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러시아 위협에 냉전시대 벙커들 재가동

입력 2025.03.31 (16:19) 수정 2025.03.3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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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가 러시아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냉전 시대에 사용했던 지하벙커들을 다시 가동하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현지 시각 30 보도했습니다.

BBC에 따르면 냉전 시대 소련과 인접해있던 노르웨이는 한 때 약 3,000여개의 지하 벙커가 있었습니다. 이 중 일부는 자국 군대와 동맹국 군대가 은신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고 일부는 전투기와 함정을 위한 비밀 기지로 사용됐습니다.

이 지하 벙커들의 상당수는 냉전 종식 후 원래의 기능을 상실했지만,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유럽에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재가동되기 시작했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러시아 국경과 가까운 바르두포스 공군 기지와 올라스브베른 해군기지가 재가동된 대표적인 벙커들입니다. 1938년 문을 연 바르두포스 공군 기지는 2차대전 당시 노르웨이를 점령한 나치 독일 전투기들의 주기장으로 사용됐습니다. 당시 이곳의 전투기들은 인근의 피오르(빙하의 침식작용으로 생긴 좁고 깊은 만)에 정박해있던 독일 해군의 비스마르크급 전함 티르피츠호를 호위하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2차대전 종전 후 이 기지는 노르웨이 왕립 공군이 소련의 군사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전투기 격납고로 사용하다가 40년 전 폐쇄했습니다.

그러나 노르웨이는 최근 이 기지를 재가동하기 시작, 최첨단 스텔스 다목적 전투기인 F-35를 위한 격납고로 다시 활용하고 있습니다.

올라스브베른 해군기지는 러시아 함대의 대서양 진출을 막는 요충지로 꼽히는 노르웨이해와 바렌츠해가 만나는 지점 인근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곳은 냉전이 끝난 뒤에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함정들의 북극해 임무 수행을 위한 기지로 사용돼왔지만, 노르웨이 의회는 2009년 이곳을 폐쇄하기로 의결했습니다.

올라스브베른 해군기지는 2013년에는 민간투자자에 매각됐으나 2020년 노르웨이군과 밀접한 관계인 빌노르 정부서비스가 지분을 대부분 인수했고 수리를 시작했습니다.

BBC는 노르웨이가 이 기지들을 재가동한 이유가 러시아의 위협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노르웨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훨씬 이전부터 러시아를 안보위협으로 간주했고, 전쟁 발발 시 어떻게 대응할지를 검토해왔다는 것입니다.

2006∼2008년 러시아가 냉전 이후 처음으로 북극에서 군사훈련을 재개하고 북극 자원개발에 관심을 보인 점도 벙커 재가동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BBC는 노르웨이뿐 아니라 러시아도 최근 몇 년간 북극에 있는 냉전 시대 기지 50곳을 재가동하기 시작했고 스웨덴 해군도 무스코섬의 해군 기지로 복귀했다고 전했습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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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르웨이, 러시아 위협에 냉전시대 벙커들 재가동
    • 입력 2025-03-31 16:19:29
    • 수정2025-03-31 16:28:06
    국제
노르웨이가 러시아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냉전 시대에 사용했던 지하벙커들을 다시 가동하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현지 시각 30 보도했습니다.

BBC에 따르면 냉전 시대 소련과 인접해있던 노르웨이는 한 때 약 3,000여개의 지하 벙커가 있었습니다. 이 중 일부는 자국 군대와 동맹국 군대가 은신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고 일부는 전투기와 함정을 위한 비밀 기지로 사용됐습니다.

이 지하 벙커들의 상당수는 냉전 종식 후 원래의 기능을 상실했지만,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유럽에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재가동되기 시작했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러시아 국경과 가까운 바르두포스 공군 기지와 올라스브베른 해군기지가 재가동된 대표적인 벙커들입니다. 1938년 문을 연 바르두포스 공군 기지는 2차대전 당시 노르웨이를 점령한 나치 독일 전투기들의 주기장으로 사용됐습니다. 당시 이곳의 전투기들은 인근의 피오르(빙하의 침식작용으로 생긴 좁고 깊은 만)에 정박해있던 독일 해군의 비스마르크급 전함 티르피츠호를 호위하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2차대전 종전 후 이 기지는 노르웨이 왕립 공군이 소련의 군사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전투기 격납고로 사용하다가 40년 전 폐쇄했습니다.

그러나 노르웨이는 최근 이 기지를 재가동하기 시작, 최첨단 스텔스 다목적 전투기인 F-35를 위한 격납고로 다시 활용하고 있습니다.

올라스브베른 해군기지는 러시아 함대의 대서양 진출을 막는 요충지로 꼽히는 노르웨이해와 바렌츠해가 만나는 지점 인근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곳은 냉전이 끝난 뒤에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함정들의 북극해 임무 수행을 위한 기지로 사용돼왔지만, 노르웨이 의회는 2009년 이곳을 폐쇄하기로 의결했습니다.

올라스브베른 해군기지는 2013년에는 민간투자자에 매각됐으나 2020년 노르웨이군과 밀접한 관계인 빌노르 정부서비스가 지분을 대부분 인수했고 수리를 시작했습니다.

BBC는 노르웨이가 이 기지들을 재가동한 이유가 러시아의 위협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노르웨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훨씬 이전부터 러시아를 안보위협으로 간주했고, 전쟁 발발 시 어떻게 대응할지를 검토해왔다는 것입니다.

2006∼2008년 러시아가 냉전 이후 처음으로 북극에서 군사훈련을 재개하고 북극 자원개발에 관심을 보인 점도 벙커 재가동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BBC는 노르웨이뿐 아니라 러시아도 최근 몇 년간 북극에 있는 냉전 시대 기지 50곳을 재가동하기 시작했고 스웨덴 해군도 무스코섬의 해군 기지로 복귀했다고 전했습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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