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돌려달라”…무너지는 미국 지방 병원

입력 2024.06.24 (07:39) 수정 2024.06.24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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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에선 코로나19 이후 지역 의료기관이 잇따라 폐업해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노인 인구가 많거나 빈곤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폐원이 많은데 정치권도, 지역 정부도 마땅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현지에서 이정민 특파원이 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8월, 미국 동부 노스캐롤라이나의 한 종합 병원이 문을 닫았습니다.

노인 인구가 25%인 이 지역에서 꼭 필요한 병원이었지만, 빈곤율이 높은 지역 병원의 재정난을 감당하지 못한 겁니다.

[스티브 매닝/전 마틴 종합병원 부원장 : "전반적으로 수익이 줄었습니다. 병원이나 지역사회가 더는 유지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있었습니다."]

병원이 문을 닫자 이 카운티 내에서 더 이상 응급 진료는 불가능하게 됐습니다.

문을 닫은 병원에서 가장 가까운 응급실입니다.

차량 제한 속도까지 달려서 와도 약 25분이 더 걸립니다.

[조니 밀스/지역 주민 : "저는 심장에 인공 판막 2개가 있고 심박조율기가 있고 당뇨병도 있어요. 대체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요?"]

종합 병원과 연계됐던 소규모 지역 병원, 약국들까지 잇따라 문을 닫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에선 2010년 이후 149개의 지역 병원이 문을 닫거나 기능을 전환했고, 재정에 빨간 불이 켜진 병원도 450곳이 넘습니다.

코로나 19 때 확 늘었던 정부 지원이 줄고, 물가와 임금까지 인상되자 폐원은 더 가속화됐습니다.

일부 지자체는 문을 닫은 병원을 입원 환자 없이 응급 병상만 두는 농촌 응급 병원으로 바꾸는 걸 추진하지만, 과정은 산 넘어 산입니다.

[벤 아이스너/마틴 카운티 관리인 : "의료진과 비의료진 간호 인력, 지원 인력까지 모든 인원을 새로 찾아야 합니다."]

정치권은 경쟁적으로 의료 복지 강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 없는 의료 공백에 주민들 불만은 커져가고 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 윌리엄스턴에서 KBS 뉴스 이정민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황보현평/그래픽:김정현/자료조사:이세영 이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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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급실 돌려달라”…무너지는 미국 지방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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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4-06-24 07:4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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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에선 코로나19 이후 지역 의료기관이 잇따라 폐업해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노인 인구가 많거나 빈곤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폐원이 많은데 정치권도, 지역 정부도 마땅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현지에서 이정민 특파원이 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8월, 미국 동부 노스캐롤라이나의 한 종합 병원이 문을 닫았습니다.

노인 인구가 25%인 이 지역에서 꼭 필요한 병원이었지만, 빈곤율이 높은 지역 병원의 재정난을 감당하지 못한 겁니다.

[스티브 매닝/전 마틴 종합병원 부원장 : "전반적으로 수익이 줄었습니다. 병원이나 지역사회가 더는 유지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있었습니다."]

병원이 문을 닫자 이 카운티 내에서 더 이상 응급 진료는 불가능하게 됐습니다.

문을 닫은 병원에서 가장 가까운 응급실입니다.

차량 제한 속도까지 달려서 와도 약 25분이 더 걸립니다.

[조니 밀스/지역 주민 : "저는 심장에 인공 판막 2개가 있고 심박조율기가 있고 당뇨병도 있어요. 대체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요?"]

종합 병원과 연계됐던 소규모 지역 병원, 약국들까지 잇따라 문을 닫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에선 2010년 이후 149개의 지역 병원이 문을 닫거나 기능을 전환했고, 재정에 빨간 불이 켜진 병원도 450곳이 넘습니다.

코로나 19 때 확 늘었던 정부 지원이 줄고, 물가와 임금까지 인상되자 폐원은 더 가속화됐습니다.

일부 지자체는 문을 닫은 병원을 입원 환자 없이 응급 병상만 두는 농촌 응급 병원으로 바꾸는 걸 추진하지만, 과정은 산 넘어 산입니다.

[벤 아이스너/마틴 카운티 관리인 : "의료진과 비의료진 간호 인력, 지원 인력까지 모든 인원을 새로 찾아야 합니다."]

정치권은 경쟁적으로 의료 복지 강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 없는 의료 공백에 주민들 불만은 커져가고 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 윌리엄스턴에서 KBS 뉴스 이정민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황보현평/그래픽:김정현/자료조사:이세영 이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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