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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펫코노미 시장, 반려동물 삶 나아졌나?
입력 2020.05.12 (14:07) 수정 2020.05.12 (16:35) 취재K
TV에서는 반려동물의 행동을 교정하는 전문가들이 곳곳에 나오고, 유튜브에서는 반려동물이 미용 서비스를 받는 영상에 '좋아요' 수가 올라갑니다. 자신의 반려동물을 기르는 데에 돈을 쓰는 '펫코노미' 시장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조사 결과 지난 한 해 동안 반려동물 관련 영업장은 27% 늘었고 종사자 수도 36% 급증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이러한 펫코노미 시장 규모가 3조 원이 넘고, 2027년에는 배로 늘어난다고 예측했습니다. 이에 정부도 펫코노미 일자리를 올해 안에 4만여 개로 늘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반려동물과 사람의 관계를 소유주와 소유물이 아닌, 교감할 수 있는 가족으로 인정하고 관련 산업 전반을 확대, 지원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다양한 산업의 등장이 동물복지에 대한 인식 개선을 의미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사료가 아닌 특식을 먹고, 예쁘게 미용을 받고, 유치원을 다닐 수 있기에 반려동물의 삶이 나아졌다고 할 수 있을까요?


유기·유실 동물은 매년 늘어 지난해 13만 5천여 마리로 집계됐습니다. 1년 사이 또다시 12%가 늘었습니다. 구조되는 동물 중 대부분이 개(75.4%)와 고양이(23.5%)입니다. 이들을 구조하고 돌보는 동물보호센터는 전국에 284곳이 있습니다. 적지 않은 숫자지만, 워낙 많이 버려지는 탓에 구조한 동물들이 갈 곳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유기동물 가운데 다시 가족을 찾는 경우(38.5%)는 10마리 중 4마리가 채 안 됩니다. 자연사나 안락사로 인해 죽음을 맞는 경우(46.6%)가 더 많을 정도입니다. 이러한 비율은 매년 비슷합니다. '사지 말고 입양해달라'고 해도 아직 우리의 인식은 동물을 사는 데에 익숙합니다.


실제로 농식품부가 지난해 5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4명 중 1명은(23.2%) 반려동물을 펫샵에서 샀다고 답했습니다. 그에 비해 유기동물을 입양했다는 응답(9%)은 10명 중 1명이 채 안 됩니다. 이렇게 유기동물 입양을 꺼리는 이유는 질병이 있거나 행동 문제가 있을 것 같다는 답변이 43.1%로 가장 많았고, 나이가 많아서(16.9%) 피한다는 응답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하지만 동물보호센터에서 보는 유기견들의 실상은 다릅니다. 유기견 분양글에 올라오는 동물들의 사진이나 상태는 원래 가지고 있던 단점이 아니라 버려지면서 적절한 관리를 받지 못해 나타난 문제가 대부분입니다. '개는 훌륭하다'는 한 프로그램 제목처럼 필요한 건 반려인의 관심과 자세입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이렇게 쉽게 사고 쉽게 버릴 수 있는 구조에서는 아무리 산업을 잘 관리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문제가 계속 드러난다"며 "보호소 입양 문화를 촉진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나 관련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해 정부의 홍보 강화와 과태료 면제 등의 정책으로 등록 반려견 수는 5배 넘게 늘어 모두 209만여 마리입니다. 큰 성과입니다. 하지만 얼마나 더 많은 반려견이 등록이 필요한지 알 수 없습니다. 전체 반려동물의 종류나 숫자에 대한 통계가 없기 때문입니다. 정부에서는 반려동물 산업을 키운다고 하지만 정작 그 대상에 대한 통계조차 부족합니다. 5천 명의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전체 반려동물이 856만 마리 정도 될 것이라는 '추산'만 있을 뿐입니다. 조 대표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현상에 대해 대응을 하는 방식으로는 동물복지 정책에 한계가 있다"며 "동물복지 전반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본적인 연구 개발이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커지는 펫코노미 시장, 반려동물 삶 나아졌나?
    • 입력 2020-05-12 14:07:39
    • 수정2020-05-12 16:35:41
    취재K
TV에서는 반려동물의 행동을 교정하는 전문가들이 곳곳에 나오고, 유튜브에서는 반려동물이 미용 서비스를 받는 영상에 '좋아요' 수가 올라갑니다. 자신의 반려동물을 기르는 데에 돈을 쓰는 '펫코노미' 시장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조사 결과 지난 한 해 동안 반려동물 관련 영업장은 27% 늘었고 종사자 수도 36% 급증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이러한 펫코노미 시장 규모가 3조 원이 넘고, 2027년에는 배로 늘어난다고 예측했습니다. 이에 정부도 펫코노미 일자리를 올해 안에 4만여 개로 늘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반려동물과 사람의 관계를 소유주와 소유물이 아닌, 교감할 수 있는 가족으로 인정하고 관련 산업 전반을 확대, 지원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다양한 산업의 등장이 동물복지에 대한 인식 개선을 의미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사료가 아닌 특식을 먹고, 예쁘게 미용을 받고, 유치원을 다닐 수 있기에 반려동물의 삶이 나아졌다고 할 수 있을까요?


유기·유실 동물은 매년 늘어 지난해 13만 5천여 마리로 집계됐습니다. 1년 사이 또다시 12%가 늘었습니다. 구조되는 동물 중 대부분이 개(75.4%)와 고양이(23.5%)입니다. 이들을 구조하고 돌보는 동물보호센터는 전국에 284곳이 있습니다. 적지 않은 숫자지만, 워낙 많이 버려지는 탓에 구조한 동물들이 갈 곳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유기동물 가운데 다시 가족을 찾는 경우(38.5%)는 10마리 중 4마리가 채 안 됩니다. 자연사나 안락사로 인해 죽음을 맞는 경우(46.6%)가 더 많을 정도입니다. 이러한 비율은 매년 비슷합니다. '사지 말고 입양해달라'고 해도 아직 우리의 인식은 동물을 사는 데에 익숙합니다.


실제로 농식품부가 지난해 5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4명 중 1명은(23.2%) 반려동물을 펫샵에서 샀다고 답했습니다. 그에 비해 유기동물을 입양했다는 응답(9%)은 10명 중 1명이 채 안 됩니다. 이렇게 유기동물 입양을 꺼리는 이유는 질병이 있거나 행동 문제가 있을 것 같다는 답변이 43.1%로 가장 많았고, 나이가 많아서(16.9%) 피한다는 응답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하지만 동물보호센터에서 보는 유기견들의 실상은 다릅니다. 유기견 분양글에 올라오는 동물들의 사진이나 상태는 원래 가지고 있던 단점이 아니라 버려지면서 적절한 관리를 받지 못해 나타난 문제가 대부분입니다. '개는 훌륭하다'는 한 프로그램 제목처럼 필요한 건 반려인의 관심과 자세입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이렇게 쉽게 사고 쉽게 버릴 수 있는 구조에서는 아무리 산업을 잘 관리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문제가 계속 드러난다"며 "보호소 입양 문화를 촉진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나 관련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해 정부의 홍보 강화와 과태료 면제 등의 정책으로 등록 반려견 수는 5배 넘게 늘어 모두 209만여 마리입니다. 큰 성과입니다. 하지만 얼마나 더 많은 반려견이 등록이 필요한지 알 수 없습니다. 전체 반려동물의 종류나 숫자에 대한 통계가 없기 때문입니다. 정부에서는 반려동물 산업을 키운다고 하지만 정작 그 대상에 대한 통계조차 부족합니다. 5천 명의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전체 반려동물이 856만 마리 정도 될 것이라는 '추산'만 있을 뿐입니다. 조 대표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현상에 대해 대응을 하는 방식으로는 동물복지 정책에 한계가 있다"며 "동물복지 전반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본적인 연구 개발이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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