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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577억 원 들인 ‘디지털 교과서’, 교사들 평가는 ‘낙제점’
입력 2020.09.21 (07:01) 수정 2020.09.21 (10:52) 취재후
코로나19가 유행한 지 벌써 수개월째, 우리 모두 이전에 겪어본 적 없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학교에 가지 않고서 어떻게든 해내야 하는 수업’은 학생에게도, 교사에게도, 부모에게도 생소하기 짝이 없는 모험이자 실험이 되고 있습니다.

“학생들 수업, 이거 어떻게 할 겁니까?”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국회에 출석할 때마다 국회의원들에게 받는 단골 질문입니다. 유 장관의 답변 또한 “최선을 다해 각급 학교에서 교사들이 노력하고 있고, 교육 당국도 다양한 방안을 마련 중”이라는 내용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선생님과 학생이 각자의 공간에서 화면을 마주하고 수업을 하거나, 과제를 온라인으로 수행해서 제출하고 평가받는 것. 학교와 교실이라는 공간을 떠난 원격수업이 일상이 될 줄 예상한 이가 없었으니, 혼란을 겪지 않을 순 없었을 겁니다.

교육 당국이 코로나19 같은 전대미문의 상황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했겠지만, ‘등교하지 않고도 수업이 가능한 시스템 정도는 준비하고 있지 않았겠냐’는 의문에서 취재는 시작됐습니다.

■‘AR, VR이 담긴 ‘미래형 교과서’가 있다?

교육 당국, 뭔가 하고는 있었습니다.

’서책형 교과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맞춤형 교수 학습이 가능한 발전된 형태의 교과서를 개발한다.‘ ’실감형 콘텐츠 등 신기술이 접목된 미래형 교과서를 개발한다.‘ 이런 목표를 가진 ’디지털 교과서 사업‘을 벌써 13년 전인 2007년에 시작했습니다.

교육 당국의 문서에는 “디지털 교과서는 PC나 스마트폰으로 접속할 수 있고, 교과마다 콘텐츠가 마련돼 수업을 하다 학생들이 토론도 할 수 있으며 AR, VR 영상으로 몰입도 할 수 있다”는 설명도 있었습니다.



개발은 어느 정도 진행됐을까? 교육부는 2013년에 개발을 마치고 시범학교 296곳에서 2017년까지 사용한 뒤, 이듬해인 2018년부터 일반 학교에 확대 적용했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디지털 교과서‘, 지금 같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더없이 긴요하게 쓰이고 있지 않을까 궁금했습니다.

“디지털 교과서? 들어본 것 같은데, 제가 가르치는 국어 과목은 없는 것 같던데요.”
“아, 그거 수업에서 쓰는 교과서랑 그냥 똑같이 생긴 책이에요.”
“우리 학교에선 안 쓰는데, ebook 이야기하는 건가요?”

교사와 학생들에게 돌아온 대답이었습니다. 전국 초·중고등학교 교사와 학생이라면 누구나 접속할 수 있다는데, 디지털 교과서가 있다는 걸 제대로 아는 학생조차 드문 편이었습니다.

디지털 교과서의 존재를 아는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컴퓨터를 이용해 직접 접속해봤습니다. 초등학교 3~6학년, 중학교 1~3학년까지는 과학, 사회, 영어 과목이 ’책장‘에 꽂혀있었습니다. 고등학교는 단 한 과목, 영어뿐입니다. 없는 과목이 훨씬 많아 활용해본 이가 적을 법도 했습니다.


’사회‘ 과목부터 클릭해 들여다봤습니다. 일반 서책 교과서를 그대로 PDF로 옮긴 것에, 그림이나 사진을 누르면 1분가량 애니메이션이 작동되는 수준. 과학이나 영어의 경우, 실험 영상이나 원어민 발음이 담긴 오디오가 담겨 있었습니다.

AR, VR 콘텐츠를 어떻게 접목했을지 제일 궁금했는데, 버튼을 누르니 ’모바일에서만 작동이 가능하다‘는 알림판이 떠서 확인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 밖에 여러 기능이 담겨있다는 설명서를 읽어봐도, 어떤 버튼을 눌러야 수업 내용을 메모할 수 있는지, 다른 학생들과 공유할 수 있는지 더는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 ‘디지털 교과서’로 수업해 봤더니…“낙제점 수준”

’디지털 교과서‘를 직접 사용해 수업해 본 교사들을 만났습니다. 취재하는 입장에서 접한 것과 평가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대부분 낙제점에 가까운 평가를 했습니다.

“이 교과서를 만든 출판사 홈페이지 들어가면 다 내려받고 다 볼 수 있는 영상이에요. 교과서 여기저기에 그 링크를 걸어둔 거에요. ’새로 개발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모아놨다‘? 고는 할 수 있죠.”

“AR, VR 콘텐츠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줄 아십니까? 그 ’디지털 교과서‘ 페이지를 종이로 인쇄해 스마트폰으로 비추면 거기에 구현이 됩니다. 어릴 때부터 모바일혁신을 온몸으로 겪어온 세대한테 ’이것 출력해서 비춰봐라‘고 하는 것 자체가 웃긴 겁니다.”

“실험 영상이나 애니메이션 수준도 너무 낮습니다. 교과서에서 버튼을 누르면 이런 것도 된다는, 제작자의 ’과시용‘ 아이템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교사들의 고충은 또 있었습니다. 바로, 학생도 교사도 쉽게 익히기 어려운 ’사용법‘이었습니다. ’디지털 교과서‘로 한 학기 동안 수업을 한 중학교 교사는 ’콜센터‘ 직원의 고충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수업을 시작해야 하는데 ’로그인부터 막혀요‘. ’페이지가 안 넘어가요‘ ’제가 클릭한 게 다 날아갔어요‘. 교실에서 디지털교과서를 켜면 1교시 45분 중 20분은 돌아다니면서 이런 민원 해결하는 데 써야 해요. 교사들끼리는 ’콜센터‘ 직원분들의 고충을 알겠다고 합니다. 해결을 해줘야 수업이 진행되니까 붙잡고 있는 거죠. 교실에서 작동시켜도 상황이 이럴진대 원격수업에서 쓴다고요? 화면으로 만나는 학생들의 민원을 어떻게 해결할까요.”

■만드는데 577억…“출판사 ebook과 다를 바 없어”

이 디지털 교과서, 개발하고 운영하는 데 얼마가 사용됐을까.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13년간 577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2007년에 개발이 시작된 뒤 지금까지 교육과정이 개편될 때마다 새 교과서를 만든 비용을 포함한 액수입니다.


그래도 코로나19 이후엔 이용자가 늘었다는 게 교육 당국의 설명입니다. “실험 영상이나 자료 화면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몇 과목에 집중했기 때문에 과목 수는 한정돼있지만, 원격수업이 시작되면서 잘 활용하고 있는 곳도 있다”는 겁니다. 실제 교육부는 원격수업이 본격화된 된 올해 초, 교육부는 ’디지털 교과서‘ 사용법 홍보영상까지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 ’디지털 교과서‘를 아예 접한 적이 없었던 교사 중, 이 교과서의 존재를 알게 된 이들은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한 번 내려받아 살펴봤지만, 출판사에 제공한 ebook 형태의 PDF 파일과 다를 게 없는 수준이라 그 ebook을 교재로 대부분 쓰고 있다, 굳이 디지털교과서를 쓸 필요를 못 느꼈다‘고 답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만약 지난 13년간 제대로 된 ’미래형 교과서‘를 꾸준히 개발해왔다면, 코로나19로 일상이 된 원격수업에서 유용하게 쓰이지 않았을까. 577억 원이라는 숫자가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기기만 최신형으로 바꾼다고 해결될까?

강민정 의원은 25년간 중학교에서 역사 과목을 가르쳐온 평교사 출신입니다. 강 의원은 “디지털 교과서의 개념 정의부터 정확하게 하지 않고, 마치 디지털 기기만 활용하면 된다는 아주 단순한 개념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이 첫 번째 문제, 정작 교과서를 쓰는 주체인 교사와 학생 관점에서 만들지 않고 여기까지 온 것이 본질적인 두 번째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13년간 577억의 세금을 쓴 결과가 이렇다면, 지금부터라도 원점으로 돌아가서 출발해야 한다”는 제언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교사와 학생이 꿈꾸는 ’디지털 교과서‘는 어떤 형태일까. “책을 그대로 디지털화한 지금의 형태는 학생과 교사에겐 별 의미가 없다”는 게 공통된 목소리였습니다.

필요한 영상들은 지금도 유튜브에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어서 버튼을 누르면 나오는 영상 한두 개 보다는, 학습 영상들을 자유롭게 업데이트하고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다면 유용하게 활용할 것 같다는 학생들의 의견이 눈에 띄었습니다.

정부는 코로나 19 원격수업으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한국판 디지털 뉴딜‘을 통해 학교별 무선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최근 밝힌 바 있습니다. 3차 추경 1,480억여 원으로 전국 모든 초, 중, 고 교실에 와이파이를 구축하고, 교사들의 노후 PC도 880억여 원을 들여 교체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디지털 기기를 최신형으로 바꾸면 수업 환경은 과연 ’디지털화‘ 될까.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일입니다.
  • [취재후] 577억 원 들인 ‘디지털 교과서’, 교사들 평가는 ‘낙제점’
    • 입력 2020-09-21 07:01:38
    • 수정2020-09-21 10:52:25
    취재후
코로나19가 유행한 지 벌써 수개월째, 우리 모두 이전에 겪어본 적 없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학교에 가지 않고서 어떻게든 해내야 하는 수업’은 학생에게도, 교사에게도, 부모에게도 생소하기 짝이 없는 모험이자 실험이 되고 있습니다.

“학생들 수업, 이거 어떻게 할 겁니까?”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국회에 출석할 때마다 국회의원들에게 받는 단골 질문입니다. 유 장관의 답변 또한 “최선을 다해 각급 학교에서 교사들이 노력하고 있고, 교육 당국도 다양한 방안을 마련 중”이라는 내용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선생님과 학생이 각자의 공간에서 화면을 마주하고 수업을 하거나, 과제를 온라인으로 수행해서 제출하고 평가받는 것. 학교와 교실이라는 공간을 떠난 원격수업이 일상이 될 줄 예상한 이가 없었으니, 혼란을 겪지 않을 순 없었을 겁니다.

교육 당국이 코로나19 같은 전대미문의 상황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했겠지만, ‘등교하지 않고도 수업이 가능한 시스템 정도는 준비하고 있지 않았겠냐’는 의문에서 취재는 시작됐습니다.

■‘AR, VR이 담긴 ‘미래형 교과서’가 있다?

교육 당국, 뭔가 하고는 있었습니다.

’서책형 교과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맞춤형 교수 학습이 가능한 발전된 형태의 교과서를 개발한다.‘ ’실감형 콘텐츠 등 신기술이 접목된 미래형 교과서를 개발한다.‘ 이런 목표를 가진 ’디지털 교과서 사업‘을 벌써 13년 전인 2007년에 시작했습니다.

교육 당국의 문서에는 “디지털 교과서는 PC나 스마트폰으로 접속할 수 있고, 교과마다 콘텐츠가 마련돼 수업을 하다 학생들이 토론도 할 수 있으며 AR, VR 영상으로 몰입도 할 수 있다”는 설명도 있었습니다.



개발은 어느 정도 진행됐을까? 교육부는 2013년에 개발을 마치고 시범학교 296곳에서 2017년까지 사용한 뒤, 이듬해인 2018년부터 일반 학교에 확대 적용했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디지털 교과서‘, 지금 같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더없이 긴요하게 쓰이고 있지 않을까 궁금했습니다.

“디지털 교과서? 들어본 것 같은데, 제가 가르치는 국어 과목은 없는 것 같던데요.”
“아, 그거 수업에서 쓰는 교과서랑 그냥 똑같이 생긴 책이에요.”
“우리 학교에선 안 쓰는데, ebook 이야기하는 건가요?”

교사와 학생들에게 돌아온 대답이었습니다. 전국 초·중고등학교 교사와 학생이라면 누구나 접속할 수 있다는데, 디지털 교과서가 있다는 걸 제대로 아는 학생조차 드문 편이었습니다.

디지털 교과서의 존재를 아는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컴퓨터를 이용해 직접 접속해봤습니다. 초등학교 3~6학년, 중학교 1~3학년까지는 과학, 사회, 영어 과목이 ’책장‘에 꽂혀있었습니다. 고등학교는 단 한 과목, 영어뿐입니다. 없는 과목이 훨씬 많아 활용해본 이가 적을 법도 했습니다.


’사회‘ 과목부터 클릭해 들여다봤습니다. 일반 서책 교과서를 그대로 PDF로 옮긴 것에, 그림이나 사진을 누르면 1분가량 애니메이션이 작동되는 수준. 과학이나 영어의 경우, 실험 영상이나 원어민 발음이 담긴 오디오가 담겨 있었습니다.

AR, VR 콘텐츠를 어떻게 접목했을지 제일 궁금했는데, 버튼을 누르니 ’모바일에서만 작동이 가능하다‘는 알림판이 떠서 확인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 밖에 여러 기능이 담겨있다는 설명서를 읽어봐도, 어떤 버튼을 눌러야 수업 내용을 메모할 수 있는지, 다른 학생들과 공유할 수 있는지 더는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 ‘디지털 교과서’로 수업해 봤더니…“낙제점 수준”

’디지털 교과서‘를 직접 사용해 수업해 본 교사들을 만났습니다. 취재하는 입장에서 접한 것과 평가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대부분 낙제점에 가까운 평가를 했습니다.

“이 교과서를 만든 출판사 홈페이지 들어가면 다 내려받고 다 볼 수 있는 영상이에요. 교과서 여기저기에 그 링크를 걸어둔 거에요. ’새로 개발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모아놨다‘? 고는 할 수 있죠.”

“AR, VR 콘텐츠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줄 아십니까? 그 ’디지털 교과서‘ 페이지를 종이로 인쇄해 스마트폰으로 비추면 거기에 구현이 됩니다. 어릴 때부터 모바일혁신을 온몸으로 겪어온 세대한테 ’이것 출력해서 비춰봐라‘고 하는 것 자체가 웃긴 겁니다.”

“실험 영상이나 애니메이션 수준도 너무 낮습니다. 교과서에서 버튼을 누르면 이런 것도 된다는, 제작자의 ’과시용‘ 아이템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교사들의 고충은 또 있었습니다. 바로, 학생도 교사도 쉽게 익히기 어려운 ’사용법‘이었습니다. ’디지털 교과서‘로 한 학기 동안 수업을 한 중학교 교사는 ’콜센터‘ 직원의 고충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수업을 시작해야 하는데 ’로그인부터 막혀요‘. ’페이지가 안 넘어가요‘ ’제가 클릭한 게 다 날아갔어요‘. 교실에서 디지털교과서를 켜면 1교시 45분 중 20분은 돌아다니면서 이런 민원 해결하는 데 써야 해요. 교사들끼리는 ’콜센터‘ 직원분들의 고충을 알겠다고 합니다. 해결을 해줘야 수업이 진행되니까 붙잡고 있는 거죠. 교실에서 작동시켜도 상황이 이럴진대 원격수업에서 쓴다고요? 화면으로 만나는 학생들의 민원을 어떻게 해결할까요.”

■만드는데 577억…“출판사 ebook과 다를 바 없어”

이 디지털 교과서, 개발하고 운영하는 데 얼마가 사용됐을까.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13년간 577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2007년에 개발이 시작된 뒤 지금까지 교육과정이 개편될 때마다 새 교과서를 만든 비용을 포함한 액수입니다.


그래도 코로나19 이후엔 이용자가 늘었다는 게 교육 당국의 설명입니다. “실험 영상이나 자료 화면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몇 과목에 집중했기 때문에 과목 수는 한정돼있지만, 원격수업이 시작되면서 잘 활용하고 있는 곳도 있다”는 겁니다. 실제 교육부는 원격수업이 본격화된 된 올해 초, 교육부는 ’디지털 교과서‘ 사용법 홍보영상까지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 ’디지털 교과서‘를 아예 접한 적이 없었던 교사 중, 이 교과서의 존재를 알게 된 이들은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한 번 내려받아 살펴봤지만, 출판사에 제공한 ebook 형태의 PDF 파일과 다를 게 없는 수준이라 그 ebook을 교재로 대부분 쓰고 있다, 굳이 디지털교과서를 쓸 필요를 못 느꼈다‘고 답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만약 지난 13년간 제대로 된 ’미래형 교과서‘를 꾸준히 개발해왔다면, 코로나19로 일상이 된 원격수업에서 유용하게 쓰이지 않았을까. 577억 원이라는 숫자가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기기만 최신형으로 바꾼다고 해결될까?

강민정 의원은 25년간 중학교에서 역사 과목을 가르쳐온 평교사 출신입니다. 강 의원은 “디지털 교과서의 개념 정의부터 정확하게 하지 않고, 마치 디지털 기기만 활용하면 된다는 아주 단순한 개념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이 첫 번째 문제, 정작 교과서를 쓰는 주체인 교사와 학생 관점에서 만들지 않고 여기까지 온 것이 본질적인 두 번째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13년간 577억의 세금을 쓴 결과가 이렇다면, 지금부터라도 원점으로 돌아가서 출발해야 한다”는 제언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교사와 학생이 꿈꾸는 ’디지털 교과서‘는 어떤 형태일까. “책을 그대로 디지털화한 지금의 형태는 학생과 교사에겐 별 의미가 없다”는 게 공통된 목소리였습니다.

필요한 영상들은 지금도 유튜브에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어서 버튼을 누르면 나오는 영상 한두 개 보다는, 학습 영상들을 자유롭게 업데이트하고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다면 유용하게 활용할 것 같다는 학생들의 의견이 눈에 띄었습니다.

정부는 코로나 19 원격수업으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한국판 디지털 뉴딜‘을 통해 학교별 무선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최근 밝힌 바 있습니다. 3차 추경 1,480억여 원으로 전국 모든 초, 중, 고 교실에 와이파이를 구축하고, 교사들의 노후 PC도 880억여 원을 들여 교체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디지털 기기를 최신형으로 바꾸면 수업 환경은 과연 ’디지털화‘ 될까.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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