, 모든 것은 내 책임"

설왕설래 속 안 전 의원은 에세이집에 속내를 털어놨을까?…. 에세이집을 읽어봤습니다. 288쪽 분량의 책은 크게 러너(runner)로서의 삶, 달리기로부터 얻은 교훈, 앞으로 삶에 대한 포부 등 3부로 구성돼 있습니다. 기대했던 것과 달리 책은 철저히 달리기에 대한 예찬으로 가득했습니다. '정치인' 안철수가 아닌 '러너' 안철수에 방점이 찍혀 있었던 겁니다.

현재 국내 정치 상황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간접적으로나마 정치에 대한 안 전 의원의 생각은 엿볼 수 있었습니다. 안 전 의원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낙선 이후 독일로 뮌헨 막스 플랑크 연구소 방문학자이자 러너로서의 새 삶을 시작한 데 대해 이렇게 회상합니다.

결국 내 선거는 승산이 없는 것을 알면서도 나를 믿고 따라온 지방의원 한 사람이라도 더 당선시키기 위해서 지방 선거에 나왔고, 선거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여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그리고 다시 새로운 것을 배우는 동시에 언젠가는 우리 모두를 위해서 귀하게 쓰일 수 있는 일을 찾아 열심히 하기로 했다. (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 中)

또 처음 독일에 정착해 뮌헨 마라톤 10㎞ 대회에 출전했을 당시가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이었다며,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스스로 고백하기도 합니다. 일종의 자기반성입니다.

독일에 오기까지 나와 아내 모두 아무렇지 않은 상태였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마음의 상처라고 해야 하나, 정신적으로 상당히 힘든 시기였음을 부인하지는 못하겠다. 정치 과정에서의 상처도 완전히 떨쳐내지 못한 상황에서 출전한 대회였다. 아내의 마음이 괴로운 이유는 모두 나 때문이었다. 지난 6년의 시간 동안 내가 해온 정치의 결과, 그 모든 것은 바로 내 책임이다. (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 中)

9월 29일(현지시간) 안철수 전 의원이 베를린 마라톤대회에 출전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출처: 안철수 지지모임 인터넷 카페 ‘미래광장’9월 29일(현지시간) 안철수 전 의원이 베를린 마라톤대회에 출전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출처: 안철수 지지모임 인터넷 카페 ‘미래광장’

풀코스 마라톤 완주한 안철수…"페이스메이커 많아져야"

한국에 있을 때도 종종 중랑천을 달렸다는 안 전 의원, 독일 뮌헨에서는 1주일에 네 번씩 공원에서 달리기를 하며 체력을 길렀다고 합니다. 10km 마라톤, 하프 마라톤을 차례로 완주한 안 전 의원은 지난 7월 생애 처음으로 독일 남부 퓌센에서 열린 풀코스 마라톤 대회에서 4시간 6분 기록으로 완주했다고 합니다.

안 전 의원은 책 곳곳에서 달리기와 마라톤에서 얻은 깨달음을 인생철학에 녹여내기도 했습니다. 여러 대목 가운데 흥미로웠던 건 일정 속도를 유지하며 다른 선수들을 독려하는 역할을 하는 '페이스메이커'에 대한 평가였습니다.

페이스메이커의 역할은 앞서 달리는 데 있는 것일까, 아니면 따라오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데 있는 것일까? 그들을 통해 올바른 리더의 역할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충분히 더 좋은 기록을 세울 수 있는데도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속도를 기꺼이 늦추는 사람, 한 사람이라도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 앞서 달리는 것 같지만, 실제 역할은 다른 사람들을 지원해주는 사람이 진정 올바른 리더가 아닐까? 우리 사회에는 이런 페이스메이커 같은 사람들이 정말 많이 필요하다. (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 中)

안 전 의원은 "달리기를 하며 페이스메이커로부터 인생을 배운다"라고도 했는데, 복귀 시점이 변수가 되겠지만, 향후 정국에서 안 전 의원이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자처할지 혹은 또 다른 페이스메이커의 조력을 받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후자의 경우 그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누가 하느냐에 따라 정국은 또 한 번 요동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안철수 전 의원이 2016년 2월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당 대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안철수 전 의원이 2016년 2월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당 대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건너뛰면 객사한다"는 내년 총선…안철수는 뛸까?

안 전 의원은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 전원에게 자신의 에세이집을 선물했다고 합니다. 의원들이 책을 읽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바른미래당 내 비당권파 15명이 소속된 변혁 의원들 사이에선 안 전 의원의 행보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지난 8일 하태경 의원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안 전 의원의 미국행에 대해 "내년 총선을 건너뛰면 해외에서 정치적으로 객사(客死)한다"며 늦어도 11월까지는 변혁에 합류할지 답을 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혜훈 의원도 역시 같은 날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해 "안 전 의원의 정치적 멘토들은 '안 전 의원은 문제가 해결된 뒤 꽃가마를 보내드리면 올 분'이라고들 했다"고 소개했는데, 안 전 의원 측은 이 '꽃가마' 발언이 부적절하다며 발끈하기도 했습니다.

안 전 의원은 책 말미에서 자신이 지금까지 해온 일을 복기합니다. 의사, 컴퓨터 프로그래머, 벤처 기업 CEO, 대학교수, 정치까지 5가지 직업을 떠올리면서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문제 해결사'로 규정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왜 정치를 시작했는지 이렇게 털어놓습니다.

여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 분야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처음부터 정치를 하려고 했던 건 아니었지만, 사람들의 요구와 사회 문제 해결을 생각하며 정치인이라는 직업으로까지 넘어가게 된 것이었다. 실현 가능한 정책에 대한 끈질긴 관심과 발표도 그래서였다. 그렇게 나는 여러 번의 직업을 바꾸는 동안에도 항상 해결사로서의 역할에 몰두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 中)

안 전 의원은 의미심장한 말로 책을 끝맺습니다. 거듭되는 정치권의 러브콜에 대한 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언제 어떤 일을 할지 모르지만"이라는 단서가 달려 있습니다.

내가 하고 있는 일들도 누군가는 긍정적으로, 누군가는 의심의 눈초리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내가 무엇을 하든 이러한 시선이 뒤섞일 거라는 건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멈춰버릴 수는 없지 않을까? 다른 사람의 판단에 따라 내 삶의 수많은 선택을 주저하거나 그만둘 수는 없는 일이다. (중략) 가슴 설레며 동시에 두려운 마음을 안고 오늘도 나는 출발선에 선다. (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 中)

안 전 의원의 핵심 측근인 김도식 전 비서실장은 KBS와의 통화에서 "'언중유골(言中有骨)'이라고 책 안에는 나름의 정치 여정에 대한 안 전 의원의 회한과 소회, 각오 등이 담겨 있다"며 "'출발선'은 결국 정치 재개를 의미하고 새로운 도전을 의미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안 전 의원의 '정치 마라톤'은 이미 시작된 셈입니다. 김 전 실장은 안 전 의원의 복귀 시점에 대해선 "개인의 연구 과정이나 결과에 따라 3개월 이상이 될 수도, 6개월 이상이 될 수도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내년 총선 출전 여부는 오직 안 전 의원의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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