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학 선거 무산 후폭풍…‘저작권’ 논쟁이 뭐길래

입력 2019.11.06 (15:48) 수정 2019.11.0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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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학생회를 이끌어갈 서울대 총학생회 선거가 무산됐습니다. 2014년 투표율 미달로 총학 선거가 무산된 이후 5년 만입니다. 이번엔 단독 출마한 후보자가 사퇴하면서 생긴 일입니다.

제62대 총학생회 정후보 김다민 씨와 부후보 추현석 씨는 어제(5일) 오후 선거본부 SNS 계정 "지금껏 학생회 활동을 하며 저질러온 더럽고 추악한 일의 '민낯'이 드러났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들은 당일 오전 학내 익명커뮤니티에 '서강대 포스터 표절 사태 관련 사과문'을 올리고 "선거에서 평가받겠다"고 입장을 밝혔는데, 반나절 만에 사퇴를 선언했습니다.

논란이 된 서울대 총학생회(좌)와 서강대 총학생회(우) 중간고사 간식 사업 포스터 (서울대·서강대 총학생회 SNS 캡처)논란이 된 서울대 총학생회(좌)와 서강대 총학생회(우) 중간고사 간식 사업 포스터 (서울대·서강대 총학생회 SNS 캡처)

■ 서울대 vs 서강대…저작권 논쟁이 뭐길래

이들이 언급한 '민낯'은 서울대 학내 언론사의 보도로 밝혀졌습니다. 서울대학교 방송 SUB 뉴스는 포스터 표절 논란 당시 서울대 학생회가 포스터 템플릿을 공유하는 사이트의 유료멤버십을 결제하지 않았다고 폭로했습니다.

여기서 언급된 포스터 표절 논란은 지난 6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는 자신들이 제작한 기말고사 간식 행사 포스터를 서강대 총학생회가 도용했다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서울대 총학은 "글자의 폰트와 내용을 제외하고 전체적인 색감과 구도, 배치 등이 모두 정확히 일치한다"며 "명백한 저작권법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를 확인한 서강대 총학은 SNS에 "저작권 침해 관련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죄송하다"라며 표절을 인정하고 사과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서울대 학생이 서강대를 '잡대','유사대학'이라고 공격하면서 양측의 감정 싸움이 격해졌습니다.

여기에 서울대 총학 포스터도 '프리미엄 회원'이 아니라면 출처를 밝혀야 하는데 아무런 표기를 안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서울대 학생들은 서울대 총학의 섣부른 공론화는 잘못됐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대 총학은 디자인 사용권을 구매해서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해명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습니다.

하지만 학내 언론 보도를 통해 프리미엄 회원권을 구매한 시점이 해명 이후였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번에 사퇴한 두 사람은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 부총학생회장과 소통홍보국장이었습니다.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선거운동본부가 SNS에 올린 사과문 (서울대 총학생회 SNS 캡처)서울대학교 총학생회 선거운동본부가 SNS에 올린 사과문 (서울대 총학생회 SNS 캡처)

■ 학내 언론사 “총학, 익명 커뮤니티 내 여론몰이 시도 정황”

SUB 뉴스는 또 당시 사건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학내 익명커뮤니티에서 총학생회의 여론몰이 시도가 있었다는 정황도 공개했습니다.

논란 당시 총학생회가 학내 익명커뮤니티에 공유한 입장문에 '잡대 발언은 개인이 한 것인데 왜 총학이 사과하느냐'는 댓글을 달았다는 겁니다. 또 '(템플릿 사이트) 유료 회원이라 출처 표기 안 해도 된다는 댓글 달기 가능?'이라는 발언도 공개됐습니다.

이 같은 폭로에 대해 총학 선거에 출마한 두 사람은 "익명성을 이용해 여론에 영향을 미치려고 한 중대한 잘못"이라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부끄러운 일을 거짓말로 덮어두지 않겠다"라면서 "더럽고 추악했던 저희의 행동을 끝까지 기억하고 통렬히 반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선거본부의 입장문이 올라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퇴의 맥락을 정확히 전달해야 한다" "서강대에 사과문을 써야 한다" "내년도 학생회 선거가 걱정된다" 등의 반응이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편, 이번에 무산된 서울대 총학생회 선거는 내년 3월에 진행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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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 총학 선거 무산 후폭풍…‘저작권’ 논쟁이 뭐길래
    • 입력 2019-11-06 15:48:42
    • 수정2019-11-06 15:50:24
    취재K
내년도 학생회를 이끌어갈 서울대 총학생회 선거가 무산됐습니다. 2014년 투표율 미달로 총학 선거가 무산된 이후 5년 만입니다. 이번엔 단독 출마한 후보자가 사퇴하면서 생긴 일입니다.

제62대 총학생회 정후보 김다민 씨와 부후보 추현석 씨는 어제(5일) 오후 선거본부 SNS 계정 "지금껏 학생회 활동을 하며 저질러온 더럽고 추악한 일의 '민낯'이 드러났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들은 당일 오전 학내 익명커뮤니티에 '서강대 포스터 표절 사태 관련 사과문'을 올리고 "선거에서 평가받겠다"고 입장을 밝혔는데, 반나절 만에 사퇴를 선언했습니다.

논란이 된 서울대 총학생회(좌)와 서강대 총학생회(우) 중간고사 간식 사업 포스터 (서울대·서강대 총학생회 SNS 캡처)
■ 서울대 vs 서강대…저작권 논쟁이 뭐길래

이들이 언급한 '민낯'은 서울대 학내 언론사의 보도로 밝혀졌습니다. 서울대학교 방송 SUB 뉴스는 포스터 표절 논란 당시 서울대 학생회가 포스터 템플릿을 공유하는 사이트의 유료멤버십을 결제하지 않았다고 폭로했습니다.

여기서 언급된 포스터 표절 논란은 지난 6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는 자신들이 제작한 기말고사 간식 행사 포스터를 서강대 총학생회가 도용했다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서울대 총학은 "글자의 폰트와 내용을 제외하고 전체적인 색감과 구도, 배치 등이 모두 정확히 일치한다"며 "명백한 저작권법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를 확인한 서강대 총학은 SNS에 "저작권 침해 관련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죄송하다"라며 표절을 인정하고 사과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서울대 학생이 서강대를 '잡대','유사대학'이라고 공격하면서 양측의 감정 싸움이 격해졌습니다.

여기에 서울대 총학 포스터도 '프리미엄 회원'이 아니라면 출처를 밝혀야 하는데 아무런 표기를 안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서울대 학생들은 서울대 총학의 섣부른 공론화는 잘못됐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대 총학은 디자인 사용권을 구매해서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해명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습니다.

하지만 학내 언론 보도를 통해 프리미엄 회원권을 구매한 시점이 해명 이후였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번에 사퇴한 두 사람은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 부총학생회장과 소통홍보국장이었습니다.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선거운동본부가 SNS에 올린 사과문 (서울대 총학생회 SNS 캡처)
■ 학내 언론사 “총학, 익명 커뮤니티 내 여론몰이 시도 정황”

SUB 뉴스는 또 당시 사건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학내 익명커뮤니티에서 총학생회의 여론몰이 시도가 있었다는 정황도 공개했습니다.

논란 당시 총학생회가 학내 익명커뮤니티에 공유한 입장문에 '잡대 발언은 개인이 한 것인데 왜 총학이 사과하느냐'는 댓글을 달았다는 겁니다. 또 '(템플릿 사이트) 유료 회원이라 출처 표기 안 해도 된다는 댓글 달기 가능?'이라는 발언도 공개됐습니다.

이 같은 폭로에 대해 총학 선거에 출마한 두 사람은 "익명성을 이용해 여론에 영향을 미치려고 한 중대한 잘못"이라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부끄러운 일을 거짓말로 덮어두지 않겠다"라면서 "더럽고 추악했던 저희의 행동을 끝까지 기억하고 통렬히 반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선거본부의 입장문이 올라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퇴의 맥락을 정확히 전달해야 한다" "서강대에 사과문을 써야 한다" "내년도 학생회 선거가 걱정된다" 등의 반응이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편, 이번에 무산된 서울대 총학생회 선거는 내년 3월에 진행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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