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커, 외교부 행사서 인생 첫 연설…“실패 두려워 말고, 겸손하자”

입력 2024.11.20 (15:31) 수정 2024.11.2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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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잖아요. 저는 오히려 실패가 성공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실패는 작은 성공이었어요.”

‘e스포츠계 전설’로 불리는 프로게이머 페이커(이상혁)가 외교부가 오늘(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주최한 ‘2024 글로벌 혁신을 위한 미래 대화’ 기조연설에서 자신의 성장에 실패가 도움이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연설을 처음 해본다는 페이커는 “불과 3주 전 수만 명의 관객 앞에서 경기했었는데, 지금은 살면서 제일 떨린다”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는 2013년 프로 데뷔 첫해를 비롯해 2015년, 2016년 국제대회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 내리 우승했지만, 7년간 정상을 밟지 못하다가 2023년 다시 우승하며 ‘왕좌’를 되찾았습니다.

페이커는 2016년 이후 우승하지 못했던 기간 동안 “실패가 꼭 나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배웠다”고 말했습니다.

페이커는 “승부욕이 강한 편이어서 처음 경기에서 패배했을 땐 화를 많이 냈고, 무언가를 때렸을 정도였다. 기물을 때려 부순 건 아니었지만…. 손이 아프니까 말랑말랑한 소파를 때렸다”면서 “계속해서 패배하다 보니, 승부욕이 저를 승리로 항상 이끌어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습니다.

그는 “늘 1등을 해야 하는 프로의 세계에서는 당연히 이기는 것이 좋고 지는 것은 나쁘다고 생각했다”며 “실패로부터 성장할 수 있었고 지금처럼 잘할 수 있었다. 지금의 저는 그런 실패 하나하나가 모여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실패는 작은 성공이었고, 성공의 일부였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프로게이머 평균 수명인 6~7년의 2배 가까운 12년간 활동할 수 있었던 비결로 “두려움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페이커는 상대방의 실력이나 환경, 운 등 외부 요인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결정되는 상황이 “너무 싫었다”며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되었으면 성공이고, 준비를 열심히 했으면 또한 성공이다”라고도 밝혔습니다.

그는 이 같은 배움과 성장에서 ‘겸손’이 중요하다고 밝히며 “내게 분명 부족한 것이 있고, 남들을 보며 배우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겸손”이라고 말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요즘의 혐오와 차별을 보면 안타깝다”며 “본인 가치관이 시대적으로 항상 옳을 수 없는 건데 어떻게 맞는다고 단언하는지 안타깝다. 본인이 가진 게 항상 옳지 않고 정답은 아니라는 마음을 가지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준비한 원고 대신 즉석에서 15분간 발언을 이어간 페이커는 연설 초반 가슴을 쓸어내리고 잠시 말을 멈추는 등 긴장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실패하든 성공하든, 이것(즉석연설) 또한 작은 성공일 거라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청년들에게 “좋아하는 것을 하시고, 열정을 갖고 실패를 두려워 말고, 남들을 존중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며 연설을 마무리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5회 우승으로 e스포츠 사상 최고 기록을 보유한 페이커는 국내·국제대회 최다 우승 기록을 경신 중입니다.

게임 실력과 자기관리, 모범적 언행, 적극적인 기부로 국내외에 두터운 팬덤이 형성돼 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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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1-20 15:31:34
    • 수정2024-11-20 15:35:16
    정치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잖아요. 저는 오히려 실패가 성공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실패는 작은 성공이었어요.”

‘e스포츠계 전설’로 불리는 프로게이머 페이커(이상혁)가 외교부가 오늘(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주최한 ‘2024 글로벌 혁신을 위한 미래 대화’ 기조연설에서 자신의 성장에 실패가 도움이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연설을 처음 해본다는 페이커는 “불과 3주 전 수만 명의 관객 앞에서 경기했었는데, 지금은 살면서 제일 떨린다”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는 2013년 프로 데뷔 첫해를 비롯해 2015년, 2016년 국제대회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 내리 우승했지만, 7년간 정상을 밟지 못하다가 2023년 다시 우승하며 ‘왕좌’를 되찾았습니다.

페이커는 2016년 이후 우승하지 못했던 기간 동안 “실패가 꼭 나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배웠다”고 말했습니다.

페이커는 “승부욕이 강한 편이어서 처음 경기에서 패배했을 땐 화를 많이 냈고, 무언가를 때렸을 정도였다. 기물을 때려 부순 건 아니었지만…. 손이 아프니까 말랑말랑한 소파를 때렸다”면서 “계속해서 패배하다 보니, 승부욕이 저를 승리로 항상 이끌어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습니다.

그는 “늘 1등을 해야 하는 프로의 세계에서는 당연히 이기는 것이 좋고 지는 것은 나쁘다고 생각했다”며 “실패로부터 성장할 수 있었고 지금처럼 잘할 수 있었다. 지금의 저는 그런 실패 하나하나가 모여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실패는 작은 성공이었고, 성공의 일부였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프로게이머 평균 수명인 6~7년의 2배 가까운 12년간 활동할 수 있었던 비결로 “두려움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페이커는 상대방의 실력이나 환경, 운 등 외부 요인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결정되는 상황이 “너무 싫었다”며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되었으면 성공이고, 준비를 열심히 했으면 또한 성공이다”라고도 밝혔습니다.

그는 이 같은 배움과 성장에서 ‘겸손’이 중요하다고 밝히며 “내게 분명 부족한 것이 있고, 남들을 보며 배우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겸손”이라고 말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요즘의 혐오와 차별을 보면 안타깝다”며 “본인 가치관이 시대적으로 항상 옳을 수 없는 건데 어떻게 맞는다고 단언하는지 안타깝다. 본인이 가진 게 항상 옳지 않고 정답은 아니라는 마음을 가지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준비한 원고 대신 즉석에서 15분간 발언을 이어간 페이커는 연설 초반 가슴을 쓸어내리고 잠시 말을 멈추는 등 긴장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실패하든 성공하든, 이것(즉석연설) 또한 작은 성공일 거라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청년들에게 “좋아하는 것을 하시고, 열정을 갖고 실패를 두려워 말고, 남들을 존중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며 연설을 마무리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5회 우승으로 e스포츠 사상 최고 기록을 보유한 페이커는 국내·국제대회 최다 우승 기록을 경신 중입니다.

게임 실력과 자기관리, 모범적 언행, 적극적인 기부로 국내외에 두터운 팬덤이 형성돼 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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