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가가 본 FA 시장 “한파는 없다, 최주환에 ‘통큰 투자’도 가능할 것”

입력 2020.12.0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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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20 프로야구. 시즌이 끝난 지 이제 겨우 한 주가 지났지만 벌써 새 시즌을 향한 움직임은 시작됐다. 정규시즌, 포스트시즌에 이은 진짜 마지막 시리즈 '스토브리그'가 본격 개막했다.

이번 스토브리그의 뜨거운 감자는 단연 두산의 FA 선수들이다. 오재일, 최주환, 허경민, 정수빈 등 무려 7명의 선수가 FA를 신청했는데, 대부분이 주전급이다.

이미 특정 선수를 원하는 팀이 거론되고 있을 만큼, 9개 구단의 시선은 모두 두산을 향해 있다.

조용준 수원시정연구원 연구실장조용준 수원시정연구원 연구실장

■ '야구박사' 경제 전문가의 전망 "FA 한파는 없다"

올해 스토브리그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코로나 19 여파로 10개 구단의 수입이 크게 감소했다. 올 시즌 전체 관중은 32만 8백여 명에 그쳤다. 지난해 728만 명의 20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를 보낸 지금, 과연 FA 시장이 예년처럼 뜨겁게 달아오를 지, 각 팀은 지갑을 활짝 열 수 있을 것인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일명 '야구 박사'로 불리는 조용준 수원시정연구원 연구실장에게 올 시즌 FA 시장 전망을 들어봤다.

결론은 '코로나로 인한 타격은 없을 것'이다. 조 연구실장이 꼽은 가장 큰 이유는 모기업의 지원금에 크게 의존하는 한국 프로야구의 산업 구조에 있다. 입장 수입 감소는 자생 모델인 히어로즈 정도에게만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실 KBO 프로야구 비즈니스 모델이 MLB와는 다르잖아요. FA 시장에선 모기업 '오너의 의중'이 가장 크다고 봅니다. 비즈니스 모델은 중요하지 않죠, 한국 야구에. 예를 들어 SK의 행보를 보자면 왕조 재현을 향한 오너의 입장이 많이 반영된 것 같아요."

"입장 수입이 줄어든 것도 물론 구단에는 타격이 있겠죠. 그래도 입장 수익을 제외한 운영비의 상당수가 모기업으로부터 나오는 상황이잖아요. 모기업이 올 시즌 입장수입이 줄었다 해서 새 시즌 지원을 줄이진 않을 겁니다. 모기업 지원금이 없는 히어로즈는 정말 큰 타격이 있을 겁니다."

사장, 단장, 감독까지 모두 교체하며 재건을 노리는 SK의 경우 2루수 최주환에 대해 '통큰 투자'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주환은 4년에 5, 60억 정도가 적정 수준일 것 같아요. SK 팬들은 왕조를 구축했던 2루수 정근우에 대한 향수가 있어요. 그 부분을 최주환으로 대체하고 싶어 하는 상황 같고요. 올 시즌 이미 사장, 단장, 감독을 교체한 것 자체가 모기업이 구단에 투자에 대한 의지를 보인 것이기 때문에 오버 페이도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삼성이 관심을 보인다고 전해지는 오재일의 경우 최주환보다 적은 금액을 예상했다. 삼성이 스포츠단에 투자를 줄이고 있어서 큰 금액을 투자하기는 어렵겠지만, 오재일을 잡을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상대편일 때 가장 큰 적수가 내 편일 때는 가장 큰 힘이 될 수 있거든요. 오재일이 삼성 라이온스파크에서 유독 강한 타자였기 때문에 그만큼의 가치를 인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모기업이 극심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두산의 경우 코로나 19 여파에 무관하게 새 시즌 투자가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두산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 때문이라도 야구단을 매각하진 않을 겁니다. 그래도 투자는 대폭 줄 것으로 보입니다. 이참에 두산은 '자생'이라는 새 모형을 만들어야죠."

어디까지나 한 사람의 전망일 뿐이다. 하지만 코로나 19가 프로야구 FA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의외의 전망은 한국 프로야구 비즈니스 모델이 그만큼 기형적이라는 씁쓸한 현실을 전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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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2-01 17:40:26
    스포츠K

NC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20 프로야구. 시즌이 끝난 지 이제 겨우 한 주가 지났지만 벌써 새 시즌을 향한 움직임은 시작됐다. 정규시즌, 포스트시즌에 이은 진짜 마지막 시리즈 '스토브리그'가 본격 개막했다.

이번 스토브리그의 뜨거운 감자는 단연 두산의 FA 선수들이다. 오재일, 최주환, 허경민, 정수빈 등 무려 7명의 선수가 FA를 신청했는데, 대부분이 주전급이다.

이미 특정 선수를 원하는 팀이 거론되고 있을 만큼, 9개 구단의 시선은 모두 두산을 향해 있다.

조용준 수원시정연구원 연구실장
■ '야구박사' 경제 전문가의 전망 "FA 한파는 없다"

올해 스토브리그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코로나 19 여파로 10개 구단의 수입이 크게 감소했다. 올 시즌 전체 관중은 32만 8백여 명에 그쳤다. 지난해 728만 명의 20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를 보낸 지금, 과연 FA 시장이 예년처럼 뜨겁게 달아오를 지, 각 팀은 지갑을 활짝 열 수 있을 것인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일명 '야구 박사'로 불리는 조용준 수원시정연구원 연구실장에게 올 시즌 FA 시장 전망을 들어봤다.

결론은 '코로나로 인한 타격은 없을 것'이다. 조 연구실장이 꼽은 가장 큰 이유는 모기업의 지원금에 크게 의존하는 한국 프로야구의 산업 구조에 있다. 입장 수입 감소는 자생 모델인 히어로즈 정도에게만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실 KBO 프로야구 비즈니스 모델이 MLB와는 다르잖아요. FA 시장에선 모기업 '오너의 의중'이 가장 크다고 봅니다. 비즈니스 모델은 중요하지 않죠, 한국 야구에. 예를 들어 SK의 행보를 보자면 왕조 재현을 향한 오너의 입장이 많이 반영된 것 같아요."

"입장 수입이 줄어든 것도 물론 구단에는 타격이 있겠죠. 그래도 입장 수익을 제외한 운영비의 상당수가 모기업으로부터 나오는 상황이잖아요. 모기업이 올 시즌 입장수입이 줄었다 해서 새 시즌 지원을 줄이진 않을 겁니다. 모기업 지원금이 없는 히어로즈는 정말 큰 타격이 있을 겁니다."

사장, 단장, 감독까지 모두 교체하며 재건을 노리는 SK의 경우 2루수 최주환에 대해 '통큰 투자'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주환은 4년에 5, 60억 정도가 적정 수준일 것 같아요. SK 팬들은 왕조를 구축했던 2루수 정근우에 대한 향수가 있어요. 그 부분을 최주환으로 대체하고 싶어 하는 상황 같고요. 올 시즌 이미 사장, 단장, 감독을 교체한 것 자체가 모기업이 구단에 투자에 대한 의지를 보인 것이기 때문에 오버 페이도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삼성이 관심을 보인다고 전해지는 오재일의 경우 최주환보다 적은 금액을 예상했다. 삼성이 스포츠단에 투자를 줄이고 있어서 큰 금액을 투자하기는 어렵겠지만, 오재일을 잡을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상대편일 때 가장 큰 적수가 내 편일 때는 가장 큰 힘이 될 수 있거든요. 오재일이 삼성 라이온스파크에서 유독 강한 타자였기 때문에 그만큼의 가치를 인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모기업이 극심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두산의 경우 코로나 19 여파에 무관하게 새 시즌 투자가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두산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 때문이라도 야구단을 매각하진 않을 겁니다. 그래도 투자는 대폭 줄 것으로 보입니다. 이참에 두산은 '자생'이라는 새 모형을 만들어야죠."

어디까지나 한 사람의 전망일 뿐이다. 하지만 코로나 19가 프로야구 FA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의외의 전망은 한국 프로야구 비즈니스 모델이 그만큼 기형적이라는 씁쓸한 현실을 전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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