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서류 기록 미비로 볼트 체결 안돼…안전관리 강화”

올해 초 비행 중인 여객기에서 비상구 덮개가 떨어져 나간 사고와 관련해,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이 처음으로 언론 앞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전면적인 쇄신을 통한 재발 방지를 약속했습니다.

보잉은 현지시각 25일 미국 워싱턴주 렌턴 지역에 있는 자사의 공장에 10여개국 기자 30여 명을 초청해 관련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엘리자베스 룬드 품질 총괄 수석부사장은 지난 1월 발생한 비상구 덮개 이탈 사고의 원인이 비행기 조립 과정에서 고정용 볼트가 누락됐기 때문이라고 인정했습니다.

룬드 수석부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협력업체인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즈가 만든 기본 동체가 보잉의 렌턴 공장에 들어왔을 때부터 비상구 덮개 연결 부위의 리벳(고정용 대못)이 적합하지 않은 상태인 것을 발견했고, 보잉과 에어로시스템즈의 담당자들이 교체 여부를 논의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논의 과정에서 렌턴 공장 내 다른 조립 작업이 그대로 진행됐고, 해당 동체는 결국 제조 라인의 맨 끝까지 이동했으며, 이 시점에서 작업자들은 문제가 된 리벳을 교체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위해 비상구 덮개를 열었는데, 리벳 교체 후 덮개를 다시 닫는 과정에서 볼트가 빠진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즉, 비상구 덮개를 열었다는 사실이 제대로 서류에 기록되지 않은 탓에 후속 작업자들이 이런 사실을 모른 상태에서 볼트를 체결하지 않고 덮개를 마감했다는 것이 보잉 측의 설명입니다.

룬드 수석부사장은 “일부 직원이 이런 조건에서 서류 한 장 제대로 작성하지 못했다는 사실과, 그 사고가 우리 모두에게 충격적이었다는 사실을 매우 투명하게 밝힌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인력 교육과 훈련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제조 과정에서 직원들이 공유하는 계획과 절차를 가능한 한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한편, 공급업체에서 유입되는 결함과 자체적으로 생성되는 결함을 모두 제거하고 안전과 품질에 관한 문화를 전반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룬드 수석부사장은 밝혔습니다.

사고가 난 여객기는 지난 1월 5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국제공항을 이륙한 알래스카항공의 보잉 737 맥스9 기종으로, 약 5천 미터 상공을 비행하던 중 비상구 덮개가 이탈하면서 비상착륙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