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세대의 역사적인 계영 금메달 ‘지원과 전략의 승리’
입력 2023.09.26 (17:09)
수정 2023.09.26 (17:2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대표팀의 남자 계영 800m 금메달은 한국 수영 사상 아시안게임 첫 단체전 금메달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 명의 천재가 이끌어가는 것이 아닌 한국 수영의 전반적인 수준이 올라왔다는 증거이다. 지금 계영 대표팀이 황금세대로 불리기에 충분한 이유다.
실력적인 면에서도 대한민국의 금메달은 유력해 보였다. 지난 7월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 대회에서 우리 대표팀은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결승에 진출했다.
■양재훈 1번 에이스 황선우가 마지막…깜짝 전략으로 기록 단축
경쟁자인 중국의 홈이었기에 끝까지 방심하지 않았다. 승리를 굳히기 위해 깜짝 전략을 들고 나왔다. 지금까지 고수했던 영자 순서를 변경한 것이다.
세계선수권에서 우리 대표팀은 '황선우-김우민-양재훈-이호준'의 순서로 역영을 펼쳤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선 '양재훈-이호준-김우민-황선우' 순이었다.
가장 큰 차이점은 4명 중 객관적인 기록이 가장 떨어졌던 양재훈이 3번 영자에서 1번 영자로 바뀐 것과 에이스 황선우가 마지막 순번으로 간 것이다.
전동현 코치는 "세계선수권에선 양재훈이 쫓기는 수영을 하다 보니 더 부담이 컸던 것 같았다. 이번 대회에선 양재훈이 1번 영자로 뛰어서 조금 뒤 쳐지더라도 이호준과 김우민이 추격하고 황선우가 충분히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순서를 바꾼 이유를 설명했다.
전략은 적중했다. 양재훈은 200m 구간 '1분 46초 83'을 기록하며 1위를 중국(1분 45초 96)과 1초도 차이가 나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의 레이스를 마무리했다.
양재훈은 지난 세계선수권에서 3번 영자로 나서 '1분 48초 35'를 기록했다. 1초 이상 기록을 단축했는데 사실 눈에 보이는 숫자 그 이상의 엄청난 차이다.
계영에서 중간 영자는 앞 선수의 터치를 기다리다 뛰기 때문에 기록이 1번 영자보다 훨씬 좋다. 양재훈은 기록이 더 안 좋은 1번 영자 위치에서 지난 대회 3번 영자 위치에서 세운 기록을 단축한 것이다.
당시 경기를 지켜보던 대표팀 코치진은 양재훈의 기록이 나오는 순간 금메달을 확신했다고 한다.

■두 번의 호주 전지훈련…대한수영연맹의 집중 지원의 성과
아무리 전략이 좋았어도 실력이 받쳐주지 않았다면 소용이 없었을 것이다. 4명의 선수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춘 배경에는 대한수영연맹의 집중 지원이 있었다.
연맹은 지난해 계영 800m를 전략 육성 종목으로 정하고 특급 지원에 나섰다. 당시에는 대한민국이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낼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상황이었다.
계영 대표팀은 지난해 4월과 올해 3월 전동현 코치와 함께 호주 전지훈련을 진행했다. 호주 대표팀 출신의 세계적인 지도자 이언 포프, 리처드 스칼스로부터 각종 노하우도 배웠다.
비용이 만만치 않았지만, 계영 대표팀의 가능성을 확신했기에 과감한 투자를 했고 혜안은 적중했다. 대표팀은 1년 사이 계영 800m 한국 신기록을 계속 경신해왔다. 마침내 이번 아시안게임에선 '7분 1초 73'으로 금메달과 함께 아시아 신기록까지 세웠다.
7분 1초 73은 우물 안 기록이 아니다. 지난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 이 기록을 세웠다면 동메달을 따낼 수 있었다. 이제 대한민국 계영 대표팀은 당당히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 [영상] 수영 역사 새로 썼다! 남자 계영 800m 금메달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782530
▶이 기사에 나온 경기영상이 궁금하다면, KBS 항저우아시안게임 바로가기
https://news.kbs.co.kr/special/asiangames/2022/main.html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황금세대의 역사적인 계영 금메달 ‘지원과 전략의 승리’
-
- 입력 2023-09-26 17:09:40
- 수정2023-09-26 17:26:01

대표팀의 남자 계영 800m 금메달은 한국 수영 사상 아시안게임 첫 단체전 금메달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 명의 천재가 이끌어가는 것이 아닌 한국 수영의 전반적인 수준이 올라왔다는 증거이다. 지금 계영 대표팀이 황금세대로 불리기에 충분한 이유다.
실력적인 면에서도 대한민국의 금메달은 유력해 보였다. 지난 7월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 대회에서 우리 대표팀은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결승에 진출했다.
■양재훈 1번 에이스 황선우가 마지막…깜짝 전략으로 기록 단축
경쟁자인 중국의 홈이었기에 끝까지 방심하지 않았다. 승리를 굳히기 위해 깜짝 전략을 들고 나왔다. 지금까지 고수했던 영자 순서를 변경한 것이다.
세계선수권에서 우리 대표팀은 '황선우-김우민-양재훈-이호준'의 순서로 역영을 펼쳤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선 '양재훈-이호준-김우민-황선우' 순이었다.
가장 큰 차이점은 4명 중 객관적인 기록이 가장 떨어졌던 양재훈이 3번 영자에서 1번 영자로 바뀐 것과 에이스 황선우가 마지막 순번으로 간 것이다.
전동현 코치는 "세계선수권에선 양재훈이 쫓기는 수영을 하다 보니 더 부담이 컸던 것 같았다. 이번 대회에선 양재훈이 1번 영자로 뛰어서 조금 뒤 쳐지더라도 이호준과 김우민이 추격하고 황선우가 충분히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순서를 바꾼 이유를 설명했다.
전략은 적중했다. 양재훈은 200m 구간 '1분 46초 83'을 기록하며 1위를 중국(1분 45초 96)과 1초도 차이가 나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의 레이스를 마무리했다.
양재훈은 지난 세계선수권에서 3번 영자로 나서 '1분 48초 35'를 기록했다. 1초 이상 기록을 단축했는데 사실 눈에 보이는 숫자 그 이상의 엄청난 차이다.
계영에서 중간 영자는 앞 선수의 터치를 기다리다 뛰기 때문에 기록이 1번 영자보다 훨씬 좋다. 양재훈은 기록이 더 안 좋은 1번 영자 위치에서 지난 대회 3번 영자 위치에서 세운 기록을 단축한 것이다.
당시 경기를 지켜보던 대표팀 코치진은 양재훈의 기록이 나오는 순간 금메달을 확신했다고 한다.

■두 번의 호주 전지훈련…대한수영연맹의 집중 지원의 성과
아무리 전략이 좋았어도 실력이 받쳐주지 않았다면 소용이 없었을 것이다. 4명의 선수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춘 배경에는 대한수영연맹의 집중 지원이 있었다.
연맹은 지난해 계영 800m를 전략 육성 종목으로 정하고 특급 지원에 나섰다. 당시에는 대한민국이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낼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상황이었다.
계영 대표팀은 지난해 4월과 올해 3월 전동현 코치와 함께 호주 전지훈련을 진행했다. 호주 대표팀 출신의 세계적인 지도자 이언 포프, 리처드 스칼스로부터 각종 노하우도 배웠다.
비용이 만만치 않았지만, 계영 대표팀의 가능성을 확신했기에 과감한 투자를 했고 혜안은 적중했다. 대표팀은 1년 사이 계영 800m 한국 신기록을 계속 경신해왔다. 마침내 이번 아시안게임에선 '7분 1초 73'으로 금메달과 함께 아시아 신기록까지 세웠다.
7분 1초 73은 우물 안 기록이 아니다. 지난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 이 기록을 세웠다면 동메달을 따낼 수 있었다. 이제 대한민국 계영 대표팀은 당당히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 [영상] 수영 역사 새로 썼다! 남자 계영 800m 금메달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782530
▶이 기사에 나온 경기영상이 궁금하다면, KBS 항저우아시안게임 바로가기
https://news.kbs.co.kr/special/asiangames/2022/main.html
-
-
문영규 기자 youngq@kbs.co.kr
문영규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슈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