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새고, 금 가고…” ‘임대아파트 노후화’ 어떻게?

입력 2024.09.23 (21:33) 수정 2024.09.23 (22:0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사회적 약자의 주거 복지를 담당해 온 공공임대주택이 노후화되며, 본래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방안 등이 대안으로 나오고 있지만 재원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인데, 정부는 연말까지 대책을 제시하기로 했습니다.

오대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안양에 있는 약 5백 세대 규모의 영구임대 아파트 단지.

1992년 지어져 이미 30년이 넘었습니다.

복도를 지나 집 안으로 들어가 보니, 잦은 누수 탓에 벗겨진 천장 페인트가 눈에 띕니다.

[장춘옥/입주민 : "(최근에) 따뜻한 물이 하루 종일 안 나오고, 이게 수시로 고치는 것이 많이 있어요. 이제 32년 동안이나 됐으니까. 모든 것이, 모든 것이 다 고장이 많이 나나 봐요."]

평택에 있는 또 다른 영구임대 아파트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외벽에 작은 금이 생기는 등 곳곳에서 노후화된 흔적이 보입니다.

[임연식/입주민 : "여기도 맨 처음에 이사 왔을 때는 여기 바닥에 금이 가서 얘기를 했는데도 안 해주더라고… 겨울에는 추워서 저기 문풍지로 다 내가 사서 바르고…"]

LH의 건설임대 87만 호 중 20년 이상 된 임대주택은 19만 호, 30년 넘은 곳도 10만 5천 호에 이릅니다.

이처럼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수리 비용은 2015년 3천억 원에서 올해는 1조 6천억 원으로 5배 늘었고, 2027년부터는 한 해에 2조 원이 들 걸로 예상됩니다.

이에 LH는 노후임대주택 정비사업으로 리모델링 또는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재건축은 사업성 확보와 주민 이주 문제, 특히 재원 부족 등으로 실제 이뤄진 곳은 전무합니다.

[윤종군/국회 국토교통위원/더불어민주당 : "(노후화로) 정주 여건이 악화되는 거고, 또 도심 지역 내에서 슬럼화될 수도 있고… 정부가 재정 지원 우선순위를 지금보다는 좀 높게 평가를 해야 될 필요가 있다…"]

서민 주거복지에 소홀하다는 지적에 국토부는 노후 공공임대단지의 관리 방안을 연말까지 수립해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촬영기자:권순두 임태호/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김지혜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물 새고, 금 가고…” ‘임대아파트 노후화’ 어떻게?
    • 입력 2024-09-23 21:33:21
    • 수정2024-09-23 22:04:39
    뉴스 9
[앵커]

사회적 약자의 주거 복지를 담당해 온 공공임대주택이 노후화되며, 본래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방안 등이 대안으로 나오고 있지만 재원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인데, 정부는 연말까지 대책을 제시하기로 했습니다.

오대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안양에 있는 약 5백 세대 규모의 영구임대 아파트 단지.

1992년 지어져 이미 30년이 넘었습니다.

복도를 지나 집 안으로 들어가 보니, 잦은 누수 탓에 벗겨진 천장 페인트가 눈에 띕니다.

[장춘옥/입주민 : "(최근에) 따뜻한 물이 하루 종일 안 나오고, 이게 수시로 고치는 것이 많이 있어요. 이제 32년 동안이나 됐으니까. 모든 것이, 모든 것이 다 고장이 많이 나나 봐요."]

평택에 있는 또 다른 영구임대 아파트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외벽에 작은 금이 생기는 등 곳곳에서 노후화된 흔적이 보입니다.

[임연식/입주민 : "여기도 맨 처음에 이사 왔을 때는 여기 바닥에 금이 가서 얘기를 했는데도 안 해주더라고… 겨울에는 추워서 저기 문풍지로 다 내가 사서 바르고…"]

LH의 건설임대 87만 호 중 20년 이상 된 임대주택은 19만 호, 30년 넘은 곳도 10만 5천 호에 이릅니다.

이처럼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수리 비용은 2015년 3천억 원에서 올해는 1조 6천억 원으로 5배 늘었고, 2027년부터는 한 해에 2조 원이 들 걸로 예상됩니다.

이에 LH는 노후임대주택 정비사업으로 리모델링 또는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재건축은 사업성 확보와 주민 이주 문제, 특히 재원 부족 등으로 실제 이뤄진 곳은 전무합니다.

[윤종군/국회 국토교통위원/더불어민주당 : "(노후화로) 정주 여건이 악화되는 거고, 또 도심 지역 내에서 슬럼화될 수도 있고… 정부가 재정 지원 우선순위를 지금보다는 좀 높게 평가를 해야 될 필요가 있다…"]

서민 주거복지에 소홀하다는 지적에 국토부는 노후 공공임대단지의 관리 방안을 연말까지 수립해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촬영기자:권순두 임태호/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김지혜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