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딸이 말했다…“세균햄버거 먹어서 미안해”

입력 2019.10.29 (16:08) 수정 2019.10.30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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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은주 씨는 그날 '햄버거병 피해 아동 엄마'가 됐다

2016년 9월 25일, 최은주 씨는 딸 시은이(가명)에게 맥도날드 해피밀을 사줬다. 그리고 시은이는 이른바 '햄버거병'(용혈성 요독증후군)에 걸렸다. 신장 장애 2급인 시은이는 3년이 지난 지금도 매일 10시간 이상 복막 투석을 한다. 뇌 인지장애가 생겼고, 뇌전증에 발작도 한다.

오늘(29일) 오전 11시, 최은주 씨는 맥도날드 규탄 기자회견이 열린 맥도날드 서울시청점 앞에 섰다. '햄버거병 피해 아동 엄마' 최 씨는 말했다.

"지난주 어느 날 저녁, 아픈 시은이가 저에게 사과했습니다. 선생님께서 욕심쟁이 하면 안 된다고 했는데 자기가 욕심부려 세균 햄버거 하나를 다 먹었다고 자책했습니다. 그러고는 '엄마 미안해, 근데 정말 세균이 하나도 안 보였어. 정말이야. 세균이 있는 줄 몰랐어.' 하며 몇 번이고 사과하는 아이를 달래서 재우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 떠들썩했던 '햄버거병'…검찰 불기소 처분 후 흐지부지

3년여 전, 시은이 등 '햄버거병' 피해 사례들이 언론에 보도되자 검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결과는 '맥도날드 임직원 불기소'. 검찰은 지난해 2월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식품위생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던 맥도날드 임직원에 대해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맥도날드 패티 납품업체인 맥키코리아 임직원들은 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의 표현을 따르자면, "맥도날드는 대장균 오염 우려가 있는 패티를 소비자들에게 고의로 전량 판매하고도 검찰로부터 면죄부를 받은 것"이다. '정치하는 엄마들'은 이후 맥도날드에서 '언더쿡'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언더쿡'은 기계 오작동으로 햄버거 패티가 덜 익는 현상을 일컫는다.


'정치하는 엄마들'이 공개한 '언더쿡' 사진들. 지난 5월 촬영된 사진 속 빅맥의 패티는 덜 익어 벌겋고, 새우버거 속 토마토에는 곰팡이가 슬어있었다고 한다.


지난 7월 찍힌 상하이 스파이스 치킨 버거와 지난 8월 촬영된 새우버거에도 패티의 튀김옷은 갈색으로 먹음직스럽지만, 패티 안쪽은 완전히 날 것이었다고 한다.


맥도날드 불기소 처분 1년 8개월 만에 '햄버거병'은 다시 수사를 받게 됐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난 17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햄버거병'을) 위생과 관련해 수사했는데, 저희가 맥도날드 관련된 진술에 허위교사가 있었다면 검찰에서 철저히 수사를 안 할 이유가 없다"고 언급했다. 검찰은 최근 재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 오늘 기자회견에서 '햄버거병 피해 아동 엄마' 최은주 씨는 말했다. "정말 늦었지만, 이번에 재조사로 인해서, 철저한 조사로 인해서, 책임자들이 엄벌을 받기를 피해자로서 시은이 엄마로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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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픈 딸이 말했다…“세균햄버거 먹어서 미안해”
    • 입력 2019-10-29 16:08:33
    • 수정2019-10-30 19:29:39
    취재K
■ 최은주 씨는 그날 '햄버거병 피해 아동 엄마'가 됐다

2016년 9월 25일, 최은주 씨는 딸 시은이(가명)에게 맥도날드 해피밀을 사줬다. 그리고 시은이는 이른바 '햄버거병'(용혈성 요독증후군)에 걸렸다. 신장 장애 2급인 시은이는 3년이 지난 지금도 매일 10시간 이상 복막 투석을 한다. 뇌 인지장애가 생겼고, 뇌전증에 발작도 한다.

오늘(29일) 오전 11시, 최은주 씨는 맥도날드 규탄 기자회견이 열린 맥도날드 서울시청점 앞에 섰다. '햄버거병 피해 아동 엄마' 최 씨는 말했다.

"지난주 어느 날 저녁, 아픈 시은이가 저에게 사과했습니다. 선생님께서 욕심쟁이 하면 안 된다고 했는데 자기가 욕심부려 세균 햄버거 하나를 다 먹었다고 자책했습니다. 그러고는 '엄마 미안해, 근데 정말 세균이 하나도 안 보였어. 정말이야. 세균이 있는 줄 몰랐어.' 하며 몇 번이고 사과하는 아이를 달래서 재우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 떠들썩했던 '햄버거병'…검찰 불기소 처분 후 흐지부지

3년여 전, 시은이 등 '햄버거병' 피해 사례들이 언론에 보도되자 검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결과는 '맥도날드 임직원 불기소'. 검찰은 지난해 2월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식품위생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던 맥도날드 임직원에 대해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맥도날드 패티 납품업체인 맥키코리아 임직원들은 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의 표현을 따르자면, "맥도날드는 대장균 오염 우려가 있는 패티를 소비자들에게 고의로 전량 판매하고도 검찰로부터 면죄부를 받은 것"이다. '정치하는 엄마들'은 이후 맥도날드에서 '언더쿡'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언더쿡'은 기계 오작동으로 햄버거 패티가 덜 익는 현상을 일컫는다.


'정치하는 엄마들'이 공개한 '언더쿡' 사진들. 지난 5월 촬영된 사진 속 빅맥의 패티는 덜 익어 벌겋고, 새우버거 속 토마토에는 곰팡이가 슬어있었다고 한다.


지난 7월 찍힌 상하이 스파이스 치킨 버거와 지난 8월 촬영된 새우버거에도 패티의 튀김옷은 갈색으로 먹음직스럽지만, 패티 안쪽은 완전히 날 것이었다고 한다.


맥도날드 불기소 처분 1년 8개월 만에 '햄버거병'은 다시 수사를 받게 됐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난 17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햄버거병'을) 위생과 관련해 수사했는데, 저희가 맥도날드 관련된 진술에 허위교사가 있었다면 검찰에서 철저히 수사를 안 할 이유가 없다"고 언급했다. 검찰은 최근 재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 오늘 기자회견에서 '햄버거병 피해 아동 엄마' 최은주 씨는 말했다. "정말 늦었지만, 이번에 재조사로 인해서, 철저한 조사로 인해서, 책임자들이 엄벌을 받기를 피해자로서 시은이 엄마로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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