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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일 아냐”…폴란드 학생들 사격훈련 받는다
입력 2022.07.07 (06:00) 세계는 지금
4월 폴란드 영토방위군이 주최한 사격 수업에 참여한 시민4월 폴란드 영토방위군이 주최한 사격 수업에 참여한 시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진영의 최일선에 서게 된 폴란드가 러시아의 직접적인 위협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600km의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는 러시아의 침공을 '남의 일'로 여길 수 없습니다.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서 불과 200km 떨어진 벨라루스의 군 기지에는 러시아 군대가 배치돼 있기도 합니다.

폴란드 사회 곳곳에서는 군 부대를 넘어 기업이나 학교 등 민간에서 혹시 모를 전쟁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 폴란드 학생들 사격훈련 예정…"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워싱턴포스트는 우크라이나에서 발발한 전쟁으로 위기감을 느낀 폴란드가 학교부터 직장에 이르기까지 군사훈련을 도입하는 등 전쟁 대비 태세에 돌입했다고 3일(현지시각) 보도했습니다.

폴란드 학교에서는 이르면 9월부터 체계적으로 군사 이론과 실전 수업이 진행됩니다.

우리나라에선 중학교에 다니는 나이에 수업이 시작되는데 초등학교 8학년 때 이론 수업을 듣고 9학년 때 전술·실전 훈련을 하는 방식입니다. 수업에는 가상현실(VR) 기술이 동원되고 실제 사격훈련도 진행됩니다.

프셰미슬라프 차르네크 폴란드 교육장관은 학생들의 군사훈련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10년 전 학생들에게 이런 수업을 들으라고 제안했다면 비웃음을 샀겠지만 (우크라이나에서) 목격한 것과 이 전쟁이 잔혹하게 치러진 방식을 보면 그 위험은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아이들을 군사화시키는 문제가 아니라 (러시아와) 갈등이 고조될 경우 안전과 안보를 확보하는 데 유용할 기술을 익힐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 "직원에게 사격 가르칠 것"…의회선 총기규제 완화 움직임

직원에게 무기 다루는 법을 알려주려는 회사도 나오고 있습니다.

폴란드 국유 송전회사 전력망공사(PSE)는 가을부터 근무 시간이 끝나면 수백 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무기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에리크 클로소프스키 최고경영자(CEO)는 러시아의 위협에 대비해 전사적으로 훈련을 강화하고 모든 이가 총 쏘는 법을 배우면서 준비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격술에 대한 시민의 관심도 늘었습니다. 민간인에게 서바이벌 요령과 무기 조작술 등을 가르치는 한 비영리단체 관계자는 "사람들은 오랫동안 자신이 안전하게 살고 있으며 군대도 필요 없다고 생각해 왔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폴란드 영토방위군에 자원 입대 신청이 늘었고, 2009년 폐지된 징병제를 일부 복원하자는 상당수 시민의 목소리가 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폴란드 의회는 민간인의 총기 획득을 더 쉽게 하도록 현행 총기규제법 완화를 모색 중입니다.

관련 법안을 공동 발의한 우파 정당 '쿠키스15' 소속 야로슬라프 사하이코 의원은 "우크라이나에서 이뤄진 무기 훈련이 어떻게 러시아에 대항하도록 도와줬는지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폴란드에선 10만 명당 총기 2.51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프랑스의 19.61개와 미국의 120개와 비교하면 한참 낮은 수준입니다.

훈련 중인 폴란드 공군훈련 중인 폴란드 공군

■ 무기 지원, 난민 수용…동유럽 나토 전력 핵심으로 부상

한때 나토에 대응해 '바르샤바 조약기구'(Warsaw Treaty Organization)의 일원이었던 폴란드는 수십 년간 구소련의 영향력 아래 놓여있었지만, 현재는 유럽에서 러시아를 가장 강도 높게 비판하는 국가가 됐습니다.

폴란드는 전쟁의 참상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강력한 연대를 표명하고 군사적, 인도적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18억 1천만 달러(한화 약 2조 3천억 원)어치의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폴란드는 미국과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무기를 보낸 나라입니다.

우크라이나 난민도 가장 많이 수용했습니다. 폴란드 국경수비대에 따르면 2월 24일 전쟁 발발 이후 7월 4일까지 폴란드 국경을 넘어 들어온 우크라이나 난민은 453만 명에 달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이 북부 지역을 탈환하는 등 전황이 일부 호전되자 난민 259만 명은 귀국했습니다.

폴란드는 동유럽 나토 전력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나토 동맹이 지원한 무기는 폴란드에서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 수송로를 거쳐 주요 전선으로 공급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동유럽 전력 강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미국은 폴란드에 미 육군 제5군단 전방사령부 본부를 야전지원대대와 함께 상시 주둔시키기고 3천 명 규모의 전투여단을 순환 배치할 계획입니다.
  • “남의 일 아냐”…폴란드 학생들 사격훈련 받는다
    • 입력 2022-07-07 06:00:12
    세계는 지금
4월 폴란드 영토방위군이 주최한 사격 수업에 참여한 시민4월 폴란드 영토방위군이 주최한 사격 수업에 참여한 시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진영의 최일선에 서게 된 폴란드가 러시아의 직접적인 위협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600km의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는 러시아의 침공을 '남의 일'로 여길 수 없습니다.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서 불과 200km 떨어진 벨라루스의 군 기지에는 러시아 군대가 배치돼 있기도 합니다.

폴란드 사회 곳곳에서는 군 부대를 넘어 기업이나 학교 등 민간에서 혹시 모를 전쟁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 폴란드 학생들 사격훈련 예정…"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워싱턴포스트는 우크라이나에서 발발한 전쟁으로 위기감을 느낀 폴란드가 학교부터 직장에 이르기까지 군사훈련을 도입하는 등 전쟁 대비 태세에 돌입했다고 3일(현지시각) 보도했습니다.

폴란드 학교에서는 이르면 9월부터 체계적으로 군사 이론과 실전 수업이 진행됩니다.

우리나라에선 중학교에 다니는 나이에 수업이 시작되는데 초등학교 8학년 때 이론 수업을 듣고 9학년 때 전술·실전 훈련을 하는 방식입니다. 수업에는 가상현실(VR) 기술이 동원되고 실제 사격훈련도 진행됩니다.

프셰미슬라프 차르네크 폴란드 교육장관은 학생들의 군사훈련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10년 전 학생들에게 이런 수업을 들으라고 제안했다면 비웃음을 샀겠지만 (우크라이나에서) 목격한 것과 이 전쟁이 잔혹하게 치러진 방식을 보면 그 위험은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아이들을 군사화시키는 문제가 아니라 (러시아와) 갈등이 고조될 경우 안전과 안보를 확보하는 데 유용할 기술을 익힐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 "직원에게 사격 가르칠 것"…의회선 총기규제 완화 움직임

직원에게 무기 다루는 법을 알려주려는 회사도 나오고 있습니다.

폴란드 국유 송전회사 전력망공사(PSE)는 가을부터 근무 시간이 끝나면 수백 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무기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에리크 클로소프스키 최고경영자(CEO)는 러시아의 위협에 대비해 전사적으로 훈련을 강화하고 모든 이가 총 쏘는 법을 배우면서 준비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격술에 대한 시민의 관심도 늘었습니다. 민간인에게 서바이벌 요령과 무기 조작술 등을 가르치는 한 비영리단체 관계자는 "사람들은 오랫동안 자신이 안전하게 살고 있으며 군대도 필요 없다고 생각해 왔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폴란드 영토방위군에 자원 입대 신청이 늘었고, 2009년 폐지된 징병제를 일부 복원하자는 상당수 시민의 목소리가 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폴란드 의회는 민간인의 총기 획득을 더 쉽게 하도록 현행 총기규제법 완화를 모색 중입니다.

관련 법안을 공동 발의한 우파 정당 '쿠키스15' 소속 야로슬라프 사하이코 의원은 "우크라이나에서 이뤄진 무기 훈련이 어떻게 러시아에 대항하도록 도와줬는지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폴란드에선 10만 명당 총기 2.51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프랑스의 19.61개와 미국의 120개와 비교하면 한참 낮은 수준입니다.

훈련 중인 폴란드 공군훈련 중인 폴란드 공군

■ 무기 지원, 난민 수용…동유럽 나토 전력 핵심으로 부상

한때 나토에 대응해 '바르샤바 조약기구'(Warsaw Treaty Organization)의 일원이었던 폴란드는 수십 년간 구소련의 영향력 아래 놓여있었지만, 현재는 유럽에서 러시아를 가장 강도 높게 비판하는 국가가 됐습니다.

폴란드는 전쟁의 참상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강력한 연대를 표명하고 군사적, 인도적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18억 1천만 달러(한화 약 2조 3천억 원)어치의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폴란드는 미국과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무기를 보낸 나라입니다.

우크라이나 난민도 가장 많이 수용했습니다. 폴란드 국경수비대에 따르면 2월 24일 전쟁 발발 이후 7월 4일까지 폴란드 국경을 넘어 들어온 우크라이나 난민은 453만 명에 달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이 북부 지역을 탈환하는 등 전황이 일부 호전되자 난민 259만 명은 귀국했습니다.

폴란드는 동유럽 나토 전력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나토 동맹이 지원한 무기는 폴란드에서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 수송로를 거쳐 주요 전선으로 공급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동유럽 전력 강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미국은 폴란드에 미 육군 제5군단 전방사령부 본부를 야전지원대대와 함께 상시 주둔시키기고 3천 명 규모의 전투여단을 순환 배치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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