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서울의대 교수 성명서
입력 2025.03.18 (16:38)
수정 2025.03.18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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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시간 : 3월 18일(화) 16:00~17:00 KBS1
■ 진행 : 김용준 기자
■ 출연 : 하은진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https://youtu.be/WxmicDzqQXc
◎김용준: 서울대 의대와 서울대병원 교수 4명이 일부 의대생과 전공의들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복귀하는 동료는 더 이상 동료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분들께라는 큰 제목과 함께 이제는 결정할 때라는 소제목을 단 성명서입니다. 의과대학 증원 문제로 촉발된 의정 갈등이 1년을 넘어선 상황에서 나온 건데요. 성명에 동참한 서울대병원 중환자의학과 하은진 교수 모시고 이 문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하은진: 안녕하십니까?
◎김용준: 일단 먼저 이 성명서를 어떻게 내시게 된 건지 그것부터 좀 들어보겠습니다.
▼하은진: 사실은 이런 내용에 대해서는 생각한 지가 벌써 수개월이 지났고요. 갑작스러운 건 아니지만 특히 얼마 전에 이제 건대 의대 문제라든지 이런 것들을 보면서는 분명히 계속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을 입 밖으로 내서 사람들에게 소수이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이들이 있다는 걸 말해야 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개인의 선택, 다양한 의견 이런 것들이 뭔가 전체주의적인 흐름에 묻혀서 묵살되고 또 강요받고 하는 형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을 했고요. 지금 의료계가 흘러가는 방식은 진영 논리에 빠져 있다는 생각인데요. 정부가 잘못했으니까, 우리도 뭔가 옳지 않은 것을 해도 괜찮다라고 합리화하고 있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있어서 그러면서 원래 추구했던 목표를 잃어버리고 표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가지고 한 번은 일침을 가해야 된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김용준: 그러니까 이제 어떻게 보면 다름을 틀림으로 여겨서 개인의 의견을 묵살시키고 진영 논리에 빠진 부분에 일침을 가하고 싶었다는 말씀이신 것 같은데 성명서 내용을 잠깐 좀 보겠습니다. 보면요 전공의 과정을 착취라고 비난하는 주장에 대해서 수련 환경이 가혹하다는 점은 동의하지만, 그 몇 년을 투자하고 전문의가 되는 것이고 전문의가 된 이후에도 대다수는 고액 연봉을 받으면서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지 않는가라고 반문하셨는데 전공의 측 전공의협회 비대위원장 박단 씨는 또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대학병원의 문제는 책임을 위계적으로 전가하는 거다. 교수들이 전공의 부재를 핑계로 간호사를 착취한다. 그러면서 좀 듣기 거북할 수 있겠습니다마는 교수라고 불릴 자격도 없다. 이렇게 강하게 반박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좀 설명을 좀 부탁드릴게요.
▼하은진: 저희가 이제 그 얘기를 한 이유는 지금의 전공의의 노동 환경이 가혹하지 않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람직하다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착취라는 이야기가 너무 포커스가 되다 보니까 그 과정에서 저희가 얻게 되는 의료 지식이나 노하우가 전수되는 그런 수련이라는 것의 가치가 폄하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미에서 말씀을 드렸던 부분이고 책임을 전가한다고 하였으나 사실은 입원한 환자의 최종적인 책임을 지는 건 교수가 맞고요. 지금 간호사님들이 전문 간호사라는 형태로 기존에 전공의들이 하던 일들의 일부를 상당히 많이 하기를 시작을 했는데요. 실제 이런 의료 행위에 주체가 누가 돼야 되냐라는 거는 미국이나 캐나다 같은 곳을 보더라도 전문 간호사와 인턴 레지던트가 하는 역할이 겹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저희가 전문 간호사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지는 않고요. 같은 팀으로서 환자를 잘 보기 위해서 적절하게 의료 행위를 분배해서 보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김용준: 착취를, 왜 수련을 착취라고 하는가에 대한 부분에 문제의식도 있으셨다. 또 하나 짚어볼게요. 의사 면허 하나로 전문가 대접을 받으려는 모습이 오만하다. 의사면허가 곧 전문가를 의미하지 않는다. 이런 지적은 어떤 의미로 하신 지적일까요?
▼하은진: 평상시에 생각하던 그대로입니다. 면허증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실력이 있지도 않고요. 또 전문가라는 것은 전문가로서의 소양과 사회적 역할을 했을 때 전문가 대접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게 면허증 하나로 증명된다고는 보기가 어렵고 지금의 우리의 태도가 전문가다운가에 대해서는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고요. 저는 의학의 전문가라고 하면은 의사니까 또 전문의니까 의학의 전문가라고 생각하실 것 같지만 저는 사실은 신경외과학 중에서도 신경 중환자의 전문가고 제 스스로를 전문가라고 인정하기 시작한 지 불과 한 2~3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전문가는 그런 능력뿐만 아니라 겸손과 어떤 사회적 소양을 갖춰야지 전문가라고 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용준: 그러니까 이제 비유하자면 운전면허 하나 땄다고 내가 운전을 잘하는 베테랑이냐, 아니다. 연수도 받아야 되고 계속 연습도 해야 되고 그 외에 내가 더 필수적인 라이센스도 또 따야 되고 아주 집중적인 한 부분에 들어가야 되고 비로소 나도 2~3년 전부터 전문가로 스스로 생각하게 됐다. 동료애도 언급하셨던데 이게 최근 의대생 단체 채팅방 등에서 수업에 복귀한 학생들은 더 이상 동료가 아니다 뭐 이런 식의 글들이 지금 보시는 것처럼 올라오기도 했더라고요. 추가 이탈자는 동료로 간주하지 않겠다. 등등의 입장문도 왔는데 이 동료애라는 것 이런 부분을 좀 지적하고 싶으셨던 건가요?
▼하은진: 네. 맞습니다. 그리고 사실은 또 이 교수진에 대한 굉장한 비난도 같이 있잖아요. 실질적으로. 그런데 이제 어떤 집단 안에서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그것이 동료가 아니어야 되나 사실은 수만 명 저희 14만 명 정도 될 겁니다. 모든 의사가 다 같은 생각인 게 더 이상하지 않은가라는 생각이고 함께 살아가고 함께 어떤 일을 할 사람들을 뭔가 비난하고 해서는 안 되는 행동으로 그 사람들의 생각을 막고 위축시키는 것 자체가 좀 문제다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김용준: 일단 또 현장에 남아 있는 의료진분들은 또 이런 부분에 대해서 어떤 이야기를 실제로 하시는지도 궁금하네요.
▼하은진: 속상해하고요. 그리고 또 나중에 같이 다시 일할 수 있을까에 대한 염려를 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김용준: 서로 한 현장에 있을 때 반목하고 이러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들도 있으신 거 같아요.
▼하은진: 네.
◎김용준: 일각에서는 교수님들의 성명으로 인해서 오히려 교수와 전공의들 간 내부 갈등만 증폭시키고 있다, 이런 지적도 일부 있는데 물론 용기 있다고 응원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그럼에도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목소리를 내야 했다. 그 이유를 다시 한번 좀 들어볼까요?
▼하은진: 양심 같은 것 같습니다.
◎김용준: 양심이요?
▼하은진: 네. 굉장히 마음이 불편하고 차마 어쩔 수 없었고 외면할 수 없어서 꼭 외쳐야 했던 이야기인 것 같고요. 갈등을 폭발시켰다라고 얘기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사실은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하고 우리가 목표가 같다고 하지만 다양한 방식을 선호하는 거잖아요. 그러면 그 각각의 방식 중에 저 목표로 가기 위해서 최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혹은 바깥의 환경이 바뀌는 상황이라고 하면 그것에 맞춰서 이걸 전환해 갈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추면서 뭔가 집단이 움직여야 된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지금 방식은 약간 파시즘, 나치즘 같은 형태입니다. 어떤 집단의 목표를 정해놓고 거기서 벗어나거나 이탈하는 사람은 다 뭔가 적으로 돌리고. 이런 방식이어서 새로 갈등을 폭발시켰다기보다 저희가 이 얘기를 통해서 하고 싶었던 것은 이렇게 가려져 있던 의견들이 밖으로 같이 나오고 그걸 통해서 발전적 논의를 해서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가자라는 식으로 이어지길 바라서 성명서를 냈던 것이고요. 지금은 그런 발전적 논의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약간은 비난을 하거나 혹은 비판을 위한 비판만 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생각이 들어서 좀 안타깝다고 생각을 합니다. 언론에서도 좀 제목을 그런 식으로 조금 자극적으로 다뤄주시고 계신데 실질적으로 저희가 냈던 의도나 내용들을 좀 살펴보시고 저희의 발전적인 논의가 가능할 수 있도록 조금 언론에서도 다뤄주셨으면 한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김용준: 그래서 저희가 오늘 교수님을 모시고 말씀을 나누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 성명서를 보면 진짜 피해자는 지난 1년 동안 외면당하고 치료받지 못한 환자들과 그 가족들이라고 지적하셨는데, 이 성명서에 대해서 중증질환자 연합회가 환영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느껴지는 환자들의 피해는 어느 정도로 체감하고 계세요?
▼하은진: 저는 뇌 질환을 전문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예전에 비해서 뇌종양 수술이 조금 줄어 있는데, 사실 악성 뇌종양 같은 경우에 수술이 들어가는 시점에 중증도가 조금은 올라가 있는 것이 아닌가. 이게 지금 당장의 당해년도 초과 사망으로까지는 잡히지 않더라도 이 환자들의 예후에는 영향을 주겠다. 암 수술도 이전보다는 조금 지연돼서 진행이 되고 있는데 이것이 환자들의 예후랑 연관이 있지 않을까. 또 응급실로 오시는 환자분들이 실제로 응급실에 들어오시면 예전에 비해서 응급실 과밀도가 줄었기 때문에 프로세스가 되게 빨리 진행되는 면은 분명히 저희가 의료 이용 행태가 개선된 면인 것 같기는 하지만, 오실 때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 뇌경색에 대한 치료 결과도 이전보다는 조금 떨어지고 있다는 느낌들이 있어서 이런 것들은 실제 환자분들이 느끼시는 피해이고 문제이기 때문에 양측이 어떤 정책을 시행하는 데 있어서 정부가 특히 뭔가 불필요한 갈등을 크게 유발시키는 형태로 정책을 추진을 했잖아요. 이런 불필요한 갈등으로 인해서 사회에 피해가 양산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제대로 짚고 향후에 다시는 이런 일들이 생기지 않을 수 있도록 주의를 해야 되겠다라는 생각입니다.
◎김용준: 그러니까 교수님께서도 무조건적인 무슨 정부 편을 드시는 게 아니라 정부도 의정 갈등에 있어서 잘못이 있다는 지적을 분명히 하고 계신 거고, 현재 상황을 지혜롭게 풀어가는 데 있어서 해안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하시는 거고. 하지만 현장은 지금 이렇다는 실태를 얘기해 주셨는데 여러분 최근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한 산모와 구급대원이 2시간 동안 응급실을 전전하다가 환자를 받아줄 곳이 없어서 결국 구급차에서 출산하는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 119구급대원들이 직접 거론했습니다. 잠시 보고 계속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녹취> 김성현 / 전국공무원노조 서울소방지부 구급국장 (어제)
병원 앞에서, 응급실 앞에서 2시간을 대기하다가 저희 구급대원이 아이를 받았습니다. 전혀 부끄러운 게 아니라 자랑스럽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전선에서 헌신하는 119구급대는 현재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최근 응급실 과부하로 인해 발생하는 응급실 뺑뺑이 문제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습니다.
◎김용준: 이외에도 또 양수 터진 임산부가 구급차에서 출산했다. 그런데 병원을 40곳이나 이송을 하려고 했는데 거부를 당했다는 이런 소식도 있고요. 지금 앞서 보신 것처럼 응급실 뺑뺑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전공의분들의 복귀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의 대책도 필요해 보이기는 합니다만, 그런데 일단 통계를 좀 놓고 보면 전공의 이탈 직후인 지난해 2월부터 7월까지 응급 환자 1천 명당 사망자 수가 1년 전 5.7명에서 6.6명으로 늘었더라고요. 이게 응급 환자 사망자 수가 늘었다는 것이 다른 원인에 있지 않고 의료 공백으로 인한 현상이 좀 크다라고 연계해서 설명이 좀 가능하실까요?
▼하은진: 물론 100% 의료 공백에 의한 것이다라고만 얘기하기가 조금 어려운 부분은 있습니다. 하시고 현장에서 고생하시는 119 구급대원분들이나 또 고통을 겪으셨던 환자분들께는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 인구가 고령화되고 있기 때문에 매년 70만 명 정도 실제로 고령 인구가 늘고 있기 때문에 사망률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그 추세를 벗어난 정도의 응급환자 사망이 증가했는가에 대해서는 한 번 더 짚어야 되는 부분이라고는 생각을 하고 응급실 뺑뺑이는 사실은 전공의들이 이탈하기 전부터 있었던 일이고 구급차에서 출산하는 산모의 숫자가 늘어났던 이유는 응급실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사실은 산부인과 의사가 부족해지는 그런 배후 진료과의 문제도 같이 있었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사실 의료 체계 전체의 문제이고 또 핵심 중증 의료를 떠나고 있는 혹은 선택하지 않는 것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손을 봐야 되는 부분이고요. 다만 응급실 뺑뺑이 같은 경우에는 조금 더 저희가 디지털화를 해가지고 원격 의료라든지 아니면 콜센터라든지 이런 것들을 좀 활용을 해서 길에서 헤매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방식은 도입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도쿄 같은 경우에는 그런 시스템을 통해서 거의 모든 응급환자가 1시간 이내에 다 병원으로 이송이 될 수 있게끔 되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좀 벤치마킹할 필요는 있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용준: 예를 들면 실시간 현황판 같은 식으로 이렇게 PDA 갖고...
▼하은진: 그리고 현장에서 구급 그러니까 구급대원분이 이제 직접적으로 응급실에 있는 의사랑 연결을 해서 초치를 하면서 움직인다든지 그런 식으로 하는 것들이 좀 방법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입니다.
◎김용준: 그리고 또 하나가 지금 지방의 주요 국립대 병원 9곳 중의 7곳은 1년 사이에 전문의 숫자가 두 자릿수 이상 줄었다는 이런 보도도 있는데 지역 의료는 또 수도권과는 다르게 좀 심각한 부분이 있나 봐요.
▼하은진: 일단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환자분들께서 지방 의료에 대한 불신 때문인 건지 아니면 빅 5를 선호하시는 게 좀 지나친 건지 해서 수도권으로 환자가 쏠리면서 기본적으로 지방 의료는 많이 어려워졌던 상황에서 최근에는 중증의료 중심으로 전환하고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전환하면서 수도권에 있는 병원들이 전문의들을 지방에서 많이 유입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더 이탈이 큰데 또 남은 사람들은 과도한 업무에 부하가 증가하니까 지금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 있는 상태입니다. 이걸 해결하는 방법이 돌아오지 않는 전공의들한테 수련 환경이 개선되지 않았는데 억지로 돌아오라고 할 것인가 아니면 이들의 이탈을 최소화하면서 지금 있는 전문의들의 배치를 좀 더 효율적으로 하여서 업무 부담을 경감시키면서 질병 관리를 제대로 할 것인가는 어떤 방법을 선택할 것인가는 사회에서 논의가 필요한데 저는 사실 현실적으로는 후자가 조금 더 현명한 방식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김용준: 예. 관련해서 지방 환자 그리고 의사분들의 목소리 듣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녹취> 권대녕 / 부산
부산대도 그렇고 인제대 병원도 그렇고 알아보니까 다 한 달 이상 걸리더라고. 딱 상담받기 위해서. 그런데 여기 전화하니까 여기가 제일 빨랐어요.
<녹취> 도OO / 부산
(요즘에 예약하기가 힘들어요?)
장난 아니죠. 전쟁이에요, 전쟁.
(거기선 얼마나 기다려야 돼요?)
검사만 지금 일주일에 끝내야 할 거를 지금 한 달 거의 다 됐거든요. 검사만 한 달 했어요. 몇 개 되지도 않지만. 너무 심각해요.
<녹취> 김윤하 / 전남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신생아 집중치료실도 서울에 있는 빅5 특히 아산이나 삼성 같은 데는 꽤 많이 구했다 합니다. 상대적으로 지방에는 오는 사람 없어요.
<녹취> 최창민 /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의료의 미래가 지금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옮길 수 있을 때 옮겨야겠다는 생각이 많아진 겁니다. 그러면 서울에 이제 대형 병원들로 옮기게 되는데요.
◎김용준: 교수님과 잠깐 언급도 했었고요. 지금 방금 들어보기도 했지만, 수도권 의사가 부족해지면서 지방 의사들은 수도권으로 올라오고 지방은 의사 수가 더 부족해지고 그러다 보니까 악순환이 계속되는 현실 거기에 지금 의료 현장을 지키고 있는 의사분들은 하나둘씩 버티지 못하고 병원을 떠나고 있다고 하는데 현 상황에서 실질적인 지역 특히 의료에 있어서의 이런 악순환들 예를 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요? 어떤 혹자는 그러더라고요. 클러스터별로 이렇게 좀 묶을 필요도 있다라는 말도 하던데 교수님은 혹시 어떤 의견을 갖고 계세요?
▼하은진: 비슷한 의견입니다. 사실은 신경외과 예를 들면 신경외과 뇌혈관 하는 교수님들이 병원별로 한 2~3명씩 있거든요. 그러니까 응급도 하고 당직도 서기가 너무 힘든 거예요. 그런데 그분들이 모여서 6~7명이 있다고 하면 사실은 당직도 서고 응급도 하고 환자도 충분히 많이 볼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지역에 있는 병원들에 분산해서 있는 전문의들을 조금 중권역 혹은 대권역 이런 식으로 해서 질병의 특성이나 분포에 따라서 그리고 그 지역의 발생률에 따라서 좀 묶어서 의사들이 있을 수 있게끔 하는 질병 중심의 센터화가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하고 있고 또 환자분들께서 실제로 이게 정말 병원에 가야 되는지 혹은 꼭 상급종합병원에 가야 되는지 이런 것들을 잘 모르시니까 먼저 상급종합병원을 가시려고 하시잖아요. 그런데 그러니까 대기가 정말 길어지는 거거든요. 그래서 게이트 내비게이터 그러니까 어디를 가서 진료를 하는 게 나한테 가장 적정한지 내가 믿을 수 있는지 이런 것들을 해줄 수 있는 1차 의료, 포괄적이고 연속적인 1차 의료가 발전하는 것이 결국 장기적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용준: 마지막으로 교수님 포함해서 네 분이 성명서를 내신 이후로 사실 각계에서 여러 가지 의견들이 많습니다. 특히나 의대생, 전공의들 분노하는 목소리도 있고 이해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그분들에게 다시 한번 이런 말을 꼭 하고 싶다. 어떤 말씀을 좀 하고 싶으세요?
▼하은진: 비난했다거나 혹은 혼냈다거나 이렇게 생각하지 마시고 다른 의견이 있다는 걸 얘기해줬다고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나가 있는 사람을 무조건적으로 나쁘다고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다만 우리 안에서 우리가 다양한 생각들을 모으고 합쳐서 우리가 정말로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바람직한 의료 시스템으로 가기 위해서 지금 의료계는 어떻게 행동해야 되는가 그리고 나는 그걸 위해서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결정했으면 좋겠다라고 이렇게 얘기해 주고 싶습니다.
◎김용준: 예. 지금까지 서울대병원 중환자의학과 하은진 교수와 이야기 나눠봤고요. 조만간 전공의 측이나 반론 입장도 들어볼 기회를 얼마든지 저희가 마련해 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하은진: 네 감사합니다.
◎김용준: 3월 18일 화요일 사사건건은 여기까지입니다. 내일도 알찬 소식으로 찾아오겠습니다. 시청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 진행 : 김용준 기자
■ 출연 : 하은진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https://youtu.be/WxmicDzqQXc
◎김용준: 서울대 의대와 서울대병원 교수 4명이 일부 의대생과 전공의들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복귀하는 동료는 더 이상 동료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분들께라는 큰 제목과 함께 이제는 결정할 때라는 소제목을 단 성명서입니다. 의과대학 증원 문제로 촉발된 의정 갈등이 1년을 넘어선 상황에서 나온 건데요. 성명에 동참한 서울대병원 중환자의학과 하은진 교수 모시고 이 문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하은진: 안녕하십니까?
◎김용준: 일단 먼저 이 성명서를 어떻게 내시게 된 건지 그것부터 좀 들어보겠습니다.
▼하은진: 사실은 이런 내용에 대해서는 생각한 지가 벌써 수개월이 지났고요. 갑작스러운 건 아니지만 특히 얼마 전에 이제 건대 의대 문제라든지 이런 것들을 보면서는 분명히 계속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을 입 밖으로 내서 사람들에게 소수이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이들이 있다는 걸 말해야 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개인의 선택, 다양한 의견 이런 것들이 뭔가 전체주의적인 흐름에 묻혀서 묵살되고 또 강요받고 하는 형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을 했고요. 지금 의료계가 흘러가는 방식은 진영 논리에 빠져 있다는 생각인데요. 정부가 잘못했으니까, 우리도 뭔가 옳지 않은 것을 해도 괜찮다라고 합리화하고 있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있어서 그러면서 원래 추구했던 목표를 잃어버리고 표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가지고 한 번은 일침을 가해야 된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김용준: 그러니까 이제 어떻게 보면 다름을 틀림으로 여겨서 개인의 의견을 묵살시키고 진영 논리에 빠진 부분에 일침을 가하고 싶었다는 말씀이신 것 같은데 성명서 내용을 잠깐 좀 보겠습니다. 보면요 전공의 과정을 착취라고 비난하는 주장에 대해서 수련 환경이 가혹하다는 점은 동의하지만, 그 몇 년을 투자하고 전문의가 되는 것이고 전문의가 된 이후에도 대다수는 고액 연봉을 받으면서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지 않는가라고 반문하셨는데 전공의 측 전공의협회 비대위원장 박단 씨는 또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대학병원의 문제는 책임을 위계적으로 전가하는 거다. 교수들이 전공의 부재를 핑계로 간호사를 착취한다. 그러면서 좀 듣기 거북할 수 있겠습니다마는 교수라고 불릴 자격도 없다. 이렇게 강하게 반박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좀 설명을 좀 부탁드릴게요.
▼하은진: 저희가 이제 그 얘기를 한 이유는 지금의 전공의의 노동 환경이 가혹하지 않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람직하다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착취라는 이야기가 너무 포커스가 되다 보니까 그 과정에서 저희가 얻게 되는 의료 지식이나 노하우가 전수되는 그런 수련이라는 것의 가치가 폄하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미에서 말씀을 드렸던 부분이고 책임을 전가한다고 하였으나 사실은 입원한 환자의 최종적인 책임을 지는 건 교수가 맞고요. 지금 간호사님들이 전문 간호사라는 형태로 기존에 전공의들이 하던 일들의 일부를 상당히 많이 하기를 시작을 했는데요. 실제 이런 의료 행위에 주체가 누가 돼야 되냐라는 거는 미국이나 캐나다 같은 곳을 보더라도 전문 간호사와 인턴 레지던트가 하는 역할이 겹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저희가 전문 간호사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지는 않고요. 같은 팀으로서 환자를 잘 보기 위해서 적절하게 의료 행위를 분배해서 보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김용준: 착취를, 왜 수련을 착취라고 하는가에 대한 부분에 문제의식도 있으셨다. 또 하나 짚어볼게요. 의사 면허 하나로 전문가 대접을 받으려는 모습이 오만하다. 의사면허가 곧 전문가를 의미하지 않는다. 이런 지적은 어떤 의미로 하신 지적일까요?
▼하은진: 평상시에 생각하던 그대로입니다. 면허증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실력이 있지도 않고요. 또 전문가라는 것은 전문가로서의 소양과 사회적 역할을 했을 때 전문가 대접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게 면허증 하나로 증명된다고는 보기가 어렵고 지금의 우리의 태도가 전문가다운가에 대해서는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고요. 저는 의학의 전문가라고 하면은 의사니까 또 전문의니까 의학의 전문가라고 생각하실 것 같지만 저는 사실은 신경외과학 중에서도 신경 중환자의 전문가고 제 스스로를 전문가라고 인정하기 시작한 지 불과 한 2~3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전문가는 그런 능력뿐만 아니라 겸손과 어떤 사회적 소양을 갖춰야지 전문가라고 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용준: 그러니까 이제 비유하자면 운전면허 하나 땄다고 내가 운전을 잘하는 베테랑이냐, 아니다. 연수도 받아야 되고 계속 연습도 해야 되고 그 외에 내가 더 필수적인 라이센스도 또 따야 되고 아주 집중적인 한 부분에 들어가야 되고 비로소 나도 2~3년 전부터 전문가로 스스로 생각하게 됐다. 동료애도 언급하셨던데 이게 최근 의대생 단체 채팅방 등에서 수업에 복귀한 학생들은 더 이상 동료가 아니다 뭐 이런 식의 글들이 지금 보시는 것처럼 올라오기도 했더라고요. 추가 이탈자는 동료로 간주하지 않겠다. 등등의 입장문도 왔는데 이 동료애라는 것 이런 부분을 좀 지적하고 싶으셨던 건가요?
▼하은진: 네. 맞습니다. 그리고 사실은 또 이 교수진에 대한 굉장한 비난도 같이 있잖아요. 실질적으로. 그런데 이제 어떤 집단 안에서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그것이 동료가 아니어야 되나 사실은 수만 명 저희 14만 명 정도 될 겁니다. 모든 의사가 다 같은 생각인 게 더 이상하지 않은가라는 생각이고 함께 살아가고 함께 어떤 일을 할 사람들을 뭔가 비난하고 해서는 안 되는 행동으로 그 사람들의 생각을 막고 위축시키는 것 자체가 좀 문제다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김용준: 일단 또 현장에 남아 있는 의료진분들은 또 이런 부분에 대해서 어떤 이야기를 실제로 하시는지도 궁금하네요.
▼하은진: 속상해하고요. 그리고 또 나중에 같이 다시 일할 수 있을까에 대한 염려를 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김용준: 서로 한 현장에 있을 때 반목하고 이러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들도 있으신 거 같아요.
▼하은진: 네.
◎김용준: 일각에서는 교수님들의 성명으로 인해서 오히려 교수와 전공의들 간 내부 갈등만 증폭시키고 있다, 이런 지적도 일부 있는데 물론 용기 있다고 응원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그럼에도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목소리를 내야 했다. 그 이유를 다시 한번 좀 들어볼까요?
▼하은진: 양심 같은 것 같습니다.
◎김용준: 양심이요?
▼하은진: 네. 굉장히 마음이 불편하고 차마 어쩔 수 없었고 외면할 수 없어서 꼭 외쳐야 했던 이야기인 것 같고요. 갈등을 폭발시켰다라고 얘기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사실은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하고 우리가 목표가 같다고 하지만 다양한 방식을 선호하는 거잖아요. 그러면 그 각각의 방식 중에 저 목표로 가기 위해서 최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혹은 바깥의 환경이 바뀌는 상황이라고 하면 그것에 맞춰서 이걸 전환해 갈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추면서 뭔가 집단이 움직여야 된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지금 방식은 약간 파시즘, 나치즘 같은 형태입니다. 어떤 집단의 목표를 정해놓고 거기서 벗어나거나 이탈하는 사람은 다 뭔가 적으로 돌리고. 이런 방식이어서 새로 갈등을 폭발시켰다기보다 저희가 이 얘기를 통해서 하고 싶었던 것은 이렇게 가려져 있던 의견들이 밖으로 같이 나오고 그걸 통해서 발전적 논의를 해서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가자라는 식으로 이어지길 바라서 성명서를 냈던 것이고요. 지금은 그런 발전적 논의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약간은 비난을 하거나 혹은 비판을 위한 비판만 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생각이 들어서 좀 안타깝다고 생각을 합니다. 언론에서도 좀 제목을 그런 식으로 조금 자극적으로 다뤄주시고 계신데 실질적으로 저희가 냈던 의도나 내용들을 좀 살펴보시고 저희의 발전적인 논의가 가능할 수 있도록 조금 언론에서도 다뤄주셨으면 한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김용준: 그래서 저희가 오늘 교수님을 모시고 말씀을 나누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 성명서를 보면 진짜 피해자는 지난 1년 동안 외면당하고 치료받지 못한 환자들과 그 가족들이라고 지적하셨는데, 이 성명서에 대해서 중증질환자 연합회가 환영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느껴지는 환자들의 피해는 어느 정도로 체감하고 계세요?
▼하은진: 저는 뇌 질환을 전문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예전에 비해서 뇌종양 수술이 조금 줄어 있는데, 사실 악성 뇌종양 같은 경우에 수술이 들어가는 시점에 중증도가 조금은 올라가 있는 것이 아닌가. 이게 지금 당장의 당해년도 초과 사망으로까지는 잡히지 않더라도 이 환자들의 예후에는 영향을 주겠다. 암 수술도 이전보다는 조금 지연돼서 진행이 되고 있는데 이것이 환자들의 예후랑 연관이 있지 않을까. 또 응급실로 오시는 환자분들이 실제로 응급실에 들어오시면 예전에 비해서 응급실 과밀도가 줄었기 때문에 프로세스가 되게 빨리 진행되는 면은 분명히 저희가 의료 이용 행태가 개선된 면인 것 같기는 하지만, 오실 때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 뇌경색에 대한 치료 결과도 이전보다는 조금 떨어지고 있다는 느낌들이 있어서 이런 것들은 실제 환자분들이 느끼시는 피해이고 문제이기 때문에 양측이 어떤 정책을 시행하는 데 있어서 정부가 특히 뭔가 불필요한 갈등을 크게 유발시키는 형태로 정책을 추진을 했잖아요. 이런 불필요한 갈등으로 인해서 사회에 피해가 양산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제대로 짚고 향후에 다시는 이런 일들이 생기지 않을 수 있도록 주의를 해야 되겠다라는 생각입니다.
◎김용준: 그러니까 교수님께서도 무조건적인 무슨 정부 편을 드시는 게 아니라 정부도 의정 갈등에 있어서 잘못이 있다는 지적을 분명히 하고 계신 거고, 현재 상황을 지혜롭게 풀어가는 데 있어서 해안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하시는 거고. 하지만 현장은 지금 이렇다는 실태를 얘기해 주셨는데 여러분 최근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한 산모와 구급대원이 2시간 동안 응급실을 전전하다가 환자를 받아줄 곳이 없어서 결국 구급차에서 출산하는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 119구급대원들이 직접 거론했습니다. 잠시 보고 계속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녹취> 김성현 / 전국공무원노조 서울소방지부 구급국장 (어제)
병원 앞에서, 응급실 앞에서 2시간을 대기하다가 저희 구급대원이 아이를 받았습니다. 전혀 부끄러운 게 아니라 자랑스럽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전선에서 헌신하는 119구급대는 현재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최근 응급실 과부하로 인해 발생하는 응급실 뺑뺑이 문제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습니다.
◎김용준: 이외에도 또 양수 터진 임산부가 구급차에서 출산했다. 그런데 병원을 40곳이나 이송을 하려고 했는데 거부를 당했다는 이런 소식도 있고요. 지금 앞서 보신 것처럼 응급실 뺑뺑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전공의분들의 복귀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의 대책도 필요해 보이기는 합니다만, 그런데 일단 통계를 좀 놓고 보면 전공의 이탈 직후인 지난해 2월부터 7월까지 응급 환자 1천 명당 사망자 수가 1년 전 5.7명에서 6.6명으로 늘었더라고요. 이게 응급 환자 사망자 수가 늘었다는 것이 다른 원인에 있지 않고 의료 공백으로 인한 현상이 좀 크다라고 연계해서 설명이 좀 가능하실까요?
▼하은진: 물론 100% 의료 공백에 의한 것이다라고만 얘기하기가 조금 어려운 부분은 있습니다. 하시고 현장에서 고생하시는 119 구급대원분들이나 또 고통을 겪으셨던 환자분들께는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 인구가 고령화되고 있기 때문에 매년 70만 명 정도 실제로 고령 인구가 늘고 있기 때문에 사망률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그 추세를 벗어난 정도의 응급환자 사망이 증가했는가에 대해서는 한 번 더 짚어야 되는 부분이라고는 생각을 하고 응급실 뺑뺑이는 사실은 전공의들이 이탈하기 전부터 있었던 일이고 구급차에서 출산하는 산모의 숫자가 늘어났던 이유는 응급실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사실은 산부인과 의사가 부족해지는 그런 배후 진료과의 문제도 같이 있었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사실 의료 체계 전체의 문제이고 또 핵심 중증 의료를 떠나고 있는 혹은 선택하지 않는 것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손을 봐야 되는 부분이고요. 다만 응급실 뺑뺑이 같은 경우에는 조금 더 저희가 디지털화를 해가지고 원격 의료라든지 아니면 콜센터라든지 이런 것들을 좀 활용을 해서 길에서 헤매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방식은 도입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도쿄 같은 경우에는 그런 시스템을 통해서 거의 모든 응급환자가 1시간 이내에 다 병원으로 이송이 될 수 있게끔 되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좀 벤치마킹할 필요는 있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용준: 예를 들면 실시간 현황판 같은 식으로 이렇게 PDA 갖고...
▼하은진: 그리고 현장에서 구급 그러니까 구급대원분이 이제 직접적으로 응급실에 있는 의사랑 연결을 해서 초치를 하면서 움직인다든지 그런 식으로 하는 것들이 좀 방법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입니다.
◎김용준: 그리고 또 하나가 지금 지방의 주요 국립대 병원 9곳 중의 7곳은 1년 사이에 전문의 숫자가 두 자릿수 이상 줄었다는 이런 보도도 있는데 지역 의료는 또 수도권과는 다르게 좀 심각한 부분이 있나 봐요.
▼하은진: 일단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환자분들께서 지방 의료에 대한 불신 때문인 건지 아니면 빅 5를 선호하시는 게 좀 지나친 건지 해서 수도권으로 환자가 쏠리면서 기본적으로 지방 의료는 많이 어려워졌던 상황에서 최근에는 중증의료 중심으로 전환하고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전환하면서 수도권에 있는 병원들이 전문의들을 지방에서 많이 유입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더 이탈이 큰데 또 남은 사람들은 과도한 업무에 부하가 증가하니까 지금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 있는 상태입니다. 이걸 해결하는 방법이 돌아오지 않는 전공의들한테 수련 환경이 개선되지 않았는데 억지로 돌아오라고 할 것인가 아니면 이들의 이탈을 최소화하면서 지금 있는 전문의들의 배치를 좀 더 효율적으로 하여서 업무 부담을 경감시키면서 질병 관리를 제대로 할 것인가는 어떤 방법을 선택할 것인가는 사회에서 논의가 필요한데 저는 사실 현실적으로는 후자가 조금 더 현명한 방식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김용준: 예. 관련해서 지방 환자 그리고 의사분들의 목소리 듣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녹취> 권대녕 / 부산
부산대도 그렇고 인제대 병원도 그렇고 알아보니까 다 한 달 이상 걸리더라고. 딱 상담받기 위해서. 그런데 여기 전화하니까 여기가 제일 빨랐어요.
<녹취> 도OO / 부산
(요즘에 예약하기가 힘들어요?)
장난 아니죠. 전쟁이에요, 전쟁.
(거기선 얼마나 기다려야 돼요?)
검사만 지금 일주일에 끝내야 할 거를 지금 한 달 거의 다 됐거든요. 검사만 한 달 했어요. 몇 개 되지도 않지만. 너무 심각해요.
<녹취> 김윤하 / 전남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신생아 집중치료실도 서울에 있는 빅5 특히 아산이나 삼성 같은 데는 꽤 많이 구했다 합니다. 상대적으로 지방에는 오는 사람 없어요.
<녹취> 최창민 /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의료의 미래가 지금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옮길 수 있을 때 옮겨야겠다는 생각이 많아진 겁니다. 그러면 서울에 이제 대형 병원들로 옮기게 되는데요.
◎김용준: 교수님과 잠깐 언급도 했었고요. 지금 방금 들어보기도 했지만, 수도권 의사가 부족해지면서 지방 의사들은 수도권으로 올라오고 지방은 의사 수가 더 부족해지고 그러다 보니까 악순환이 계속되는 현실 거기에 지금 의료 현장을 지키고 있는 의사분들은 하나둘씩 버티지 못하고 병원을 떠나고 있다고 하는데 현 상황에서 실질적인 지역 특히 의료에 있어서의 이런 악순환들 예를 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요? 어떤 혹자는 그러더라고요. 클러스터별로 이렇게 좀 묶을 필요도 있다라는 말도 하던데 교수님은 혹시 어떤 의견을 갖고 계세요?
▼하은진: 비슷한 의견입니다. 사실은 신경외과 예를 들면 신경외과 뇌혈관 하는 교수님들이 병원별로 한 2~3명씩 있거든요. 그러니까 응급도 하고 당직도 서기가 너무 힘든 거예요. 그런데 그분들이 모여서 6~7명이 있다고 하면 사실은 당직도 서고 응급도 하고 환자도 충분히 많이 볼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지역에 있는 병원들에 분산해서 있는 전문의들을 조금 중권역 혹은 대권역 이런 식으로 해서 질병의 특성이나 분포에 따라서 그리고 그 지역의 발생률에 따라서 좀 묶어서 의사들이 있을 수 있게끔 하는 질병 중심의 센터화가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하고 있고 또 환자분들께서 실제로 이게 정말 병원에 가야 되는지 혹은 꼭 상급종합병원에 가야 되는지 이런 것들을 잘 모르시니까 먼저 상급종합병원을 가시려고 하시잖아요. 그런데 그러니까 대기가 정말 길어지는 거거든요. 그래서 게이트 내비게이터 그러니까 어디를 가서 진료를 하는 게 나한테 가장 적정한지 내가 믿을 수 있는지 이런 것들을 해줄 수 있는 1차 의료, 포괄적이고 연속적인 1차 의료가 발전하는 것이 결국 장기적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용준: 마지막으로 교수님 포함해서 네 분이 성명서를 내신 이후로 사실 각계에서 여러 가지 의견들이 많습니다. 특히나 의대생, 전공의들 분노하는 목소리도 있고 이해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그분들에게 다시 한번 이런 말을 꼭 하고 싶다. 어떤 말씀을 좀 하고 싶으세요?
▼하은진: 비난했다거나 혹은 혼냈다거나 이렇게 생각하지 마시고 다른 의견이 있다는 걸 얘기해줬다고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나가 있는 사람을 무조건적으로 나쁘다고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다만 우리 안에서 우리가 다양한 생각들을 모으고 합쳐서 우리가 정말로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바람직한 의료 시스템으로 가기 위해서 지금 의료계는 어떻게 행동해야 되는가 그리고 나는 그걸 위해서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결정했으면 좋겠다라고 이렇게 얘기해 주고 싶습니다.
◎김용준: 예. 지금까지 서울대병원 중환자의학과 하은진 교수와 이야기 나눠봤고요. 조만간 전공의 측이나 반론 입장도 들어볼 기회를 얼마든지 저희가 마련해 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하은진: 네 감사합니다.
◎김용준: 3월 18일 화요일 사사건건은 여기까지입니다. 내일도 알찬 소식으로 찾아오겠습니다. 시청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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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사건건] 서울의대 교수 성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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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3-18 16:38:30
- 수정2025-03-18 17:22:54

■ 방송 시간 : 3월 18일(화) 16:00~17:00 KBS1
■ 진행 : 김용준 기자
■ 출연 : 하은진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https://youtu.be/WxmicDzqQXc
◎김용준: 서울대 의대와 서울대병원 교수 4명이 일부 의대생과 전공의들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복귀하는 동료는 더 이상 동료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분들께라는 큰 제목과 함께 이제는 결정할 때라는 소제목을 단 성명서입니다. 의과대학 증원 문제로 촉발된 의정 갈등이 1년을 넘어선 상황에서 나온 건데요. 성명에 동참한 서울대병원 중환자의학과 하은진 교수 모시고 이 문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하은진: 안녕하십니까?
◎김용준: 일단 먼저 이 성명서를 어떻게 내시게 된 건지 그것부터 좀 들어보겠습니다.
▼하은진: 사실은 이런 내용에 대해서는 생각한 지가 벌써 수개월이 지났고요. 갑작스러운 건 아니지만 특히 얼마 전에 이제 건대 의대 문제라든지 이런 것들을 보면서는 분명히 계속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을 입 밖으로 내서 사람들에게 소수이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이들이 있다는 걸 말해야 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개인의 선택, 다양한 의견 이런 것들이 뭔가 전체주의적인 흐름에 묻혀서 묵살되고 또 강요받고 하는 형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을 했고요. 지금 의료계가 흘러가는 방식은 진영 논리에 빠져 있다는 생각인데요. 정부가 잘못했으니까, 우리도 뭔가 옳지 않은 것을 해도 괜찮다라고 합리화하고 있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있어서 그러면서 원래 추구했던 목표를 잃어버리고 표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가지고 한 번은 일침을 가해야 된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김용준: 그러니까 이제 어떻게 보면 다름을 틀림으로 여겨서 개인의 의견을 묵살시키고 진영 논리에 빠진 부분에 일침을 가하고 싶었다는 말씀이신 것 같은데 성명서 내용을 잠깐 좀 보겠습니다. 보면요 전공의 과정을 착취라고 비난하는 주장에 대해서 수련 환경이 가혹하다는 점은 동의하지만, 그 몇 년을 투자하고 전문의가 되는 것이고 전문의가 된 이후에도 대다수는 고액 연봉을 받으면서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지 않는가라고 반문하셨는데 전공의 측 전공의협회 비대위원장 박단 씨는 또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대학병원의 문제는 책임을 위계적으로 전가하는 거다. 교수들이 전공의 부재를 핑계로 간호사를 착취한다. 그러면서 좀 듣기 거북할 수 있겠습니다마는 교수라고 불릴 자격도 없다. 이렇게 강하게 반박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좀 설명을 좀 부탁드릴게요.
▼하은진: 저희가 이제 그 얘기를 한 이유는 지금의 전공의의 노동 환경이 가혹하지 않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람직하다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착취라는 이야기가 너무 포커스가 되다 보니까 그 과정에서 저희가 얻게 되는 의료 지식이나 노하우가 전수되는 그런 수련이라는 것의 가치가 폄하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미에서 말씀을 드렸던 부분이고 책임을 전가한다고 하였으나 사실은 입원한 환자의 최종적인 책임을 지는 건 교수가 맞고요. 지금 간호사님들이 전문 간호사라는 형태로 기존에 전공의들이 하던 일들의 일부를 상당히 많이 하기를 시작을 했는데요. 실제 이런 의료 행위에 주체가 누가 돼야 되냐라는 거는 미국이나 캐나다 같은 곳을 보더라도 전문 간호사와 인턴 레지던트가 하는 역할이 겹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저희가 전문 간호사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지는 않고요. 같은 팀으로서 환자를 잘 보기 위해서 적절하게 의료 행위를 분배해서 보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김용준: 착취를, 왜 수련을 착취라고 하는가에 대한 부분에 문제의식도 있으셨다. 또 하나 짚어볼게요. 의사 면허 하나로 전문가 대접을 받으려는 모습이 오만하다. 의사면허가 곧 전문가를 의미하지 않는다. 이런 지적은 어떤 의미로 하신 지적일까요?
▼하은진: 평상시에 생각하던 그대로입니다. 면허증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실력이 있지도 않고요. 또 전문가라는 것은 전문가로서의 소양과 사회적 역할을 했을 때 전문가 대접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게 면허증 하나로 증명된다고는 보기가 어렵고 지금의 우리의 태도가 전문가다운가에 대해서는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고요. 저는 의학의 전문가라고 하면은 의사니까 또 전문의니까 의학의 전문가라고 생각하실 것 같지만 저는 사실은 신경외과학 중에서도 신경 중환자의 전문가고 제 스스로를 전문가라고 인정하기 시작한 지 불과 한 2~3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전문가는 그런 능력뿐만 아니라 겸손과 어떤 사회적 소양을 갖춰야지 전문가라고 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용준: 그러니까 이제 비유하자면 운전면허 하나 땄다고 내가 운전을 잘하는 베테랑이냐, 아니다. 연수도 받아야 되고 계속 연습도 해야 되고 그 외에 내가 더 필수적인 라이센스도 또 따야 되고 아주 집중적인 한 부분에 들어가야 되고 비로소 나도 2~3년 전부터 전문가로 스스로 생각하게 됐다. 동료애도 언급하셨던데 이게 최근 의대생 단체 채팅방 등에서 수업에 복귀한 학생들은 더 이상 동료가 아니다 뭐 이런 식의 글들이 지금 보시는 것처럼 올라오기도 했더라고요. 추가 이탈자는 동료로 간주하지 않겠다. 등등의 입장문도 왔는데 이 동료애라는 것 이런 부분을 좀 지적하고 싶으셨던 건가요?
▼하은진: 네. 맞습니다. 그리고 사실은 또 이 교수진에 대한 굉장한 비난도 같이 있잖아요. 실질적으로. 그런데 이제 어떤 집단 안에서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그것이 동료가 아니어야 되나 사실은 수만 명 저희 14만 명 정도 될 겁니다. 모든 의사가 다 같은 생각인 게 더 이상하지 않은가라는 생각이고 함께 살아가고 함께 어떤 일을 할 사람들을 뭔가 비난하고 해서는 안 되는 행동으로 그 사람들의 생각을 막고 위축시키는 것 자체가 좀 문제다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김용준: 일단 또 현장에 남아 있는 의료진분들은 또 이런 부분에 대해서 어떤 이야기를 실제로 하시는지도 궁금하네요.
▼하은진: 속상해하고요. 그리고 또 나중에 같이 다시 일할 수 있을까에 대한 염려를 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김용준: 서로 한 현장에 있을 때 반목하고 이러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들도 있으신 거 같아요.
▼하은진: 네.
◎김용준: 일각에서는 교수님들의 성명으로 인해서 오히려 교수와 전공의들 간 내부 갈등만 증폭시키고 있다, 이런 지적도 일부 있는데 물론 용기 있다고 응원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그럼에도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목소리를 내야 했다. 그 이유를 다시 한번 좀 들어볼까요?
▼하은진: 양심 같은 것 같습니다.
◎김용준: 양심이요?
▼하은진: 네. 굉장히 마음이 불편하고 차마 어쩔 수 없었고 외면할 수 없어서 꼭 외쳐야 했던 이야기인 것 같고요. 갈등을 폭발시켰다라고 얘기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사실은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하고 우리가 목표가 같다고 하지만 다양한 방식을 선호하는 거잖아요. 그러면 그 각각의 방식 중에 저 목표로 가기 위해서 최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혹은 바깥의 환경이 바뀌는 상황이라고 하면 그것에 맞춰서 이걸 전환해 갈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추면서 뭔가 집단이 움직여야 된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지금 방식은 약간 파시즘, 나치즘 같은 형태입니다. 어떤 집단의 목표를 정해놓고 거기서 벗어나거나 이탈하는 사람은 다 뭔가 적으로 돌리고. 이런 방식이어서 새로 갈등을 폭발시켰다기보다 저희가 이 얘기를 통해서 하고 싶었던 것은 이렇게 가려져 있던 의견들이 밖으로 같이 나오고 그걸 통해서 발전적 논의를 해서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가자라는 식으로 이어지길 바라서 성명서를 냈던 것이고요. 지금은 그런 발전적 논의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약간은 비난을 하거나 혹은 비판을 위한 비판만 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생각이 들어서 좀 안타깝다고 생각을 합니다. 언론에서도 좀 제목을 그런 식으로 조금 자극적으로 다뤄주시고 계신데 실질적으로 저희가 냈던 의도나 내용들을 좀 살펴보시고 저희의 발전적인 논의가 가능할 수 있도록 조금 언론에서도 다뤄주셨으면 한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김용준: 그래서 저희가 오늘 교수님을 모시고 말씀을 나누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 성명서를 보면 진짜 피해자는 지난 1년 동안 외면당하고 치료받지 못한 환자들과 그 가족들이라고 지적하셨는데, 이 성명서에 대해서 중증질환자 연합회가 환영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느껴지는 환자들의 피해는 어느 정도로 체감하고 계세요?
▼하은진: 저는 뇌 질환을 전문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예전에 비해서 뇌종양 수술이 조금 줄어 있는데, 사실 악성 뇌종양 같은 경우에 수술이 들어가는 시점에 중증도가 조금은 올라가 있는 것이 아닌가. 이게 지금 당장의 당해년도 초과 사망으로까지는 잡히지 않더라도 이 환자들의 예후에는 영향을 주겠다. 암 수술도 이전보다는 조금 지연돼서 진행이 되고 있는데 이것이 환자들의 예후랑 연관이 있지 않을까. 또 응급실로 오시는 환자분들이 실제로 응급실에 들어오시면 예전에 비해서 응급실 과밀도가 줄었기 때문에 프로세스가 되게 빨리 진행되는 면은 분명히 저희가 의료 이용 행태가 개선된 면인 것 같기는 하지만, 오실 때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 뇌경색에 대한 치료 결과도 이전보다는 조금 떨어지고 있다는 느낌들이 있어서 이런 것들은 실제 환자분들이 느끼시는 피해이고 문제이기 때문에 양측이 어떤 정책을 시행하는 데 있어서 정부가 특히 뭔가 불필요한 갈등을 크게 유발시키는 형태로 정책을 추진을 했잖아요. 이런 불필요한 갈등으로 인해서 사회에 피해가 양산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제대로 짚고 향후에 다시는 이런 일들이 생기지 않을 수 있도록 주의를 해야 되겠다라는 생각입니다.
◎김용준: 그러니까 교수님께서도 무조건적인 무슨 정부 편을 드시는 게 아니라 정부도 의정 갈등에 있어서 잘못이 있다는 지적을 분명히 하고 계신 거고, 현재 상황을 지혜롭게 풀어가는 데 있어서 해안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하시는 거고. 하지만 현장은 지금 이렇다는 실태를 얘기해 주셨는데 여러분 최근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한 산모와 구급대원이 2시간 동안 응급실을 전전하다가 환자를 받아줄 곳이 없어서 결국 구급차에서 출산하는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 119구급대원들이 직접 거론했습니다. 잠시 보고 계속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녹취> 김성현 / 전국공무원노조 서울소방지부 구급국장 (어제)
병원 앞에서, 응급실 앞에서 2시간을 대기하다가 저희 구급대원이 아이를 받았습니다. 전혀 부끄러운 게 아니라 자랑스럽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전선에서 헌신하는 119구급대는 현재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최근 응급실 과부하로 인해 발생하는 응급실 뺑뺑이 문제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습니다.
◎김용준: 이외에도 또 양수 터진 임산부가 구급차에서 출산했다. 그런데 병원을 40곳이나 이송을 하려고 했는데 거부를 당했다는 이런 소식도 있고요. 지금 앞서 보신 것처럼 응급실 뺑뺑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전공의분들의 복귀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의 대책도 필요해 보이기는 합니다만, 그런데 일단 통계를 좀 놓고 보면 전공의 이탈 직후인 지난해 2월부터 7월까지 응급 환자 1천 명당 사망자 수가 1년 전 5.7명에서 6.6명으로 늘었더라고요. 이게 응급 환자 사망자 수가 늘었다는 것이 다른 원인에 있지 않고 의료 공백으로 인한 현상이 좀 크다라고 연계해서 설명이 좀 가능하실까요?
▼하은진: 물론 100% 의료 공백에 의한 것이다라고만 얘기하기가 조금 어려운 부분은 있습니다. 하시고 현장에서 고생하시는 119 구급대원분들이나 또 고통을 겪으셨던 환자분들께는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 인구가 고령화되고 있기 때문에 매년 70만 명 정도 실제로 고령 인구가 늘고 있기 때문에 사망률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그 추세를 벗어난 정도의 응급환자 사망이 증가했는가에 대해서는 한 번 더 짚어야 되는 부분이라고는 생각을 하고 응급실 뺑뺑이는 사실은 전공의들이 이탈하기 전부터 있었던 일이고 구급차에서 출산하는 산모의 숫자가 늘어났던 이유는 응급실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사실은 산부인과 의사가 부족해지는 그런 배후 진료과의 문제도 같이 있었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사실 의료 체계 전체의 문제이고 또 핵심 중증 의료를 떠나고 있는 혹은 선택하지 않는 것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손을 봐야 되는 부분이고요. 다만 응급실 뺑뺑이 같은 경우에는 조금 더 저희가 디지털화를 해가지고 원격 의료라든지 아니면 콜센터라든지 이런 것들을 좀 활용을 해서 길에서 헤매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방식은 도입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도쿄 같은 경우에는 그런 시스템을 통해서 거의 모든 응급환자가 1시간 이내에 다 병원으로 이송이 될 수 있게끔 되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좀 벤치마킹할 필요는 있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용준: 예를 들면 실시간 현황판 같은 식으로 이렇게 PDA 갖고...
▼하은진: 그리고 현장에서 구급 그러니까 구급대원분이 이제 직접적으로 응급실에 있는 의사랑 연결을 해서 초치를 하면서 움직인다든지 그런 식으로 하는 것들이 좀 방법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입니다.
◎김용준: 그리고 또 하나가 지금 지방의 주요 국립대 병원 9곳 중의 7곳은 1년 사이에 전문의 숫자가 두 자릿수 이상 줄었다는 이런 보도도 있는데 지역 의료는 또 수도권과는 다르게 좀 심각한 부분이 있나 봐요.
▼하은진: 일단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환자분들께서 지방 의료에 대한 불신 때문인 건지 아니면 빅 5를 선호하시는 게 좀 지나친 건지 해서 수도권으로 환자가 쏠리면서 기본적으로 지방 의료는 많이 어려워졌던 상황에서 최근에는 중증의료 중심으로 전환하고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전환하면서 수도권에 있는 병원들이 전문의들을 지방에서 많이 유입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더 이탈이 큰데 또 남은 사람들은 과도한 업무에 부하가 증가하니까 지금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 있는 상태입니다. 이걸 해결하는 방법이 돌아오지 않는 전공의들한테 수련 환경이 개선되지 않았는데 억지로 돌아오라고 할 것인가 아니면 이들의 이탈을 최소화하면서 지금 있는 전문의들의 배치를 좀 더 효율적으로 하여서 업무 부담을 경감시키면서 질병 관리를 제대로 할 것인가는 어떤 방법을 선택할 것인가는 사회에서 논의가 필요한데 저는 사실 현실적으로는 후자가 조금 더 현명한 방식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김용준: 예. 관련해서 지방 환자 그리고 의사분들의 목소리 듣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녹취> 권대녕 / 부산
부산대도 그렇고 인제대 병원도 그렇고 알아보니까 다 한 달 이상 걸리더라고. 딱 상담받기 위해서. 그런데 여기 전화하니까 여기가 제일 빨랐어요.
<녹취> 도OO / 부산
(요즘에 예약하기가 힘들어요?)
장난 아니죠. 전쟁이에요, 전쟁.
(거기선 얼마나 기다려야 돼요?)
검사만 지금 일주일에 끝내야 할 거를 지금 한 달 거의 다 됐거든요. 검사만 한 달 했어요. 몇 개 되지도 않지만. 너무 심각해요.
<녹취> 김윤하 / 전남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신생아 집중치료실도 서울에 있는 빅5 특히 아산이나 삼성 같은 데는 꽤 많이 구했다 합니다. 상대적으로 지방에는 오는 사람 없어요.
<녹취> 최창민 /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의료의 미래가 지금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옮길 수 있을 때 옮겨야겠다는 생각이 많아진 겁니다. 그러면 서울에 이제 대형 병원들로 옮기게 되는데요.
◎김용준: 교수님과 잠깐 언급도 했었고요. 지금 방금 들어보기도 했지만, 수도권 의사가 부족해지면서 지방 의사들은 수도권으로 올라오고 지방은 의사 수가 더 부족해지고 그러다 보니까 악순환이 계속되는 현실 거기에 지금 의료 현장을 지키고 있는 의사분들은 하나둘씩 버티지 못하고 병원을 떠나고 있다고 하는데 현 상황에서 실질적인 지역 특히 의료에 있어서의 이런 악순환들 예를 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요? 어떤 혹자는 그러더라고요. 클러스터별로 이렇게 좀 묶을 필요도 있다라는 말도 하던데 교수님은 혹시 어떤 의견을 갖고 계세요?
▼하은진: 비슷한 의견입니다. 사실은 신경외과 예를 들면 신경외과 뇌혈관 하는 교수님들이 병원별로 한 2~3명씩 있거든요. 그러니까 응급도 하고 당직도 서기가 너무 힘든 거예요. 그런데 그분들이 모여서 6~7명이 있다고 하면 사실은 당직도 서고 응급도 하고 환자도 충분히 많이 볼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지역에 있는 병원들에 분산해서 있는 전문의들을 조금 중권역 혹은 대권역 이런 식으로 해서 질병의 특성이나 분포에 따라서 그리고 그 지역의 발생률에 따라서 좀 묶어서 의사들이 있을 수 있게끔 하는 질병 중심의 센터화가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하고 있고 또 환자분들께서 실제로 이게 정말 병원에 가야 되는지 혹은 꼭 상급종합병원에 가야 되는지 이런 것들을 잘 모르시니까 먼저 상급종합병원을 가시려고 하시잖아요. 그런데 그러니까 대기가 정말 길어지는 거거든요. 그래서 게이트 내비게이터 그러니까 어디를 가서 진료를 하는 게 나한테 가장 적정한지 내가 믿을 수 있는지 이런 것들을 해줄 수 있는 1차 의료, 포괄적이고 연속적인 1차 의료가 발전하는 것이 결국 장기적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용준: 마지막으로 교수님 포함해서 네 분이 성명서를 내신 이후로 사실 각계에서 여러 가지 의견들이 많습니다. 특히나 의대생, 전공의들 분노하는 목소리도 있고 이해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그분들에게 다시 한번 이런 말을 꼭 하고 싶다. 어떤 말씀을 좀 하고 싶으세요?
▼하은진: 비난했다거나 혹은 혼냈다거나 이렇게 생각하지 마시고 다른 의견이 있다는 걸 얘기해줬다고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나가 있는 사람을 무조건적으로 나쁘다고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다만 우리 안에서 우리가 다양한 생각들을 모으고 합쳐서 우리가 정말로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바람직한 의료 시스템으로 가기 위해서 지금 의료계는 어떻게 행동해야 되는가 그리고 나는 그걸 위해서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결정했으면 좋겠다라고 이렇게 얘기해 주고 싶습니다.
◎김용준: 예. 지금까지 서울대병원 중환자의학과 하은진 교수와 이야기 나눠봤고요. 조만간 전공의 측이나 반론 입장도 들어볼 기회를 얼마든지 저희가 마련해 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하은진: 네 감사합니다.
◎김용준: 3월 18일 화요일 사사건건은 여기까지입니다. 내일도 알찬 소식으로 찾아오겠습니다. 시청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 진행 : 김용준 기자
■ 출연 : 하은진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https://youtu.be/WxmicDzqQXc
◎김용준: 서울대 의대와 서울대병원 교수 4명이 일부 의대생과 전공의들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복귀하는 동료는 더 이상 동료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분들께라는 큰 제목과 함께 이제는 결정할 때라는 소제목을 단 성명서입니다. 의과대학 증원 문제로 촉발된 의정 갈등이 1년을 넘어선 상황에서 나온 건데요. 성명에 동참한 서울대병원 중환자의학과 하은진 교수 모시고 이 문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하은진: 안녕하십니까?
◎김용준: 일단 먼저 이 성명서를 어떻게 내시게 된 건지 그것부터 좀 들어보겠습니다.
▼하은진: 사실은 이런 내용에 대해서는 생각한 지가 벌써 수개월이 지났고요. 갑작스러운 건 아니지만 특히 얼마 전에 이제 건대 의대 문제라든지 이런 것들을 보면서는 분명히 계속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을 입 밖으로 내서 사람들에게 소수이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이들이 있다는 걸 말해야 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개인의 선택, 다양한 의견 이런 것들이 뭔가 전체주의적인 흐름에 묻혀서 묵살되고 또 강요받고 하는 형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을 했고요. 지금 의료계가 흘러가는 방식은 진영 논리에 빠져 있다는 생각인데요. 정부가 잘못했으니까, 우리도 뭔가 옳지 않은 것을 해도 괜찮다라고 합리화하고 있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있어서 그러면서 원래 추구했던 목표를 잃어버리고 표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가지고 한 번은 일침을 가해야 된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김용준: 그러니까 이제 어떻게 보면 다름을 틀림으로 여겨서 개인의 의견을 묵살시키고 진영 논리에 빠진 부분에 일침을 가하고 싶었다는 말씀이신 것 같은데 성명서 내용을 잠깐 좀 보겠습니다. 보면요 전공의 과정을 착취라고 비난하는 주장에 대해서 수련 환경이 가혹하다는 점은 동의하지만, 그 몇 년을 투자하고 전문의가 되는 것이고 전문의가 된 이후에도 대다수는 고액 연봉을 받으면서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지 않는가라고 반문하셨는데 전공의 측 전공의협회 비대위원장 박단 씨는 또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대학병원의 문제는 책임을 위계적으로 전가하는 거다. 교수들이 전공의 부재를 핑계로 간호사를 착취한다. 그러면서 좀 듣기 거북할 수 있겠습니다마는 교수라고 불릴 자격도 없다. 이렇게 강하게 반박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좀 설명을 좀 부탁드릴게요.
▼하은진: 저희가 이제 그 얘기를 한 이유는 지금의 전공의의 노동 환경이 가혹하지 않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람직하다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착취라는 이야기가 너무 포커스가 되다 보니까 그 과정에서 저희가 얻게 되는 의료 지식이나 노하우가 전수되는 그런 수련이라는 것의 가치가 폄하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미에서 말씀을 드렸던 부분이고 책임을 전가한다고 하였으나 사실은 입원한 환자의 최종적인 책임을 지는 건 교수가 맞고요. 지금 간호사님들이 전문 간호사라는 형태로 기존에 전공의들이 하던 일들의 일부를 상당히 많이 하기를 시작을 했는데요. 실제 이런 의료 행위에 주체가 누가 돼야 되냐라는 거는 미국이나 캐나다 같은 곳을 보더라도 전문 간호사와 인턴 레지던트가 하는 역할이 겹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저희가 전문 간호사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지는 않고요. 같은 팀으로서 환자를 잘 보기 위해서 적절하게 의료 행위를 분배해서 보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김용준: 착취를, 왜 수련을 착취라고 하는가에 대한 부분에 문제의식도 있으셨다. 또 하나 짚어볼게요. 의사 면허 하나로 전문가 대접을 받으려는 모습이 오만하다. 의사면허가 곧 전문가를 의미하지 않는다. 이런 지적은 어떤 의미로 하신 지적일까요?
▼하은진: 평상시에 생각하던 그대로입니다. 면허증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실력이 있지도 않고요. 또 전문가라는 것은 전문가로서의 소양과 사회적 역할을 했을 때 전문가 대접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게 면허증 하나로 증명된다고는 보기가 어렵고 지금의 우리의 태도가 전문가다운가에 대해서는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고요. 저는 의학의 전문가라고 하면은 의사니까 또 전문의니까 의학의 전문가라고 생각하실 것 같지만 저는 사실은 신경외과학 중에서도 신경 중환자의 전문가고 제 스스로를 전문가라고 인정하기 시작한 지 불과 한 2~3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전문가는 그런 능력뿐만 아니라 겸손과 어떤 사회적 소양을 갖춰야지 전문가라고 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용준: 그러니까 이제 비유하자면 운전면허 하나 땄다고 내가 운전을 잘하는 베테랑이냐, 아니다. 연수도 받아야 되고 계속 연습도 해야 되고 그 외에 내가 더 필수적인 라이센스도 또 따야 되고 아주 집중적인 한 부분에 들어가야 되고 비로소 나도 2~3년 전부터 전문가로 스스로 생각하게 됐다. 동료애도 언급하셨던데 이게 최근 의대생 단체 채팅방 등에서 수업에 복귀한 학생들은 더 이상 동료가 아니다 뭐 이런 식의 글들이 지금 보시는 것처럼 올라오기도 했더라고요. 추가 이탈자는 동료로 간주하지 않겠다. 등등의 입장문도 왔는데 이 동료애라는 것 이런 부분을 좀 지적하고 싶으셨던 건가요?
▼하은진: 네. 맞습니다. 그리고 사실은 또 이 교수진에 대한 굉장한 비난도 같이 있잖아요. 실질적으로. 그런데 이제 어떤 집단 안에서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그것이 동료가 아니어야 되나 사실은 수만 명 저희 14만 명 정도 될 겁니다. 모든 의사가 다 같은 생각인 게 더 이상하지 않은가라는 생각이고 함께 살아가고 함께 어떤 일을 할 사람들을 뭔가 비난하고 해서는 안 되는 행동으로 그 사람들의 생각을 막고 위축시키는 것 자체가 좀 문제다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김용준: 일단 또 현장에 남아 있는 의료진분들은 또 이런 부분에 대해서 어떤 이야기를 실제로 하시는지도 궁금하네요.
▼하은진: 속상해하고요. 그리고 또 나중에 같이 다시 일할 수 있을까에 대한 염려를 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김용준: 서로 한 현장에 있을 때 반목하고 이러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들도 있으신 거 같아요.
▼하은진: 네.
◎김용준: 일각에서는 교수님들의 성명으로 인해서 오히려 교수와 전공의들 간 내부 갈등만 증폭시키고 있다, 이런 지적도 일부 있는데 물론 용기 있다고 응원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그럼에도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목소리를 내야 했다. 그 이유를 다시 한번 좀 들어볼까요?
▼하은진: 양심 같은 것 같습니다.
◎김용준: 양심이요?
▼하은진: 네. 굉장히 마음이 불편하고 차마 어쩔 수 없었고 외면할 수 없어서 꼭 외쳐야 했던 이야기인 것 같고요. 갈등을 폭발시켰다라고 얘기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사실은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하고 우리가 목표가 같다고 하지만 다양한 방식을 선호하는 거잖아요. 그러면 그 각각의 방식 중에 저 목표로 가기 위해서 최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혹은 바깥의 환경이 바뀌는 상황이라고 하면 그것에 맞춰서 이걸 전환해 갈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추면서 뭔가 집단이 움직여야 된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지금 방식은 약간 파시즘, 나치즘 같은 형태입니다. 어떤 집단의 목표를 정해놓고 거기서 벗어나거나 이탈하는 사람은 다 뭔가 적으로 돌리고. 이런 방식이어서 새로 갈등을 폭발시켰다기보다 저희가 이 얘기를 통해서 하고 싶었던 것은 이렇게 가려져 있던 의견들이 밖으로 같이 나오고 그걸 통해서 발전적 논의를 해서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가자라는 식으로 이어지길 바라서 성명서를 냈던 것이고요. 지금은 그런 발전적 논의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약간은 비난을 하거나 혹은 비판을 위한 비판만 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생각이 들어서 좀 안타깝다고 생각을 합니다. 언론에서도 좀 제목을 그런 식으로 조금 자극적으로 다뤄주시고 계신데 실질적으로 저희가 냈던 의도나 내용들을 좀 살펴보시고 저희의 발전적인 논의가 가능할 수 있도록 조금 언론에서도 다뤄주셨으면 한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김용준: 그래서 저희가 오늘 교수님을 모시고 말씀을 나누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 성명서를 보면 진짜 피해자는 지난 1년 동안 외면당하고 치료받지 못한 환자들과 그 가족들이라고 지적하셨는데, 이 성명서에 대해서 중증질환자 연합회가 환영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느껴지는 환자들의 피해는 어느 정도로 체감하고 계세요?
▼하은진: 저는 뇌 질환을 전문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예전에 비해서 뇌종양 수술이 조금 줄어 있는데, 사실 악성 뇌종양 같은 경우에 수술이 들어가는 시점에 중증도가 조금은 올라가 있는 것이 아닌가. 이게 지금 당장의 당해년도 초과 사망으로까지는 잡히지 않더라도 이 환자들의 예후에는 영향을 주겠다. 암 수술도 이전보다는 조금 지연돼서 진행이 되고 있는데 이것이 환자들의 예후랑 연관이 있지 않을까. 또 응급실로 오시는 환자분들이 실제로 응급실에 들어오시면 예전에 비해서 응급실 과밀도가 줄었기 때문에 프로세스가 되게 빨리 진행되는 면은 분명히 저희가 의료 이용 행태가 개선된 면인 것 같기는 하지만, 오실 때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 뇌경색에 대한 치료 결과도 이전보다는 조금 떨어지고 있다는 느낌들이 있어서 이런 것들은 실제 환자분들이 느끼시는 피해이고 문제이기 때문에 양측이 어떤 정책을 시행하는 데 있어서 정부가 특히 뭔가 불필요한 갈등을 크게 유발시키는 형태로 정책을 추진을 했잖아요. 이런 불필요한 갈등으로 인해서 사회에 피해가 양산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제대로 짚고 향후에 다시는 이런 일들이 생기지 않을 수 있도록 주의를 해야 되겠다라는 생각입니다.
◎김용준: 그러니까 교수님께서도 무조건적인 무슨 정부 편을 드시는 게 아니라 정부도 의정 갈등에 있어서 잘못이 있다는 지적을 분명히 하고 계신 거고, 현재 상황을 지혜롭게 풀어가는 데 있어서 해안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하시는 거고. 하지만 현장은 지금 이렇다는 실태를 얘기해 주셨는데 여러분 최근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한 산모와 구급대원이 2시간 동안 응급실을 전전하다가 환자를 받아줄 곳이 없어서 결국 구급차에서 출산하는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 119구급대원들이 직접 거론했습니다. 잠시 보고 계속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녹취> 김성현 / 전국공무원노조 서울소방지부 구급국장 (어제)
병원 앞에서, 응급실 앞에서 2시간을 대기하다가 저희 구급대원이 아이를 받았습니다. 전혀 부끄러운 게 아니라 자랑스럽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전선에서 헌신하는 119구급대는 현재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최근 응급실 과부하로 인해 발생하는 응급실 뺑뺑이 문제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습니다.
◎김용준: 이외에도 또 양수 터진 임산부가 구급차에서 출산했다. 그런데 병원을 40곳이나 이송을 하려고 했는데 거부를 당했다는 이런 소식도 있고요. 지금 앞서 보신 것처럼 응급실 뺑뺑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전공의분들의 복귀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의 대책도 필요해 보이기는 합니다만, 그런데 일단 통계를 좀 놓고 보면 전공의 이탈 직후인 지난해 2월부터 7월까지 응급 환자 1천 명당 사망자 수가 1년 전 5.7명에서 6.6명으로 늘었더라고요. 이게 응급 환자 사망자 수가 늘었다는 것이 다른 원인에 있지 않고 의료 공백으로 인한 현상이 좀 크다라고 연계해서 설명이 좀 가능하실까요?
▼하은진: 물론 100% 의료 공백에 의한 것이다라고만 얘기하기가 조금 어려운 부분은 있습니다. 하시고 현장에서 고생하시는 119 구급대원분들이나 또 고통을 겪으셨던 환자분들께는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 인구가 고령화되고 있기 때문에 매년 70만 명 정도 실제로 고령 인구가 늘고 있기 때문에 사망률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그 추세를 벗어난 정도의 응급환자 사망이 증가했는가에 대해서는 한 번 더 짚어야 되는 부분이라고는 생각을 하고 응급실 뺑뺑이는 사실은 전공의들이 이탈하기 전부터 있었던 일이고 구급차에서 출산하는 산모의 숫자가 늘어났던 이유는 응급실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사실은 산부인과 의사가 부족해지는 그런 배후 진료과의 문제도 같이 있었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사실 의료 체계 전체의 문제이고 또 핵심 중증 의료를 떠나고 있는 혹은 선택하지 않는 것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손을 봐야 되는 부분이고요. 다만 응급실 뺑뺑이 같은 경우에는 조금 더 저희가 디지털화를 해가지고 원격 의료라든지 아니면 콜센터라든지 이런 것들을 좀 활용을 해서 길에서 헤매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방식은 도입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도쿄 같은 경우에는 그런 시스템을 통해서 거의 모든 응급환자가 1시간 이내에 다 병원으로 이송이 될 수 있게끔 되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좀 벤치마킹할 필요는 있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용준: 예를 들면 실시간 현황판 같은 식으로 이렇게 PDA 갖고...
▼하은진: 그리고 현장에서 구급 그러니까 구급대원분이 이제 직접적으로 응급실에 있는 의사랑 연결을 해서 초치를 하면서 움직인다든지 그런 식으로 하는 것들이 좀 방법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입니다.
◎김용준: 그리고 또 하나가 지금 지방의 주요 국립대 병원 9곳 중의 7곳은 1년 사이에 전문의 숫자가 두 자릿수 이상 줄었다는 이런 보도도 있는데 지역 의료는 또 수도권과는 다르게 좀 심각한 부분이 있나 봐요.
▼하은진: 일단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환자분들께서 지방 의료에 대한 불신 때문인 건지 아니면 빅 5를 선호하시는 게 좀 지나친 건지 해서 수도권으로 환자가 쏠리면서 기본적으로 지방 의료는 많이 어려워졌던 상황에서 최근에는 중증의료 중심으로 전환하고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전환하면서 수도권에 있는 병원들이 전문의들을 지방에서 많이 유입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더 이탈이 큰데 또 남은 사람들은 과도한 업무에 부하가 증가하니까 지금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 있는 상태입니다. 이걸 해결하는 방법이 돌아오지 않는 전공의들한테 수련 환경이 개선되지 않았는데 억지로 돌아오라고 할 것인가 아니면 이들의 이탈을 최소화하면서 지금 있는 전문의들의 배치를 좀 더 효율적으로 하여서 업무 부담을 경감시키면서 질병 관리를 제대로 할 것인가는 어떤 방법을 선택할 것인가는 사회에서 논의가 필요한데 저는 사실 현실적으로는 후자가 조금 더 현명한 방식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김용준: 예. 관련해서 지방 환자 그리고 의사분들의 목소리 듣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녹취> 권대녕 / 부산
부산대도 그렇고 인제대 병원도 그렇고 알아보니까 다 한 달 이상 걸리더라고. 딱 상담받기 위해서. 그런데 여기 전화하니까 여기가 제일 빨랐어요.
<녹취> 도OO / 부산
(요즘에 예약하기가 힘들어요?)
장난 아니죠. 전쟁이에요, 전쟁.
(거기선 얼마나 기다려야 돼요?)
검사만 지금 일주일에 끝내야 할 거를 지금 한 달 거의 다 됐거든요. 검사만 한 달 했어요. 몇 개 되지도 않지만. 너무 심각해요.
<녹취> 김윤하 / 전남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신생아 집중치료실도 서울에 있는 빅5 특히 아산이나 삼성 같은 데는 꽤 많이 구했다 합니다. 상대적으로 지방에는 오는 사람 없어요.
<녹취> 최창민 /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의료의 미래가 지금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옮길 수 있을 때 옮겨야겠다는 생각이 많아진 겁니다. 그러면 서울에 이제 대형 병원들로 옮기게 되는데요.
◎김용준: 교수님과 잠깐 언급도 했었고요. 지금 방금 들어보기도 했지만, 수도권 의사가 부족해지면서 지방 의사들은 수도권으로 올라오고 지방은 의사 수가 더 부족해지고 그러다 보니까 악순환이 계속되는 현실 거기에 지금 의료 현장을 지키고 있는 의사분들은 하나둘씩 버티지 못하고 병원을 떠나고 있다고 하는데 현 상황에서 실질적인 지역 특히 의료에 있어서의 이런 악순환들 예를 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요? 어떤 혹자는 그러더라고요. 클러스터별로 이렇게 좀 묶을 필요도 있다라는 말도 하던데 교수님은 혹시 어떤 의견을 갖고 계세요?
▼하은진: 비슷한 의견입니다. 사실은 신경외과 예를 들면 신경외과 뇌혈관 하는 교수님들이 병원별로 한 2~3명씩 있거든요. 그러니까 응급도 하고 당직도 서기가 너무 힘든 거예요. 그런데 그분들이 모여서 6~7명이 있다고 하면 사실은 당직도 서고 응급도 하고 환자도 충분히 많이 볼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지역에 있는 병원들에 분산해서 있는 전문의들을 조금 중권역 혹은 대권역 이런 식으로 해서 질병의 특성이나 분포에 따라서 그리고 그 지역의 발생률에 따라서 좀 묶어서 의사들이 있을 수 있게끔 하는 질병 중심의 센터화가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하고 있고 또 환자분들께서 실제로 이게 정말 병원에 가야 되는지 혹은 꼭 상급종합병원에 가야 되는지 이런 것들을 잘 모르시니까 먼저 상급종합병원을 가시려고 하시잖아요. 그런데 그러니까 대기가 정말 길어지는 거거든요. 그래서 게이트 내비게이터 그러니까 어디를 가서 진료를 하는 게 나한테 가장 적정한지 내가 믿을 수 있는지 이런 것들을 해줄 수 있는 1차 의료, 포괄적이고 연속적인 1차 의료가 발전하는 것이 결국 장기적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용준: 마지막으로 교수님 포함해서 네 분이 성명서를 내신 이후로 사실 각계에서 여러 가지 의견들이 많습니다. 특히나 의대생, 전공의들 분노하는 목소리도 있고 이해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그분들에게 다시 한번 이런 말을 꼭 하고 싶다. 어떤 말씀을 좀 하고 싶으세요?
▼하은진: 비난했다거나 혹은 혼냈다거나 이렇게 생각하지 마시고 다른 의견이 있다는 걸 얘기해줬다고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나가 있는 사람을 무조건적으로 나쁘다고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다만 우리 안에서 우리가 다양한 생각들을 모으고 합쳐서 우리가 정말로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바람직한 의료 시스템으로 가기 위해서 지금 의료계는 어떻게 행동해야 되는가 그리고 나는 그걸 위해서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결정했으면 좋겠다라고 이렇게 얘기해 주고 싶습니다.
◎김용준: 예. 지금까지 서울대병원 중환자의학과 하은진 교수와 이야기 나눠봤고요. 조만간 전공의 측이나 반론 입장도 들어볼 기회를 얼마든지 저희가 마련해 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하은진: 네 감사합니다.
◎김용준: 3월 18일 화요일 사사건건은 여기까지입니다. 내일도 알찬 소식으로 찾아오겠습니다. 시청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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