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객기·헬기 충돌로 67명 전원 사망…당국, 블랙박스 분석착수

입력 2025.01.31 (13:58) 수정 2025.01.3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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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도 워싱턴DC 인근에서 지난 29일 밤 발생한 여객기와 군용 헬기 충돌 사고로 두 항공기 탑승자 67명이 전원 사망한 것으로 구조 당국이 현지시각 30일 판단했습니다.

워싱턴DC의 존 도널리 소방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제 구조 작전에서 시신 등의 수습 작전으로 전환하는 시점에 있으며, 현시점에서 이번 사고의 생존자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고는 현지시각 29일 오후 8시 53분 워싱턴DC 인근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 착륙하려던 아메리칸항공 여객기가 근처에서 훈련하던 육군 헬기와 충돌해 두 항공기 모두 포토맥강에 추락하며 일어났습니다.

미국 중부 캔자스주에서 출발한 항공기에는 승객 60명과 승무원 4명 등 총 64명이, 헬기에는 군인 3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여객기에는 1994년 세계 피겨 선수권 대회 챔피언 출신인 러시아의 예브게니아 슈슈코바와 바딤 나우모프 부부를 비롯한 전현직 피겨스케이팅 선수와 코치 약 20명이 탑승했다고 외신은 보도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재미 영사업무 담당자에 따르면 탑승자 중에는 여자 피겨 유망주로 주목받아온 한국계 지나 한(Jinna Han) 선수도 포함됐습니다.

또 함께 탑승한 10대 남자 피겨 선수 스펜서 레인은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됐다고 레인의 부친이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미 CBS뉴스에 따르면 지나 한과 스펜서 레인 두 선수의 모친들도 사고기에 함께 타고 있었습니다.

여객기는 동체가 3조각 난 채로 허리 깊이의 강물에 떨어졌으며, 주변에서는 헬기 잔해도 발견됐습니다.

사고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여객기와 헬기가 같은 고도에서 비행했던 이유에 조사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습니다.

사고 당시를 촬영한 영상에는 착륙하려고 저고도로 비행하던 여객기를 향해 헬기가 다가가 충돌하면서 화염이 발생하는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오바마·바이든 행정부에서 항공 안전을 담당하는 사람들을 채용할 때 능력보다 인종과 성별, 계층 등의 다양성을 중시한 탓에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지만,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사고 조사 당국은 여객기 '블랙박스'로 불리는 조종석 음성 녹음 장치와 비행기록 저장 장치를 회수했다고 국가교통안전위원회 NTSB가 밝혔습니다.

NTSB는 향후 30일 내로 조사 결과에 대해 예비 보고서를 작성할 계획입니다.

AP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2001년 11월 12일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출발한 아메리칸항공 여객기가 이륙 직후 인근 주택가로 추락해 260명 전원이 사망한 이래 인명 피해가 가장 큰 항공기 사고입니다.

[사진 출처 : 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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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1-31 13:58:02
    • 수정2025-01-31 14:00:01
    국제
미국 수도 워싱턴DC 인근에서 지난 29일 밤 발생한 여객기와 군용 헬기 충돌 사고로 두 항공기 탑승자 67명이 전원 사망한 것으로 구조 당국이 현지시각 30일 판단했습니다.

워싱턴DC의 존 도널리 소방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제 구조 작전에서 시신 등의 수습 작전으로 전환하는 시점에 있으며, 현시점에서 이번 사고의 생존자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고는 현지시각 29일 오후 8시 53분 워싱턴DC 인근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 착륙하려던 아메리칸항공 여객기가 근처에서 훈련하던 육군 헬기와 충돌해 두 항공기 모두 포토맥강에 추락하며 일어났습니다.

미국 중부 캔자스주에서 출발한 항공기에는 승객 60명과 승무원 4명 등 총 64명이, 헬기에는 군인 3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여객기에는 1994년 세계 피겨 선수권 대회 챔피언 출신인 러시아의 예브게니아 슈슈코바와 바딤 나우모프 부부를 비롯한 전현직 피겨스케이팅 선수와 코치 약 20명이 탑승했다고 외신은 보도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재미 영사업무 담당자에 따르면 탑승자 중에는 여자 피겨 유망주로 주목받아온 한국계 지나 한(Jinna Han) 선수도 포함됐습니다.

또 함께 탑승한 10대 남자 피겨 선수 스펜서 레인은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됐다고 레인의 부친이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미 CBS뉴스에 따르면 지나 한과 스펜서 레인 두 선수의 모친들도 사고기에 함께 타고 있었습니다.

여객기는 동체가 3조각 난 채로 허리 깊이의 강물에 떨어졌으며, 주변에서는 헬기 잔해도 발견됐습니다.

사고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여객기와 헬기가 같은 고도에서 비행했던 이유에 조사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습니다.

사고 당시를 촬영한 영상에는 착륙하려고 저고도로 비행하던 여객기를 향해 헬기가 다가가 충돌하면서 화염이 발생하는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오바마·바이든 행정부에서 항공 안전을 담당하는 사람들을 채용할 때 능력보다 인종과 성별, 계층 등의 다양성을 중시한 탓에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지만,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사고 조사 당국은 여객기 '블랙박스'로 불리는 조종석 음성 녹음 장치와 비행기록 저장 장치를 회수했다고 국가교통안전위원회 NTSB가 밝혔습니다.

NTSB는 향후 30일 내로 조사 결과에 대해 예비 보고서를 작성할 계획입니다.

AP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2001년 11월 12일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출발한 아메리칸항공 여객기가 이륙 직후 인근 주택가로 추락해 260명 전원이 사망한 이래 인명 피해가 가장 큰 항공기 사고입니다.

[사진 출처 : 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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