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의 ‘작심발언’…“최상목 도와야”

입력 2025.01.02 (13:23) 수정 2025.01.02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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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도와야한다"

"헌법재판관 후보 임명 덕에 '사령탑 탄핵' 가능성은 줄었다"


최 권한대행에 대한 적극적 지지를 호소한 인물. 기재부 대변인이 아닙니다.

바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입니다.

오늘(2일) 신년을 맞아 기자실을 찾은 이 총재. 기자들 앞에서 '작심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덕담과 함께 원론적인 경제전망들이 오가던 보통의 새해 인사와는 달랐습니다.

■"최상목 탄핵되면 정부 작동하겠나"

이 총재는 최상목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중 2명을 임명한데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최 권한대행의 결정을 비난하는 사람이 많은데, 최 권한대행이 (그런 결정을) 하지 않았을 때 우리 경제가 어떻게 되고, 우리 정부가 한동안 기능할 수 있을지를 이야기해야 한다"

"대통령과 총리가 탄핵 당한 상황에서 또 탄핵이 이어지면 과연 정부가 작동할 수 있느냐"

"정치적 위험은 신용등급에 영향을 주는데, 신용등급은 한 번 내려가면 다시 올리기 굉장히 어렵다"

(이창용 총재, 1월 2일, 기자실 방문 中)

나라 경제를 생각했을 때, 최 권한대행의 결정이 옳았다는 평가를 내린겁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2명 임명에 반발한 일부 국무위원을 향해서도 날 선 반응도 보였습니다.

"최 권한대행의 어려운 결정으로 이제 대외에 우리 경제 운영이 정치 프로세스와 분리돼서 간다, 한국 경제는 튼튼하다는 메시지를 내려고 하는데, 여기에 책임 있는 사람들이 (최 권한대행을) 비난하면 그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하느냐"

"고민 좀 하고 이야기했으면 좋겠다"

(이창용 총재, 1월 2일, 기자실 방문 中)

기자실을 방문하기 전 취재진들에게 공식적으로 공개한 신년사 내용은 이렇게 세지 않았습니다.

신년사에서는 최 권한대행에 대해 "대외 신인도 하락과 국정 공백 상황을 막기 위해 정치보다는 경제를 고려해 어렵지만 불가피한 결정을 한 것"이라는 비교적 순한 표현들이 담겼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기자들 앞에서 뱉은 발언의 수위가 확 올라간겁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우)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우)

■최상목-이창용 '각별한 경제수장'

이 총재의 이러한 작심발언은 최근 우리나라 경제가 위태롭다는 위기의식과 함께, 최 권한대행에 대한 '파트너십'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최 권한대행과 이창용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른바 'F4(Finance 4)'로 불리는 경제 수장들입니다.

이 총재가 취임한 이후 매주 F4 회의(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가 열리고 있고, 지난해 9월에는 한은 총재로서는 처음으로 기획재정부를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최 권한대행과 이 총재의 각별한 인연이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계엄 사태 이후에는, 한은을 방문한 야당 의원들에게 이 총재는 "(최 권한대행이) 계엄 선포 전 소집된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결정에 반대하고 뛰쳐나왔다고 들었다"는 후일담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최 권한대행에 대한 일종의 '옹호성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겁니다.

지난해 12월30일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불가피하게 자리를 비운 최 권한대행을 대신해 F4 회의를 직접 주재한 인물도 이창용 총재입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왼쪽부터, 자료사진)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왼쪽부터, 자료사진)

■우리나라 경제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무엇보다 경제가 어려운 현 시점에서, 컨트롤 타워가 반드시 있어야한다는 위기의식이 가장 커보입니다.

이창용 총재는 신년사를 통해 우리 나라 경제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 최근 들어 국제사회의 관심이 금융·외환시장 불안을 넘어 국정 컨트롤타워가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로까지 확대됐다"

"우리나라의 정치적 갈등 속에 국정공백이 지속될 경우 대외 신인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경제 전반에 직간접적으로 충격이 더해질 수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1월 2일, 신년사 中)

계엄과 대통령 탄핵, 그리고 권한대행(총리)의 탄핵까지.

유례없는 정치적 불안 속에서, 우리 경제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는 현실을 새해 첫날부터 실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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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도와야한다"

"헌법재판관 후보 임명 덕에 '사령탑 탄핵' 가능성은 줄었다"


최 권한대행에 대한 적극적 지지를 호소한 인물. 기재부 대변인이 아닙니다.

바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입니다.

오늘(2일) 신년을 맞아 기자실을 찾은 이 총재. 기자들 앞에서 '작심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덕담과 함께 원론적인 경제전망들이 오가던 보통의 새해 인사와는 달랐습니다.

■"최상목 탄핵되면 정부 작동하겠나"

이 총재는 최상목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중 2명을 임명한데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최 권한대행의 결정을 비난하는 사람이 많은데, 최 권한대행이 (그런 결정을) 하지 않았을 때 우리 경제가 어떻게 되고, 우리 정부가 한동안 기능할 수 있을지를 이야기해야 한다"

"대통령과 총리가 탄핵 당한 상황에서 또 탄핵이 이어지면 과연 정부가 작동할 수 있느냐"

"정치적 위험은 신용등급에 영향을 주는데, 신용등급은 한 번 내려가면 다시 올리기 굉장히 어렵다"

(이창용 총재, 1월 2일, 기자실 방문 中)

나라 경제를 생각했을 때, 최 권한대행의 결정이 옳았다는 평가를 내린겁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2명 임명에 반발한 일부 국무위원을 향해서도 날 선 반응도 보였습니다.

"최 권한대행의 어려운 결정으로 이제 대외에 우리 경제 운영이 정치 프로세스와 분리돼서 간다, 한국 경제는 튼튼하다는 메시지를 내려고 하는데, 여기에 책임 있는 사람들이 (최 권한대행을) 비난하면 그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하느냐"

"고민 좀 하고 이야기했으면 좋겠다"

(이창용 총재, 1월 2일, 기자실 방문 中)

기자실을 방문하기 전 취재진들에게 공식적으로 공개한 신년사 내용은 이렇게 세지 않았습니다.

신년사에서는 최 권한대행에 대해 "대외 신인도 하락과 국정 공백 상황을 막기 위해 정치보다는 경제를 고려해 어렵지만 불가피한 결정을 한 것"이라는 비교적 순한 표현들이 담겼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기자들 앞에서 뱉은 발언의 수위가 확 올라간겁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우)
■최상목-이창용 '각별한 경제수장'

이 총재의 이러한 작심발언은 최근 우리나라 경제가 위태롭다는 위기의식과 함께, 최 권한대행에 대한 '파트너십'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최 권한대행과 이창용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른바 'F4(Finance 4)'로 불리는 경제 수장들입니다.

이 총재가 취임한 이후 매주 F4 회의(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가 열리고 있고, 지난해 9월에는 한은 총재로서는 처음으로 기획재정부를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최 권한대행과 이 총재의 각별한 인연이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계엄 사태 이후에는, 한은을 방문한 야당 의원들에게 이 총재는 "(최 권한대행이) 계엄 선포 전 소집된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결정에 반대하고 뛰쳐나왔다고 들었다"는 후일담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최 권한대행에 대한 일종의 '옹호성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겁니다.

지난해 12월30일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불가피하게 자리를 비운 최 권한대행을 대신해 F4 회의를 직접 주재한 인물도 이창용 총재입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왼쪽부터, 자료사진)
■우리나라 경제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무엇보다 경제가 어려운 현 시점에서, 컨트롤 타워가 반드시 있어야한다는 위기의식이 가장 커보입니다.

이창용 총재는 신년사를 통해 우리 나라 경제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 최근 들어 국제사회의 관심이 금융·외환시장 불안을 넘어 국정 컨트롤타워가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로까지 확대됐다"

"우리나라의 정치적 갈등 속에 국정공백이 지속될 경우 대외 신인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경제 전반에 직간접적으로 충격이 더해질 수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1월 2일, 신년사 中)

계엄과 대통령 탄핵, 그리고 권한대행(총리)의 탄핵까지.

유례없는 정치적 불안 속에서, 우리 경제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는 현실을 새해 첫날부터 실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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