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멕시코만→미국만’ 변경 예고한 구글에 항의서한

멕시코 대통령이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위치한 ‘멕시코만’의 미국 내 표기를 ‘미국만’으로 바꾸겠다고 밝힌 구글을 상대로 직접 항의서한을 발송했습니다.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현지 시각 30일 저녁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서한을 들어 보이며 구글에 멕시코만 명칭 변경의 부당성을 설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의 경우 우리가 완전한 주권을 지닌 곳은 어디까지인가. 해안선에서 12해리(약 22.2㎞)까지이고 이건 세계 모든 국가에 적용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어느 나라가 바다의 이름이나 뭔가를 바꾸려 한다면 그건 (자국에서) 12해리 안에서만 적용된다. 그 나머지, 이번 경우 멕시코만에는 적용이 되지 않으며, 우리는 이를 구글에 상세히 설명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미국이 멕시코만의 명칭을 일방적으로 바꾸려 한다면, 미국 남서부 일부 지역의 이름도 ‘아메리카나 멕시카나’로 되돌려야 한다는 기존 주장도 되풀이했습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누군가 (구글) 검색엔진에서 아메리카나 멕시카나를 찾으면 앞서 우리가 제시했던 지도가 나오도록 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지도는 스페인이 멕시코와 미국 남서부 지역에 식민지를 건설하던 시기였던 1607년 작성된 것으로 북미 일부를 ‘아메리카나 멕시카나’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당일인 이달 20일 행정명령을 통해 멕시코만의 명칭을 미국만으로, 미국 알래스카주의 북미 최고봉인 데날리산의 명칭을 매킨리산으로 각각 바꿀 것을 지시했습니다.

이에 구글은 27일 자사의 지도 서비스인 ‘구글맵’ 미국 내 이용자에게는 멕시코만과 데날리산이 각각 미국만과 매킨리산으로 표시되게 할 것이란 방침을 밝혔습니다.

다만 미국 외 지역에서는 해당국에서 통용되는 공식 명칭이 계속 표기될 것이라는 게 구글의 입장입니다.

이 과정에서 구글은 특정 지역을 부르는 명칭이 서로 다른 국가들을 의미하는 ‘민감 국가’ 명단에 미국과 멕시코를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만의 이름을 바꾼 조처가 ‘미국의 위대함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에는 “우리나라의 특별한 유산을 홍보하고 미래 세대의 미국 시민들이 우리 미국 영웅들이 남긴 유산을 기념하는 것은 국익에 부합한다”는 문구가 적혔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