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비만 46억 원”…국토대장정 나선 아버지

입력 2024.11.20 (18:36) 수정 2024.11.20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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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태어난 전사랑 양.
올해 만 세살로,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 놀 나이지만 사랑이는 스스로 몸을 움직이기 쉽지 않습니다.
희귀병을 앓고 있기 때문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건강하고 평범해 보이지만 전 양은 지난 5월 '듀센 근이영양증' 확정 진단을 받았습니다.
듀센 근이영양증은 유전자 이상으로 팔이나 다리, 몸통 등 근육이 퇴행하는 질환입니다.
주로 남성에게서 발병하고, 여아에게도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랑이의 치료를 맡고 있는 주기찬 재활치료사는 "사랑이는 진행 속도가 빠른 편"이라며 "근육 위축이 호흡 근육까지 침범하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현재로서는 치료제를 맞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세 살배기 딸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사랑 양의 아버지, 전요셉 씨가 후원 모금 국토대장정에 나섰습니다. 이달 초 부산 광안리를 시작으로 울산, 경북 등을 거쳐 서울 광화문까지 740여 km에 이르는 긴 여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루 평균 10시간 40km 거리를 걷고 있습니다.


■ 세 살 딸 치료비 위해 국토대장정 나선 아버지

사랑이의 어머니 이상아 씨는 처음 진단을 받았을 때 병명이 생소해 당황스러운 마음이 컸다고 말했습니다.
아이가 커가면서 스스로 아픈 것을 인지해가는데, 친구들 앞에서 뛸 수 없는데 뛰는 척 하려할 때에는 가슴이 미어진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 부부에게 희망을 안겨준 건 미국에서 개발된 치료제와 해외 기사였습니다.
완치제는 아니지만 큰 효과를 보이는 유전자치료제가 지난해 미국에서 개발된 사실을 알게 된 겁니다.
국내에선 시판되지 않아 미국으로 직접 치료를 받으러 가야 하는 상황인데요.
부부가 알아본 딸의 치료비는 무려 33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6억 원에 달합니다.


막막하기만 했던 전 씨는, 또 다른 해외 기사를 접하게 됩니다.
칠레의 한 엄마가 사랑이와 같은 질환을 겪은 아들을 살리기 위해 53억 원이 넘는 돈을 국토대장정 후원 모금으로 모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46억 원.
현실적으로 마련하기 어려운 돈이지만 전 씨는 딸의 사연을 널리 알려 조금이라도 후원을 받고 싶다며 간절한 마음에 국토대장정을 시작했습니다.
한 명에게 만 원씩 기부 받는 '46만 명 1만 원의 기적 챌린지'는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 딸 향한 마음에 응원 댓글 수백개

지난달 말, 전 씨는 사랑이의 사연과 모금 후원을 알리는 글을 모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렸습니다.
자녀를 향한 사랑과 진심이 누리꾼들에게도 전달됐는지, 전 씨가 올린 글은 조회수가 5만 회를 넘었고 응원하는 댓글도 수백개가 달렸습니다.

- 전 씨가 작성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 중

"할 수만 있다면 제가 그 근육병을 대신 걸리고 싶습니다. 한 번만이라도 우리 딸도 조금 걸었다고 근육이 아프다하는 일이 없기를, 다른 아이들처럼 자신은 뛸 수 없다고 홀로 놀이터 구석에서 혼자 놀지 않기를... "

"적은 금액이라도, 천천히라도 좋으니 조금씩 조금씩 희망의 물꼬가 터지기를 바라며 무작정 걸으려고 합니다."


-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 댓글 중

"내아이 손에 가시만 박혀도 맘아픈게 부모인데 그맘 오죽 아릴까요. 그럼에도 아이 앞에서는 웃어주고 잘될거야 기적은 있어 말해줘야 하는이가 부모이기에 '말따라 간다'고 꼭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봅니다."

"차라리 내가 아프고 내가 죽고말지 자식 아픈거 바라보는 부모에 맘이란 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전 씨는 국토대장정을 이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만 행색이 초라해 식당에서 박대를 받는 등 힘든 순간도 있었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래도 걷는 길이 외롭지 않은 건 응원해주는 사람을 만났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지금까지 만 2천여 명의 시민이 딸을 위해 마음을 써줬다면서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교통사고로 무릎 수술을 4번이나 한 남편을 처음엔 울면서 말렸다는 아내 이상아 씨도 "관심을 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며 "사랑이가 치료를 받고 보답할 수 있도록 힘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제 충북 청주를 지나 충남 천안, 경기도 평택, 수원 등 수도권을 향해 걸음을 옮기는 전 씨.
오늘도 아빠는 딸을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묵묵하게 발을 내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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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료비만 46억 원”…국토대장정 나선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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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4-11-20 18:3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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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태어난 전사랑 양.
올해 만 세살로,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 놀 나이지만 사랑이는 스스로 몸을 움직이기 쉽지 않습니다.
희귀병을 앓고 있기 때문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건강하고 평범해 보이지만 전 양은 지난 5월 '듀센 근이영양증' 확정 진단을 받았습니다.
듀센 근이영양증은 유전자 이상으로 팔이나 다리, 몸통 등 근육이 퇴행하는 질환입니다.
주로 남성에게서 발병하고, 여아에게도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랑이의 치료를 맡고 있는 주기찬 재활치료사는 "사랑이는 진행 속도가 빠른 편"이라며 "근육 위축이 호흡 근육까지 침범하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현재로서는 치료제를 맞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세 살배기 딸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사랑 양의 아버지, 전요셉 씨가 후원 모금 국토대장정에 나섰습니다. 이달 초 부산 광안리를 시작으로 울산, 경북 등을 거쳐 서울 광화문까지 740여 km에 이르는 긴 여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루 평균 10시간 40km 거리를 걷고 있습니다.


■ 세 살 딸 치료비 위해 국토대장정 나선 아버지

사랑이의 어머니 이상아 씨는 처음 진단을 받았을 때 병명이 생소해 당황스러운 마음이 컸다고 말했습니다.
아이가 커가면서 스스로 아픈 것을 인지해가는데, 친구들 앞에서 뛸 수 없는데 뛰는 척 하려할 때에는 가슴이 미어진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 부부에게 희망을 안겨준 건 미국에서 개발된 치료제와 해외 기사였습니다.
완치제는 아니지만 큰 효과를 보이는 유전자치료제가 지난해 미국에서 개발된 사실을 알게 된 겁니다.
국내에선 시판되지 않아 미국으로 직접 치료를 받으러 가야 하는 상황인데요.
부부가 알아본 딸의 치료비는 무려 33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6억 원에 달합니다.


막막하기만 했던 전 씨는, 또 다른 해외 기사를 접하게 됩니다.
칠레의 한 엄마가 사랑이와 같은 질환을 겪은 아들을 살리기 위해 53억 원이 넘는 돈을 국토대장정 후원 모금으로 모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46억 원.
현실적으로 마련하기 어려운 돈이지만 전 씨는 딸의 사연을 널리 알려 조금이라도 후원을 받고 싶다며 간절한 마음에 국토대장정을 시작했습니다.
한 명에게 만 원씩 기부 받는 '46만 명 1만 원의 기적 챌린지'는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 딸 향한 마음에 응원 댓글 수백개

지난달 말, 전 씨는 사랑이의 사연과 모금 후원을 알리는 글을 모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렸습니다.
자녀를 향한 사랑과 진심이 누리꾼들에게도 전달됐는지, 전 씨가 올린 글은 조회수가 5만 회를 넘었고 응원하는 댓글도 수백개가 달렸습니다.

- 전 씨가 작성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 중

"할 수만 있다면 제가 그 근육병을 대신 걸리고 싶습니다. 한 번만이라도 우리 딸도 조금 걸었다고 근육이 아프다하는 일이 없기를, 다른 아이들처럼 자신은 뛸 수 없다고 홀로 놀이터 구석에서 혼자 놀지 않기를... "

"적은 금액이라도, 천천히라도 좋으니 조금씩 조금씩 희망의 물꼬가 터지기를 바라며 무작정 걸으려고 합니다."


-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 댓글 중

"내아이 손에 가시만 박혀도 맘아픈게 부모인데 그맘 오죽 아릴까요. 그럼에도 아이 앞에서는 웃어주고 잘될거야 기적은 있어 말해줘야 하는이가 부모이기에 '말따라 간다'고 꼭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봅니다."

"차라리 내가 아프고 내가 죽고말지 자식 아픈거 바라보는 부모에 맘이란 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전 씨는 국토대장정을 이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만 행색이 초라해 식당에서 박대를 받는 등 힘든 순간도 있었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래도 걷는 길이 외롭지 않은 건 응원해주는 사람을 만났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지금까지 만 2천여 명의 시민이 딸을 위해 마음을 써줬다면서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교통사고로 무릎 수술을 4번이나 한 남편을 처음엔 울면서 말렸다는 아내 이상아 씨도 "관심을 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며 "사랑이가 치료를 받고 보답할 수 있도록 힘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제 충북 청주를 지나 충남 천안, 경기도 평택, 수원 등 수도권을 향해 걸음을 옮기는 전 씨.
오늘도 아빠는 딸을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묵묵하게 발을 내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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