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불법이민자 추방 본격화…멕시코 “미국과 대화 시작”

새로 출범한 미 트럼프 정부가 자국 내 불법체류자에 대한 단속과 추방을 본격화한 가운데 멕시코 정부가 트럼프 정부와 이민자 추방, 국경 보안 등과 관련한 협의를 시작했습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현지시각 22일 아침 정례 기자회견에서 “어제(21일) 양국 정부 간 대화 과정이 개시됐다”며 “매우 따뜻하고 좋은 소통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해당 대화는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후안 라몬 데라 푸엔테 멕시코 외교장관의 통화로 이뤄졌고, “향후 다양한 문제에 대해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 접경 트럼프 정부의 불법 체류자 단속에 적발돼 미국에서 추방 조처된 이들도 멕시코에 속속 도착하고 있습니다.

21일 밤 미 접경 바하칼리포르니아주(州) 티후아나 국경 검문소에는 콜로라도주 덴버 지역 농장 등지에서 일하던 20여 명이 멕시코 이민당국(INM)에 인계됐다고 현지 일간 엘우니베르살은 보도했습니다.

이들은 샌디에이고까지 차량으로 이동한 뒤 도보로 국경 다리를 건너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트럼프 정부 이민세관단속국(ICE)이 학교와 교회 등 이른바 ‘민감 구역’까지 포함된 광범위한 불법 체류 인원 단속에 나섰다고 CNN 방송을 비롯한 미 언론이 ‘국경 차르’ 톰 호먼 전언 등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당신을 포용하는 멕시코’라는 이름의 이민자 수용 정책 추진을 발표한 멕시코 정부는 북부 국경을 따라 11개의 송환 포인트를 마련하기 위해 서두르는 한편 추방자를 위한 임시거주 센터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텍사스주 엘패소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치와와주 시우다드후아레스에 한 번에 수천 명까지 들어갈 수 있는 규모로 센터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멕시코 정부는 ‘우리는 이미 트럼프를 겪어봤다’며 미국에서 추방된 이들을 포용하고, 남부 국경에서 밀려 들어오는 이민자 흐름을 제어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넉넉지 않은 정부 예산과 북부 국경도시 포화에 따른 범죄 증가 가능성 등에 대해 강한 우려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