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英 총리 본격 선거전…여성 VS 인도계

입력 2022.08.12 (10:47) 수정 2022.08.12 (11:0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영국에서 자진 사퇴하기로 한 보리스 존슨 총리의 후임 총리를 뽑는 선거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후보로는 인도계 전 장관, 그리고 여성 현 장관이 이렇게 두 사람이 2파전을 벌이는데요.

40대 젊은 리더인 두 후보는 존슨 총리 내각을 함께 이끌었고, 영국 총리의 산실로 불리는 옥스퍼드대 PPE 동문이기도 합니다.

지구촌 돋보기에서 오늘은 정지주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정 기자, 영국은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죠.

새 총리를 뽑는다고는 하지만, 정확히는 다수당인 보수당의 새 당 대표를 뽑는 거죠?

[기자]

영국 보수당 당원들이 투표로 새 당 대표를 뽑거든요.

그러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이 새 당 대표를 총리로 임명하는 겁니다.

의원내각제이다보니 현재 의회의 다수당인 보수당의 당 대표가 총리를 맡게 되는 시스템인 거죠.

우선 보리스 존슨 총리가 지난 달 당 대표에서 물러났거든요.

이번에 선출되는 당 대표가 총리 자리도 물려받게 됩니다.

당 대표가 되겠다고 나선 후보는 모두 8명이었습니다.

당내 경선을 거치면서 최종 후보는 2명으로 좁혀졌는데요.

바로 리즈 트러스 현 외무 장관과 리시 수낵 전 재무 장관입니다.

보수당 당원들은 이달 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우편 또는 온라인으로 투표를 하게 되고요.

다음 달 5일 당선자가 발표됩니다.

[앵커]

보리스 존슨 총리가 물러난 것은 일종의 불명예 퇴진이잖아요?

[기자]

사실 임기 내내 구설에 올랐습니다.

결국 낙마하는 처지가 됐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데요.

보리스 존슨이 총리 자리에 오른 것은 지난 2019년입니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브렉시트' 완수를 내걸고 권력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과 방역 규정을 어기고 파티를 했다는 의혹 등이 불거지며 여론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결정타가 된 건 측근의 성 비위였습니다.

측근인 크리스 핀처 보수당 원내 부총무의 성 비위를 알면서도 요직에 임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는데 존슨이 모르쇠와 거짓말로 일관한 겁니다.

결국 보수당 의원들조차 등을 돌렸고 장관들도 줄줄이 사퇴하면서 존슨도 더 버틸 수 없게 됐습니다.

[보리스 존슨/영국 총리 : "당을 이끌 새로운 지도자가 있어야 하고, 따라서 새로운 총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현재 보수당의 분명한 의지입니다."]

이때 사퇴한 장관 중 한 사람이 현재 두명으로 압축된 총리 후보 중 한 명인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입니다.

[앵커]

새 총리 후보 두 명은 나이대나 경력 등 비슷한 부분이 많은 것 같은데요.

특히 옥스퍼드 대학 동문이라는 사실이 영국 정가에서는 주목받고 있잖아요?

[기자]

옥스퍼드대 철학·정치·경제 융합전공, 영국에선 영어 앞자를 따서 PPE라고도 부르는데요.

두 후보 모두 이 학위 소지자들입니다.

특히 옥스퍼드대 PPE는 이미 총리 3명을 배출했거든요.

영국 총리 산실이다란 말도 나옵니다.

닮은 점 더 살펴보면 두 후보 모두 존슨 내각에서 장관직을 맡았고요.

40대의 젊은 지도자이기도 합니다.

선거 전략도 비슷한 부분이 많은데요.

특히 영국의 전설적인 총리, 마가릿 대처를 잇는 후보라는 점을 둘 다 강조하고 있습니다.

팬데믹으로 발생한 보건, 경제 위기 속에서 대처의 강력한 리더십에 대한 향수가 짙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하지만 선거에서 이기려면 상대와 다른 차별점을 내세워야 하잖아요?

[기자]

가장 크게 차이를 보이는 건 세금 공약입니다.

일단 트러스 후보는 300억 파운드, 우리 돈 47조 원이 넘는 세금을 줄여 경기를 부양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또 수낵 후보가 재무장관 시절 단행한 법인세율 인상과 에너지 세금 부과 등을 모두 취소하겠다고도 했습니다.

[리즈 트러스/영국 총리 후보 : "성장을 위한 훌륭한 계획을 세우겠다고 하는데, 그러면 왜 지난 2년 반 동안 재무부에서 수낵의 성장 계획을 보지 못했을까요?"]

반면 수낵은 감세보다는 나라 곳간을 채워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겠다는 게 기본 입장입니다.

[리시 수낵/영국 총리 후보 : "이 세금 저 세금 그리고 또 다른 세금들을 줄이면 모든 게 괜찮을 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아닙니다. 이런 일에는 대가가 따릅니다."]

당내 경선 당시에도 후보들의 감세 공약을 두고 "동화 같은 얘기"라고 비판하기도 했는데요.

최근엔 트러스에 크게 밀리는 지지율을 의식한 탓인지 소득세 감세 카드를 꺼내들며 반전을 노리는 모습입니다.

영국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최근 조사한 보수당원들의 최근 후보 지지율을 보면, 트러스가 60%, 수낵이 26%로 트러스가 앞서고 있습니다.

[앵커]

지지율 차이가 상당한데요.

뒤집히긴 어렵지 않을까요?

[기자]

트러스 후보가 현 총리 내각 주요 인사들 지지를 확보하며 초반 승기를 잡긴 했는데요.

하지만 영국 언론들, 역전될 여지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BBC는 당원들의 투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보수당 의원들이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또, 선거라는건 투표함을 열기 전엔 알 수 없다죠, 전세계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지구촌 돋보기] 英 총리 본격 선거전…여성 VS 인도계
    • 입력 2022-08-12 10:47:13
    • 수정2022-08-12 11:01:57
    지구촌뉴스
[앵커]

영국에서 자진 사퇴하기로 한 보리스 존슨 총리의 후임 총리를 뽑는 선거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후보로는 인도계 전 장관, 그리고 여성 현 장관이 이렇게 두 사람이 2파전을 벌이는데요.

40대 젊은 리더인 두 후보는 존슨 총리 내각을 함께 이끌었고, 영국 총리의 산실로 불리는 옥스퍼드대 PPE 동문이기도 합니다.

지구촌 돋보기에서 오늘은 정지주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정 기자, 영국은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죠.

새 총리를 뽑는다고는 하지만, 정확히는 다수당인 보수당의 새 당 대표를 뽑는 거죠?

[기자]

영국 보수당 당원들이 투표로 새 당 대표를 뽑거든요.

그러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이 새 당 대표를 총리로 임명하는 겁니다.

의원내각제이다보니 현재 의회의 다수당인 보수당의 당 대표가 총리를 맡게 되는 시스템인 거죠.

우선 보리스 존슨 총리가 지난 달 당 대표에서 물러났거든요.

이번에 선출되는 당 대표가 총리 자리도 물려받게 됩니다.

당 대표가 되겠다고 나선 후보는 모두 8명이었습니다.

당내 경선을 거치면서 최종 후보는 2명으로 좁혀졌는데요.

바로 리즈 트러스 현 외무 장관과 리시 수낵 전 재무 장관입니다.

보수당 당원들은 이달 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우편 또는 온라인으로 투표를 하게 되고요.

다음 달 5일 당선자가 발표됩니다.

[앵커]

보리스 존슨 총리가 물러난 것은 일종의 불명예 퇴진이잖아요?

[기자]

사실 임기 내내 구설에 올랐습니다.

결국 낙마하는 처지가 됐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데요.

보리스 존슨이 총리 자리에 오른 것은 지난 2019년입니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브렉시트' 완수를 내걸고 권력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과 방역 규정을 어기고 파티를 했다는 의혹 등이 불거지며 여론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결정타가 된 건 측근의 성 비위였습니다.

측근인 크리스 핀처 보수당 원내 부총무의 성 비위를 알면서도 요직에 임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는데 존슨이 모르쇠와 거짓말로 일관한 겁니다.

결국 보수당 의원들조차 등을 돌렸고 장관들도 줄줄이 사퇴하면서 존슨도 더 버틸 수 없게 됐습니다.

[보리스 존슨/영국 총리 : "당을 이끌 새로운 지도자가 있어야 하고, 따라서 새로운 총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현재 보수당의 분명한 의지입니다."]

이때 사퇴한 장관 중 한 사람이 현재 두명으로 압축된 총리 후보 중 한 명인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입니다.

[앵커]

새 총리 후보 두 명은 나이대나 경력 등 비슷한 부분이 많은 것 같은데요.

특히 옥스퍼드 대학 동문이라는 사실이 영국 정가에서는 주목받고 있잖아요?

[기자]

옥스퍼드대 철학·정치·경제 융합전공, 영국에선 영어 앞자를 따서 PPE라고도 부르는데요.

두 후보 모두 이 학위 소지자들입니다.

특히 옥스퍼드대 PPE는 이미 총리 3명을 배출했거든요.

영국 총리 산실이다란 말도 나옵니다.

닮은 점 더 살펴보면 두 후보 모두 존슨 내각에서 장관직을 맡았고요.

40대의 젊은 지도자이기도 합니다.

선거 전략도 비슷한 부분이 많은데요.

특히 영국의 전설적인 총리, 마가릿 대처를 잇는 후보라는 점을 둘 다 강조하고 있습니다.

팬데믹으로 발생한 보건, 경제 위기 속에서 대처의 강력한 리더십에 대한 향수가 짙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하지만 선거에서 이기려면 상대와 다른 차별점을 내세워야 하잖아요?

[기자]

가장 크게 차이를 보이는 건 세금 공약입니다.

일단 트러스 후보는 300억 파운드, 우리 돈 47조 원이 넘는 세금을 줄여 경기를 부양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또 수낵 후보가 재무장관 시절 단행한 법인세율 인상과 에너지 세금 부과 등을 모두 취소하겠다고도 했습니다.

[리즈 트러스/영국 총리 후보 : "성장을 위한 훌륭한 계획을 세우겠다고 하는데, 그러면 왜 지난 2년 반 동안 재무부에서 수낵의 성장 계획을 보지 못했을까요?"]

반면 수낵은 감세보다는 나라 곳간을 채워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겠다는 게 기본 입장입니다.

[리시 수낵/영국 총리 후보 : "이 세금 저 세금 그리고 또 다른 세금들을 줄이면 모든 게 괜찮을 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아닙니다. 이런 일에는 대가가 따릅니다."]

당내 경선 당시에도 후보들의 감세 공약을 두고 "동화 같은 얘기"라고 비판하기도 했는데요.

최근엔 트러스에 크게 밀리는 지지율을 의식한 탓인지 소득세 감세 카드를 꺼내들며 반전을 노리는 모습입니다.

영국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최근 조사한 보수당원들의 최근 후보 지지율을 보면, 트러스가 60%, 수낵이 26%로 트러스가 앞서고 있습니다.

[앵커]

지지율 차이가 상당한데요.

뒤집히긴 어렵지 않을까요?

[기자]

트러스 후보가 현 총리 내각 주요 인사들 지지를 확보하며 초반 승기를 잡긴 했는데요.

하지만 영국 언론들, 역전될 여지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BBC는 당원들의 투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보수당 의원들이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또, 선거라는건 투표함을 열기 전엔 알 수 없다죠, 전세계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