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K] 휴가철 앞두고 고개드는 코로나19…7월 ‘재유행’ 오나?

입력 2022.07.06 (07:02) 수정 2022.07.0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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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휴가철 앞두고 코로나19, ‘재확산’ 기로에
- 접종·확진 효과↘ 재감염 가능성↗…7월 ‘재유행’ 우려
- ‘강한 전파력·면역 회피’ BA.5 우세종되면 확산 빨라질 것
- 여름 휴가로 접촉 활발·3밀 환경도 확산 ‘부채질’
- “재유행 대비 병상 운영 체제 정비해야”

“올해 여름은 코로나 재유행의 도화선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 이기일 보건복지부 차관(중앙방역대책본부회의, 2022.06.22.)

연일 30도가 넘는 불볕 더위가 이어지며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됐습니다. 이달 말이면 학생들이 방학에 들어가고 직장인들도 여름 휴가철을 맞이할 텐데요, 그런데 방학과 휴가를 마냥 반길 상황만은 아닐 듯합니다. 코로나19 재확산 조짐 때문입니다.

방역 전문가들은 7월이 코로나19 재확산의 기로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7월은 백신 접종 효과가 떨어지기 시작하는 시기인 데다, 대량 확진으로 획득한 면역력도 함께 줄어드는 때입니다. 전파력이 더 강하고 백신도 기존보다 잘 듣지 않는 세부 변이 바이러스도 우세종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와 달리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맞는 첫 여름휴가이고, 해외여행이 용이해지면서 외국으로부터 새로운 변이의 유입도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15주 만에 증가세

지난주(6월 26일∼7월 2일) 코로나19 확진자는 59,844명입니다. 이전 주(6월 19일~6월 25일)의 49,377명보다 21.2%(10,467명) 많습니다. 단순히 확진자 수만 늘어난 게 아닙니다. 감소세를 보이던 확진자 수가 지난주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15주 만입니다. 주간 코로나19 확진자는 오미크론 변이가 기승을 부리던 3월 중순(3월13일~3월 19일)에 2,832,073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15주 연속 감소하다가 지난주 다시 증가세를 보인 겁니다.

주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5주 연속 줄어들다가 지난주 증가세로 돌아섰다주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5주 연속 줄어들다가 지난주 증가세로 돌아섰다
문제는 이번 주도 지난주보다 확진자가 늘면 늘었지 줄지 않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어제(5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8,147명입니다. 지난주 같은 요일 확진자 9,896명보다 약 8,000여 명 늘었습니다. 지난 5월 26일 18,805명 확진 이후 40일 만에 가장 많습니다.

확진자 증가세는 감염재생산지수를 통해서도 확인됩니다. 이 지수는 확진자 1명이 주변 사람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1을 기준으로 그보다 낮으면 유행 억제, 높으면 유행 확산을 뜻합니다.

출처: 질병관리청출처: 질병관리청
감염재생산지수는 6월 4주(19일 ~25일)까지 13주 연속으로 1보다 낮았지만, 5주째에는 1.05를 기록해 코로나19 유행이 증가세로 전환됐음을 알 수 있습니다.

■ 확진·접종으로 얻은 면역력 약화 시점…감염 가능성 증가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재확산 여부와 관련해 무엇보다도 백신 접종과 대규모 확진으로 얻은 면역력이 약화될 시점이 됐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오미크론 감염으로 인한 자연 면역이나 백신 접종으로 인한 면역 모두 감소하기 시작하는 시기가 7월이라는 겁니다.

출처: 질병관리청출처: 질병관리청
2월부터 증가해 3월 중순 정점을 찍고 4월 이후까지 지속된 오미크론 대유행 때 확진된 사람들은 약 1,800만 명으로 파악됩니다. 7월은 이들이 얻은 면역력이 점차 떨어지는 시점입니다.

백신 접종이나 확진을 통해 얻은 면역력도 일반적으로 접종 후 4개월 정도가 되면 정점을 찍은 뒤 효과가 조금씩 감소하는 편이라는 게 방역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물론 효과가 아예 없어지지는 않고 중증화를 막아주는 효과는 훨씬 더 지속됩니다.

어제(5일) 기준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자는 모두 33,377,504명입니다. 전 국민의 65.0%가 3차까지 접종을 마쳤습니다. 약 4개월 전인 지난 3월 5일까지 3차 접종자는31,746,117명으로 접종률은 61.9%였습니다. 넉 달 사이 접종률은 3.1% 증가에 그쳤습니다. 접종 4개월이 지나 접종 효과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이 산술적으로 따지면 3,100만 명이 넘는다는 얘기입니다.
“상황에 따라서 달라져요. 변이가 어떤 변이냐에 따라서 백신 효과가 더 떨어지는 변이가 유행하면 더 빨리 떨어질 수도 있어서 지금까지는 통상 4~5개월 정도 잡는데 더 빨라질 수도 있는 거죠. 변이 종류에 따라서는”
-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사람마다 좀 다르죠. 연령이 높거나 아니면 다른 기저질환으로 면역이 떨어져 있는 분들은 3개월 이후부터는 예방 효과가, 특히 중증 예방 효과가 떨어진다고 돼 있고요. 건강한 분들 같은 경우에도 백신 접종을 한 이후에 4개월부터 감소가 시작이 된다고 표현을 하고 있어요.”
-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러시아 연구진이 촬영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현미경 사진러시아 연구진이 촬영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현미경 사진
■ BA.5 우세종될 듯…전파력 강하고 면역 회피까지

여기에 이제 BA.5와 같은 오미크론 세부계통 변이 바이러스의 증가도 코로나19 재유행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기존 바이러스보다 확산 속도도 빠른 데다 백신도 잘 듣지 않는 면역 회피 성향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영국 보건청 자료에 따르면 BA.5는 검출 증가 속도가 BA.2보다 35.1% 빠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돌파 감염자에 대한 중화능(중화 항체를 통해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능력)은 BA.2 대비해서 3배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면역회피 성향도 확인됐습니다.

앞서 지난달에는 하버드대 의대 연구진이 BA.5가 코로나19 확진 후 완치됐거나 백신 접종을 마친 이들에게도 감염을 쉽게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BA.5 바이러스는 백신을 3차 접종을 하든, 기존 오미크론 바이러스에 확진되든 간에 항체 결합력이 3분의 1로 줄어요. 그러니까 재감염이나 돌파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는 거죠.
-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면역 회피, 즉 백신의 효과가 감소한다고 하는 것은 감염을 획득한 면역도 동일하게 회피할 수 있다는 능력이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재감염될 가능성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지난주 BA.5의 검출률은 28.2%(국내 24.1%, 해외 유입 49.2%)로 이전 주의 10.4%보다 2.7배 늘었습니다. 방역 당국은 해외 유입의 경우 이미 우세종이 됐다고 본다면서 현재 확산 속도를 고려할 때 BA.5는 조만간 국내 유행 우세종도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다만 방역 당국은 현재까지는 BA.5의 경우 확진됐을 때 치명률이나 사망률 등 중증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지 않아 사회적 거리두기나 입국 제한 등 생활 전반에 영향이 큰 방역 강화 조치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2022.06.30.)인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2022.06.30.)
■ 입국자 늘면서 해외 유입 확진자도 증가세

지난달 8일부터 해외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에 대한 자가 격리 의무가 완전히 해제되면서 출·입국자 수가 급증했습니다. 덩달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가운데 해외 유입 사례도 계속 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1,000명을 넘어서며 하루 150명 수준에 육박했습니다.


해외 유입 확진자의 절반 가까이는 BA.5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입니다. 휴가철을 맞아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늘어날 전망이어서 출·입국을 통한 해외 유입 확진자도 당분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사회적 거리두기와 실외 마스크 착용이 해제된 뒤 축제나 공연 등 마스크 없는 야외 활동이 늘고 국내 여행도 일상화된 것 도한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를 가져온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 대응에 따라 확진자 규모 달라질 수 있어

방역 당국은 어제(5일) 브리핑에서 최근의 확산세를 재유행의 시작이라고 보는지 묻는 질문에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는 않았습니다. 중대본은 확진자가 증가 추세로 전환된 이후 얼마나 빠르게 증가할 것인지, 반등 규모는 어떻게 될 것인지는 “불확실성이 좀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견해가 조금 갈리고 있다”면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고 유행 확산 속도의 관찰이 필요한 시기”라고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확진자의 규모 자체보다는 대응 여력이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면서 대응 방식에 따라 확진자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 특히 고위험군의 보호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확진자가 20만 50만이든 버틸 수 있으면 상관없는데 지금 병상이나 이런 부분들도 많이 줄어놓은 상황인데 유행이 커져버리면 감당하지 못하는 거죠. 그러니까 우리가 대응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에 따라서 감당할 수 있는 확진자 규모가 달라지는 거예요.”
-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전면적인 방역 강화를 통해 유행을 조절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결국은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그런 시설이나 환경에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보호할까, 특히 이제 60세 이상 또 만성 질환이나 면역저하 질환이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보호할 건지가 관건입니다.”
-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 4차 접종, 확대할 필요 있나?

백신 접종으로 얻은 면역력이 감소하고 있으니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4차 접종을 확대하는 방안은 어떤지 전문가들에게 물어봤습니다. 현재 60대 이상 고령층만 4차 접종을 받을 수 있는데 감염 추이를 봤을 때 4차 접종을 확대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 전문가들은 조금씩 엇갈리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50대에는 아무래도 만성 질환이 많이 시작되고 진단이 안 된 분들도 있기 때문에 50대까지는 확장을 하는 게 그렇게 손해를 볼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득이 있을 것 같기는 한데요. 나머지 연령대에서의 4차 접종은 실제로 어떤 이익이 있을지 평가가 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여지를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업데이트 백신의 접종 계획에 따라서 많이 달라지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상황 봐서 결정하겠죠. 일단은 4차 접종, 5차 접종에 대한 고민은 해야 될 상황이에요.”
-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확대해도 안 맞는 게 문제인 거예요. 지금 4차 접종률이 31%밖에 안 되잖아요. 지금 50세로 낮추든 40세로 낮추든 누가 맞겠습니까?”
-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 “격리 병상 상시 운영 체제로 전환해야”

반면 이 시점에서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강조한 부분은 병상 운영 체제의 전환입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증환자 증가에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현재 코로나19 환자 치료는 지정된 거점 전담병원에서 맡고 있습니다. 거점 전담병원은 코로나19 중증환자와 고위험군을 효율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병상 전체나 3분의1 이상을 코로나19 환자 전담 치료병상으로 확보한 병원입니다.

지난 4일 17시 기준으로 전국의 거점 전담병원의 코로나19 중증환자전담 치료병상은 1,469개. 이 가운데 중증환자가 사용 중인 병상은 100개로 가동률은 6.8%입니다. 거점 전담병원은 코로나19 중증환자가 증가했을 때는 최일선에서 생명을 구하는기관으로 각광받았지만, 중증환자가 감소해 병상 가동률이 급감하면서 돈만 드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했습니다.

현재 유지에 드는 비용 문제로 가동률에 맞춰 거점 전담병원 병상 수를 최대일 때인 2,825개에서 절반 수준으로 줄여 운영 중인데, 문제는 거점 전담병원 코로나19 중증환자가 급증할 경우 병상 확보는 물론 의료 인력 확보를 신속하게 진행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거점 전담병원이 확보하고 있는 병상 규모 이상의 중증환자가 생기면 넘어가면 다 또 병상을 확보해야 하니까 그럴 바에는 차라리 일상 의료 체계 안에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입니다.

김탁 순천향대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 페이스북김탁 순천향대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 페이스북
현행 거점 전담병원 대신 개별 병원들이 제각기 격리 병상을 운영하는 체제로 전환하면 전국의 모든 병원이 환자를 받을 수 있으니까 확진자가 급증해도 중증환자를 모두 수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맨날 병상 수 가지고 그러는데 병상 수만 있으면 되는 게 아니에요. 숫자만 중요한 게 아니라 내실을 기해야 하는데 지금 거점 전담병원들도 직원들이 그동안 코로나19에 지쳐서 지금 떠나고 있어요. 정부에서 전담병원에 수가를 줘서 끌어들였는데 지금 환자가 줄으니까 지원 안 하겠다는 거 아니에요? 우리나라의 의료 시스템이 90%가 민간인데 정부가 지원을 안 하는데 어떻게 민간이 그 역할을 하겠어요?”
-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거점 전담병원은 이미 병상 숫자를 줄여놓은 상황이니까 하루에 한 10만 명만 늘어도 포화돼요. 앞으로 언제까지 거점 전담병원 체계로 가겠어요? 개별 병원이 그냥 그냥 일상 진료를 보다가 중증환자가 너무 많이 늘어날 때만 좀 더 병상을 더 확보하게끔 하는 전략을 취하면 됩니다.”
-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앞으로의 방역정책은 정책의 효과와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방역 수준 합의를 위한 과학적 근거도 계속해서 축적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합니다.”
-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새 정부 출범 이후 두 달 가까이 됐지만 2명의 후보자가 잇따라 낙마하면서 코로나19 방역의 수장인 보건복지부 장관은 아직도 부재 중입니다. 코로나19 재확산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정부의 대응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도움말 주신 분들(가나다 순)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인포그래픽 : 김서린

이진성 기자 e-gija@kbs.co.kr
최유리 SNU 팩트체크센터 인턴기자 ilyouch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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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팩트체크K] 휴가철 앞두고 고개드는 코로나19…7월 ‘재유행’ 오나?
    • 입력 2022-07-06 07:02:05
    • 수정2022-07-06 07:30:09
    팩트체크K
<strong>휴가철 앞두고 코로나19, ‘재확산’ 기로에<br />- 접종·확진 효과↘ 재감염 가능성↗…7월 ‘재유행’ 우려<br />- ‘강한 전파력·면역 회피’ BA.5 우세종되면 확산 빨라질 것 <br />- 여름 휴가로 접촉 활발·3밀 환경도 확산 ‘부채질’ <br /></strong><strong>- “재유행 대비 병상 운영 체제 정비해야”</strong>
“올해 여름은 코로나 재유행의 도화선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 이기일 보건복지부 차관(중앙방역대책본부회의, 2022.06.22.)

연일 30도가 넘는 불볕 더위가 이어지며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됐습니다. 이달 말이면 학생들이 방학에 들어가고 직장인들도 여름 휴가철을 맞이할 텐데요, 그런데 방학과 휴가를 마냥 반길 상황만은 아닐 듯합니다. 코로나19 재확산 조짐 때문입니다.

방역 전문가들은 7월이 코로나19 재확산의 기로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7월은 백신 접종 효과가 떨어지기 시작하는 시기인 데다, 대량 확진으로 획득한 면역력도 함께 줄어드는 때입니다. 전파력이 더 강하고 백신도 기존보다 잘 듣지 않는 세부 변이 바이러스도 우세종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와 달리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맞는 첫 여름휴가이고, 해외여행이 용이해지면서 외국으로부터 새로운 변이의 유입도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15주 만에 증가세

지난주(6월 26일∼7월 2일) 코로나19 확진자는 59,844명입니다. 이전 주(6월 19일~6월 25일)의 49,377명보다 21.2%(10,467명) 많습니다. 단순히 확진자 수만 늘어난 게 아닙니다. 감소세를 보이던 확진자 수가 지난주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15주 만입니다. 주간 코로나19 확진자는 오미크론 변이가 기승을 부리던 3월 중순(3월13일~3월 19일)에 2,832,073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15주 연속 감소하다가 지난주 다시 증가세를 보인 겁니다.

주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5주 연속 줄어들다가 지난주 증가세로 돌아섰다문제는 이번 주도 지난주보다 확진자가 늘면 늘었지 줄지 않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어제(5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8,147명입니다. 지난주 같은 요일 확진자 9,896명보다 약 8,000여 명 늘었습니다. 지난 5월 26일 18,805명 확진 이후 40일 만에 가장 많습니다.

확진자 증가세는 감염재생산지수를 통해서도 확인됩니다. 이 지수는 확진자 1명이 주변 사람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1을 기준으로 그보다 낮으면 유행 억제, 높으면 유행 확산을 뜻합니다.

출처: 질병관리청감염재생산지수는 6월 4주(19일 ~25일)까지 13주 연속으로 1보다 낮았지만, 5주째에는 1.05를 기록해 코로나19 유행이 증가세로 전환됐음을 알 수 있습니다.

■ 확진·접종으로 얻은 면역력 약화 시점…감염 가능성 증가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재확산 여부와 관련해 무엇보다도 백신 접종과 대규모 확진으로 얻은 면역력이 약화될 시점이 됐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오미크론 감염으로 인한 자연 면역이나 백신 접종으로 인한 면역 모두 감소하기 시작하는 시기가 7월이라는 겁니다.

출처: 질병관리청2월부터 증가해 3월 중순 정점을 찍고 4월 이후까지 지속된 오미크론 대유행 때 확진된 사람들은 약 1,800만 명으로 파악됩니다. 7월은 이들이 얻은 면역력이 점차 떨어지는 시점입니다.

백신 접종이나 확진을 통해 얻은 면역력도 일반적으로 접종 후 4개월 정도가 되면 정점을 찍은 뒤 효과가 조금씩 감소하는 편이라는 게 방역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물론 효과가 아예 없어지지는 않고 중증화를 막아주는 효과는 훨씬 더 지속됩니다.

어제(5일) 기준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자는 모두 33,377,504명입니다. 전 국민의 65.0%가 3차까지 접종을 마쳤습니다. 약 4개월 전인 지난 3월 5일까지 3차 접종자는31,746,117명으로 접종률은 61.9%였습니다. 넉 달 사이 접종률은 3.1% 증가에 그쳤습니다. 접종 4개월이 지나 접종 효과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이 산술적으로 따지면 3,100만 명이 넘는다는 얘기입니다.
“상황에 따라서 달라져요. 변이가 어떤 변이냐에 따라서 백신 효과가 더 떨어지는 변이가 유행하면 더 빨리 떨어질 수도 있어서 지금까지는 통상 4~5개월 정도 잡는데 더 빨라질 수도 있는 거죠. 변이 종류에 따라서는”
-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사람마다 좀 다르죠. 연령이 높거나 아니면 다른 기저질환으로 면역이 떨어져 있는 분들은 3개월 이후부터는 예방 효과가, 특히 중증 예방 효과가 떨어진다고 돼 있고요. 건강한 분들 같은 경우에도 백신 접종을 한 이후에 4개월부터 감소가 시작이 된다고 표현을 하고 있어요.”
-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러시아 연구진이 촬영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현미경 사진 ■ BA.5 우세종될 듯…전파력 강하고 면역 회피까지

여기에 이제 BA.5와 같은 오미크론 세부계통 변이 바이러스의 증가도 코로나19 재유행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기존 바이러스보다 확산 속도도 빠른 데다 백신도 잘 듣지 않는 면역 회피 성향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영국 보건청 자료에 따르면 BA.5는 검출 증가 속도가 BA.2보다 35.1% 빠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돌파 감염자에 대한 중화능(중화 항체를 통해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능력)은 BA.2 대비해서 3배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면역회피 성향도 확인됐습니다.

앞서 지난달에는 하버드대 의대 연구진이 BA.5가 코로나19 확진 후 완치됐거나 백신 접종을 마친 이들에게도 감염을 쉽게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BA.5 바이러스는 백신을 3차 접종을 하든, 기존 오미크론 바이러스에 확진되든 간에 항체 결합력이 3분의 1로 줄어요. 그러니까 재감염이나 돌파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는 거죠.
-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면역 회피, 즉 백신의 효과가 감소한다고 하는 것은 감염을 획득한 면역도 동일하게 회피할 수 있다는 능력이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재감염될 가능성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지난주 BA.5의 검출률은 28.2%(국내 24.1%, 해외 유입 49.2%)로 이전 주의 10.4%보다 2.7배 늘었습니다. 방역 당국은 해외 유입의 경우 이미 우세종이 됐다고 본다면서 현재 확산 속도를 고려할 때 BA.5는 조만간 국내 유행 우세종도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다만 방역 당국은 현재까지는 BA.5의 경우 확진됐을 때 치명률이나 사망률 등 중증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지 않아 사회적 거리두기나 입국 제한 등 생활 전반에 영향이 큰 방역 강화 조치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2022.06.30.)■ 입국자 늘면서 해외 유입 확진자도 증가세

지난달 8일부터 해외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에 대한 자가 격리 의무가 완전히 해제되면서 출·입국자 수가 급증했습니다. 덩달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가운데 해외 유입 사례도 계속 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1,000명을 넘어서며 하루 150명 수준에 육박했습니다.


해외 유입 확진자의 절반 가까이는 BA.5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입니다. 휴가철을 맞아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늘어날 전망이어서 출·입국을 통한 해외 유입 확진자도 당분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사회적 거리두기와 실외 마스크 착용이 해제된 뒤 축제나 공연 등 마스크 없는 야외 활동이 늘고 국내 여행도 일상화된 것 도한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를 가져온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 대응에 따라 확진자 규모 달라질 수 있어

방역 당국은 어제(5일) 브리핑에서 최근의 확산세를 재유행의 시작이라고 보는지 묻는 질문에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는 않았습니다. 중대본은 확진자가 증가 추세로 전환된 이후 얼마나 빠르게 증가할 것인지, 반등 규모는 어떻게 될 것인지는 “불확실성이 좀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견해가 조금 갈리고 있다”면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고 유행 확산 속도의 관찰이 필요한 시기”라고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확진자의 규모 자체보다는 대응 여력이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면서 대응 방식에 따라 확진자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 특히 고위험군의 보호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확진자가 20만 50만이든 버틸 수 있으면 상관없는데 지금 병상이나 이런 부분들도 많이 줄어놓은 상황인데 유행이 커져버리면 감당하지 못하는 거죠. 그러니까 우리가 대응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에 따라서 감당할 수 있는 확진자 규모가 달라지는 거예요.”
-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전면적인 방역 강화를 통해 유행을 조절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결국은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그런 시설이나 환경에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보호할까, 특히 이제 60세 이상 또 만성 질환이나 면역저하 질환이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보호할 건지가 관건입니다.”
-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 4차 접종, 확대할 필요 있나?

백신 접종으로 얻은 면역력이 감소하고 있으니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4차 접종을 확대하는 방안은 어떤지 전문가들에게 물어봤습니다. 현재 60대 이상 고령층만 4차 접종을 받을 수 있는데 감염 추이를 봤을 때 4차 접종을 확대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 전문가들은 조금씩 엇갈리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50대에는 아무래도 만성 질환이 많이 시작되고 진단이 안 된 분들도 있기 때문에 50대까지는 확장을 하는 게 그렇게 손해를 볼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득이 있을 것 같기는 한데요. 나머지 연령대에서의 4차 접종은 실제로 어떤 이익이 있을지 평가가 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여지를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업데이트 백신의 접종 계획에 따라서 많이 달라지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상황 봐서 결정하겠죠. 일단은 4차 접종, 5차 접종에 대한 고민은 해야 될 상황이에요.”
-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확대해도 안 맞는 게 문제인 거예요. 지금 4차 접종률이 31%밖에 안 되잖아요. 지금 50세로 낮추든 40세로 낮추든 누가 맞겠습니까?”
-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 “격리 병상 상시 운영 체제로 전환해야”

반면 이 시점에서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강조한 부분은 병상 운영 체제의 전환입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증환자 증가에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현재 코로나19 환자 치료는 지정된 거점 전담병원에서 맡고 있습니다. 거점 전담병원은 코로나19 중증환자와 고위험군을 효율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병상 전체나 3분의1 이상을 코로나19 환자 전담 치료병상으로 확보한 병원입니다.

지난 4일 17시 기준으로 전국의 거점 전담병원의 코로나19 중증환자전담 치료병상은 1,469개. 이 가운데 중증환자가 사용 중인 병상은 100개로 가동률은 6.8%입니다. 거점 전담병원은 코로나19 중증환자가 증가했을 때는 최일선에서 생명을 구하는기관으로 각광받았지만, 중증환자가 감소해 병상 가동률이 급감하면서 돈만 드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했습니다.

현재 유지에 드는 비용 문제로 가동률에 맞춰 거점 전담병원 병상 수를 최대일 때인 2,825개에서 절반 수준으로 줄여 운영 중인데, 문제는 거점 전담병원 코로나19 중증환자가 급증할 경우 병상 확보는 물론 의료 인력 확보를 신속하게 진행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거점 전담병원이 확보하고 있는 병상 규모 이상의 중증환자가 생기면 넘어가면 다 또 병상을 확보해야 하니까 그럴 바에는 차라리 일상 의료 체계 안에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입니다.

김탁 순천향대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 페이스북현행 거점 전담병원 대신 개별 병원들이 제각기 격리 병상을 운영하는 체제로 전환하면 전국의 모든 병원이 환자를 받을 수 있으니까 확진자가 급증해도 중증환자를 모두 수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맨날 병상 수 가지고 그러는데 병상 수만 있으면 되는 게 아니에요. 숫자만 중요한 게 아니라 내실을 기해야 하는데 지금 거점 전담병원들도 직원들이 그동안 코로나19에 지쳐서 지금 떠나고 있어요. 정부에서 전담병원에 수가를 줘서 끌어들였는데 지금 환자가 줄으니까 지원 안 하겠다는 거 아니에요? 우리나라의 의료 시스템이 90%가 민간인데 정부가 지원을 안 하는데 어떻게 민간이 그 역할을 하겠어요?”
-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거점 전담병원은 이미 병상 숫자를 줄여놓은 상황이니까 하루에 한 10만 명만 늘어도 포화돼요. 앞으로 언제까지 거점 전담병원 체계로 가겠어요? 개별 병원이 그냥 그냥 일상 진료를 보다가 중증환자가 너무 많이 늘어날 때만 좀 더 병상을 더 확보하게끔 하는 전략을 취하면 됩니다.”
-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앞으로의 방역정책은 정책의 효과와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방역 수준 합의를 위한 과학적 근거도 계속해서 축적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합니다.”
-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새 정부 출범 이후 두 달 가까이 됐지만 2명의 후보자가 잇따라 낙마하면서 코로나19 방역의 수장인 보건복지부 장관은 아직도 부재 중입니다. 코로나19 재확산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정부의 대응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도움말 주신 분들(가나다 순)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인포그래픽 : 김서린

이진성 기자 e-gija@kbs.co.kr
최유리 SNU 팩트체크센터 인턴기자 ilyouch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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