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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도시 노숙자 ‘이유없는 살인’ 잇따르자…‘공권력 적극 개입’ 주장도
입력 2022.01.23 (09:03) 수정 2022.01.23 (19:56) 세계는 지금
‘이유없는 살인 범죄’에 희생된 브리아나 쿠퍼와 미셸 고 씨 관련 사진들‘이유없는 살인 범죄’에 희생된 브리아나 쿠퍼와 미셸 고 씨 관련 사진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무고한 시민을 이유 없이 공격하는 두 건의 사건이 잇따라 20대와 70대 여성이 숨졌습니다. 이틀 뒤엔 뉴욕 지하철에서 누군가가 40대 여성을 달려오는 열차로 밀어 숨지게 하는 사건도 일어났습니다.

모두 최근 열흘 이내 발생한 사건들로 공교롭게도 모두 미국 대도시 노숙자의 범행이었습니다.


■ LA 노숙자의 '이유 없는(for no reason)' 살인…버스 기다리던 70대 간호사·아르바이트 대학원생 사망

현지시각 지난 13일 목요일, 70살의 간호사 샌드라 셸스는 LA 유니언 스테이션 인근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중이었습니다. 그녀는 48살 노숙자의 갑작스러운 공격을 받고 쓰러졌습니다.

두개골이 골절된 그녀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흘 만에 숨졌습니다.

경찰은 셸스를 숨지게 한 노숙자의 공격에 '어떠한 이유도 없었다(without provocation and for no reason)'라고 발표했습니다.

LA 카운티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메디컬 센터는 성명을 내고 "고인은 38년 동안 환자와 지역 사회를 위해 지치지 않고 사심 없이 일한 헌신적인 간호사였다"고 애도했습니다.

특히 "고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수많은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을 줬다"며 "안전 대책을 강화해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LA 카운티 행정 책임자인 힐다 솔리스는 밝혔습니다.

그런데, 아무 이유 없는 이러한 살인 사건은 같은 날 LA에서 또 있었습니다.

핸콕 공원 지역의 LA 고급 가구 판매장에서 혼자 근무하던 24살의 대학원생 브리아나 쿠퍼도 대낮에 갑자기 매장에 들어온 남성의 무차별 칼부림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경찰은 CCTV에 포착된 용의자를 공개 수배했는데, 키 182cm 정도인 마른 체형의 흑인 남성이며 지역 노숙자라고 추정했습니다.


경찰이 수배한 브리아나 쿠퍼 살해 용의자 사진경찰이 수배한 브리아나 쿠퍼 살해 용의자 사진

쿠퍼는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에서 건축 디자인을 공부 중인 대학원생으로 가구점에서 디자인 상담원으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뉴욕 지하철역 여성 추락사…"위험한 노숙자 방치 말라" '공권력 적극 행사' 요구

LA에서의 이유없는 살인 범행 이틀 뒤, 뉴욕의 지하철에서도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LA에서의 이유없는 살인 범행 이틀 뒤, 뉴욕의 지하철에서도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현지시각 15일 토요일 오전 뉴욕 타임스스퀘어 인근 42번가 지하철역에서 아시아계 여성인 40살 미셸 고가 들어오는 열차에 치여 숨졌습니다. 뒤에서 그녀를 밀친 범인은 61살의 노숙자였습니다.

피해자인 미셸 고는 캘리포니아 출신의 중국계 미국인으로 딜로이트 컨설팅에서 인수·합병 전문가로 근무했으며, 지난 10년간 뉴욕의 여성 봉사단체인 뉴욕 주니어리그(NYJL)에서 경제적으로 힘든 가정을 위해 봉사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범인은 살인 혐의로 기소됐는데, 2004년부터 노숙 생활을 하면서 고함을 지르며 지하철 역사를 누비고 다녀 일반 승객과 마찰을 빚는 등 뉴욕 지하철 이용객들 사이에선 이미 악명이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또 그가 정신 분열증을 앓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강도 혐의로 2년을 복역하고 지난해 8월 출소했습니다.

이 사건 이후 현지시각 18일 저녁 뉴욕 타임스퀘어에서는 피해자를 애도하는 추모 집회가 열렸습니다.

뉴욕에서 열린 미셸 고 추모 집회뉴욕에서 열린 미셸 고 추모 집회

추모 집회를 주도한 '불평등과 싸우는 아시아인'(AFI)의 설립자 벤자민 웨이 씨는 "뉴욕 경찰에 따르면, 아시아인에 대한 증오 범죄는 2020년에 800%, 지난해인 2021년에는 최소 350%가 늘어났다"고 규탄한 반면 , 경찰은 범인이 정신 질환을 앓고 있었담 이번 사건이 인종에 따른 증오 범죄라는 징후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범인에게 지하철 범죄 전력이 없었다는 이유로 경찰이 개입하지 않은 것이 결국엔 끔찍한 사건으로 귀결됐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적극적인 공권력 행사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졌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뉴욕 시는 만 명가량의 노숙자들을 집단 시설에서 비어있는 상업용 호텔로 옮겼는데, 67개 해당 호텔의 상당수가 타임스퀘어와 그 주변에 자리 잡고 있어서 이 지역 내의 공격적인 범행이나 공공장소에서의 만취, 언어적 위협이나 폭력이 증가했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뉴욕포스트는 현지시각 17일 사설을 통해 공공의 안전을 위해선 정신적 문제가 있는 노숙자에 대해 경찰이나 시청 공무원 등 공권력이 병원이나 수용시설로 옮기는 것과 같은 선제적인 조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 미국 대도시 노숙자 ‘이유없는 살인’ 잇따르자…‘공권력 적극 개입’ 주장도
    • 입력 2022-01-23 09:03:56
    • 수정2022-01-23 19:56:24
    세계는 지금
‘이유없는 살인 범죄’에 희생된 브리아나 쿠퍼와 미셸 고 씨 관련 사진들‘이유없는 살인 범죄’에 희생된 브리아나 쿠퍼와 미셸 고 씨 관련 사진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무고한 시민을 이유 없이 공격하는 두 건의 사건이 잇따라 20대와 70대 여성이 숨졌습니다. 이틀 뒤엔 뉴욕 지하철에서 누군가가 40대 여성을 달려오는 열차로 밀어 숨지게 하는 사건도 일어났습니다.

모두 최근 열흘 이내 발생한 사건들로 공교롭게도 모두 미국 대도시 노숙자의 범행이었습니다.


■ LA 노숙자의 '이유 없는(for no reason)' 살인…버스 기다리던 70대 간호사·아르바이트 대학원생 사망

현지시각 지난 13일 목요일, 70살의 간호사 샌드라 셸스는 LA 유니언 스테이션 인근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중이었습니다. 그녀는 48살 노숙자의 갑작스러운 공격을 받고 쓰러졌습니다.

두개골이 골절된 그녀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흘 만에 숨졌습니다.

경찰은 셸스를 숨지게 한 노숙자의 공격에 '어떠한 이유도 없었다(without provocation and for no reason)'라고 발표했습니다.

LA 카운티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메디컬 센터는 성명을 내고 "고인은 38년 동안 환자와 지역 사회를 위해 지치지 않고 사심 없이 일한 헌신적인 간호사였다"고 애도했습니다.

특히 "고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수많은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을 줬다"며 "안전 대책을 강화해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LA 카운티 행정 책임자인 힐다 솔리스는 밝혔습니다.

그런데, 아무 이유 없는 이러한 살인 사건은 같은 날 LA에서 또 있었습니다.

핸콕 공원 지역의 LA 고급 가구 판매장에서 혼자 근무하던 24살의 대학원생 브리아나 쿠퍼도 대낮에 갑자기 매장에 들어온 남성의 무차별 칼부림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경찰은 CCTV에 포착된 용의자를 공개 수배했는데, 키 182cm 정도인 마른 체형의 흑인 남성이며 지역 노숙자라고 추정했습니다.


경찰이 수배한 브리아나 쿠퍼 살해 용의자 사진경찰이 수배한 브리아나 쿠퍼 살해 용의자 사진

쿠퍼는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에서 건축 디자인을 공부 중인 대학원생으로 가구점에서 디자인 상담원으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뉴욕 지하철역 여성 추락사…"위험한 노숙자 방치 말라" '공권력 적극 행사' 요구

LA에서의 이유없는 살인 범행 이틀 뒤, 뉴욕의 지하철에서도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LA에서의 이유없는 살인 범행 이틀 뒤, 뉴욕의 지하철에서도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현지시각 15일 토요일 오전 뉴욕 타임스스퀘어 인근 42번가 지하철역에서 아시아계 여성인 40살 미셸 고가 들어오는 열차에 치여 숨졌습니다. 뒤에서 그녀를 밀친 범인은 61살의 노숙자였습니다.

피해자인 미셸 고는 캘리포니아 출신의 중국계 미국인으로 딜로이트 컨설팅에서 인수·합병 전문가로 근무했으며, 지난 10년간 뉴욕의 여성 봉사단체인 뉴욕 주니어리그(NYJL)에서 경제적으로 힘든 가정을 위해 봉사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범인은 살인 혐의로 기소됐는데, 2004년부터 노숙 생활을 하면서 고함을 지르며 지하철 역사를 누비고 다녀 일반 승객과 마찰을 빚는 등 뉴욕 지하철 이용객들 사이에선 이미 악명이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또 그가 정신 분열증을 앓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강도 혐의로 2년을 복역하고 지난해 8월 출소했습니다.

이 사건 이후 현지시각 18일 저녁 뉴욕 타임스퀘어에서는 피해자를 애도하는 추모 집회가 열렸습니다.

뉴욕에서 열린 미셸 고 추모 집회뉴욕에서 열린 미셸 고 추모 집회

추모 집회를 주도한 '불평등과 싸우는 아시아인'(AFI)의 설립자 벤자민 웨이 씨는 "뉴욕 경찰에 따르면, 아시아인에 대한 증오 범죄는 2020년에 800%, 지난해인 2021년에는 최소 350%가 늘어났다"고 규탄한 반면 , 경찰은 범인이 정신 질환을 앓고 있었담 이번 사건이 인종에 따른 증오 범죄라는 징후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범인에게 지하철 범죄 전력이 없었다는 이유로 경찰이 개입하지 않은 것이 결국엔 끔찍한 사건으로 귀결됐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적극적인 공권력 행사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졌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뉴욕 시는 만 명가량의 노숙자들을 집단 시설에서 비어있는 상업용 호텔로 옮겼는데, 67개 해당 호텔의 상당수가 타임스퀘어와 그 주변에 자리 잡고 있어서 이 지역 내의 공격적인 범행이나 공공장소에서의 만취, 언어적 위협이나 폭력이 증가했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뉴욕포스트는 현지시각 17일 사설을 통해 공공의 안전을 위해선 정신적 문제가 있는 노숙자에 대해 경찰이나 시청 공무원 등 공권력이 병원이나 수용시설로 옮기는 것과 같은 선제적인 조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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