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기업 공시 가이드라인 확정…어떤 내용 담기나?

국내 주식시장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밸류업’ 정책의 시행을 앞두고 기업들의 공시 표준이 될 가이드라인이 나왔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오늘(26일) 상장기업과 기업 밸류업 자문단 등 다양한 시장참여자의 의견을 반영한 가이드라인 최종안을 확정해 발표했습니다.

제시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기본적인 기업정보(업종·재무실적)와 사업현황, 기업가치 제고 목표와 계획 수립, 이행평가 등을 담아야 합니다.

기업은 속해 있는 산업의 특징과 성장 단계, 주주 관심 사항 등을 고려해 기업의 중장기적인 가치 제고 목적에 부합하는 지표를 선정합니다.

재무지표의 경우 PBR(주가순자산비율)이나 PER(주가수익비율) 같은 시장평가,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자본 효율성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배당금액이나 배당수익률, 자사주 보유분과 소각 내역 등 주주환원 관련 내용도 포함될 수 있으며 매출액 증가율 등 성장성 지표도 담길 수 있습니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 기업가치가 저평가되는 원인으로 지목되는 지배구조도 비재무적 요소지만 공시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기업은 주주와의 소통현황, 계획, 실적 등을 작성할 수 있으며 단순히 횟수와 같은 정략적 측면만이 아니라 주주총회 문화 개선 등 정성적인 측면의 서술도 필요하다고 거래소는 설명했습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기업 모두 대상으로 시행되며 연 1회 등 주기적으로 공시하는 게 권고됩니다.

기업은 이사회를 중심으로 관련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하게 되며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에 자율공시하게 됩니다.

■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9월 중 ‘밸류업 지수’ 발표

공시를 성실하게 하는 기업들은 정부로부터 다양한 혜택을 받게 됩니다.

주주환원을 늘릴 경우 법인세나 배당소득세 경감 등 세제지원을 받게 되며 밸류업 표창을 받으면 주기적 지정 감사 면제 심사 시 가점을 부여하거나 감리 제재 조치 시에 감경 사유로 고려하는 등 추가 인센티브를 제공합니다.

오는 9월에는 모범 공시 기업들을 대상으로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후 약 2~3개월 뒤에는 관련 지수와 연계된 ETF(상장지수펀드) 등 금융상품도 출시할 계획입니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기업가치 제고 활동을 지켜보기 때문에 밸류업 지수에 편입될 경우 실제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가 있을 거로 전망됩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밸류업 지수(인덱스)에 편입되면 연기금 등이 해당 기업에 투자를 늘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기업들은 자금 조달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 내일(27일)부터 시행…‘예고 공시’ 기업 많을 듯

가이드라인은 내일(27일)부터 시행됩니다.

준비된 상장기업부터 공시할 수 있으며 현재 준비 중인 기업도 투자자에 향후 공시 일정을 사전에 안내하는 예고 형태의 공시를 할 수 있습니다.

공시 준비를 위해서는 이사회를 통한 준비 작업이 필요한 만큼 예고 공시를 먼저 하는 기업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거래소는 공시책임자와 담당자를 대상으로 공시교육을 하는 한편 중소 상장기업도 공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맞춤형 컨설팅과 공시 영문번역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기업가치 제고계획’ 수립과 이행에 대한 이사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상장기업 이사들을 대상으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안내에 나설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