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아침 제주도에 날아든 4·3기록물 유네스코(UNESCO) 세계기록유산 등재 소식은 제주도민이 기다리던 뉴스 중 하나였습니다. 밤사이 프랑스에서 전해온 낭보에 제주도민뿐만 아니라 각계에서 축하가 이어졌습니다.
제주시 용담어촌계 해녀 김애춘 씨는 4·3을 몸소 겪은 세대로서 이날 등재 소식에 감회가 더욱 뭉클하게 솟았습니다.
김 씨는 "기록물로 실리게 된 것을 정말 정말 축하하고, 또 고맙다"며 "우리 친구들은 4·3으로 거의 다 부모님을 잃었다. 죄 없이 다 잡아다가 죽여버리니까, 엄마 아빠 없이 살았다. 4·3에 대해서는 정말로 눈물이 난다"며 감사함을 드러냈습니다.

제주4·3사건 당시를 직접 살아온 세대뿐만 아니라 20~30대 청년층에서도 이번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소식을 관심 있게 지켜보며, 아픈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김지완 제주대학교 총학생회장은 "제주 4·3이 가진 평화와 인권 그리고 화해와 상생의 가치가 전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았다는 사실에서 제주도민으로서 또 청년으로서 뜻깊다고 생각한다"면서 "제주 4·3이 가진 역사적 진실과 가치들을 우리 청년 세대들이 좀 더 기억하고, 앞으로 세대 전승의 주자로서도 역할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평소 한국사에 관심이 많다고 한 직장인 손미혜 씨는 "자국민을 대상으로 했던 가장 큰 폭력으로, 이런 사건이 반복해서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제주4·3 역사를 전국적,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제주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박 모 씨도 "이번 등재를 계기로 제주 4·3을 더욱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며 "다시는 이런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 김광수 제주도교육감은 이날 오전 제주도청에서 공동 담화를 열었습니다. 이들은 "이번 등재는 모두가 지켜야 할 인류의 기억으로 거듭난 역사적이 날"이라며 "2018년 제주도와 4·3평화재단이 민간 기록물 수집에 착수한 지 7년 만의 쾌거"라고 밝혔습니다.
이상봉 도의장은 "4·3 기록물의 체계적인 보존과 활용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갈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김광수 교육감도 "이번 등재를 계기로 4·3의 전국화와 세계화, 학교 현장의 4·3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 정가에서도 잇달아 "4·3 세계기록유산 등재 축하"
정치권에선 페이스북을 통해 4·3기록물 등재 소식에 대한 축하와 환영의 메시지를 잇달아 내놨습니다.
1999년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4‧3특별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앞장섰던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경기 하남시갑)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 폭력의 진실을 세계가 인정한 역사적 일"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추 의원은 "초선 시절 제주 4·3 수형인들의 억울함과 유족의 연좌제 굴레를 벗기기 위해 전국 교도소와 국가기록원, 지방기록관을 찾아다니며 당시 수형인 명부를 찾아냈다"며 "이를 결정적 증거로 삼아 지금까지 1,200여 명의 희생자들이 뒤늦은 명예를 되찾을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이어 "오늘 유네스코가 등재한 이 기록은 그분들의 억울한 삶을 증명하는 세계의 증언이자, 우리가 결코 잊어선 안 될 정의의 이정표"라고 강조했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 과거의 아픔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공동체가 함께 화해하고 회복하는 과정이 기록됨으로써 세계기록유산으로서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며 "제주 4.3기록물은 세계인들과 공유되면서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알리고 일깨우는데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제주4‧3특별법과 국립국가트라우마치유센터법 개정안을 대표로 발의한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에 '제주 4·3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오랜 세월 아픔을 참고 견디며 살아오신 도민 여러분께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며 "제가 대표발의한 「제주4·3특별법」개정안을 4월 임시회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래픽 손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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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아빠 없이 산 70여 년 세월 위로받는 날…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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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4-11 15:56:05

11일 아침 제주도에 날아든 4·3기록물 유네스코(UNESCO) 세계기록유산 등재 소식은 제주도민이 기다리던 뉴스 중 하나였습니다. 밤사이 프랑스에서 전해온 낭보에 제주도민뿐만 아니라 각계에서 축하가 이어졌습니다.
제주시 용담어촌계 해녀 김애춘 씨는 4·3을 몸소 겪은 세대로서 이날 등재 소식에 감회가 더욱 뭉클하게 솟았습니다.
김 씨는 "기록물로 실리게 된 것을 정말 정말 축하하고, 또 고맙다"며 "우리 친구들은 4·3으로 거의 다 부모님을 잃었다. 죄 없이 다 잡아다가 죽여버리니까, 엄마 아빠 없이 살았다. 4·3에 대해서는 정말로 눈물이 난다"며 감사함을 드러냈습니다.

제주4·3사건 당시를 직접 살아온 세대뿐만 아니라 20~30대 청년층에서도 이번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소식을 관심 있게 지켜보며, 아픈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김지완 제주대학교 총학생회장은 "제주 4·3이 가진 평화와 인권 그리고 화해와 상생의 가치가 전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았다는 사실에서 제주도민으로서 또 청년으로서 뜻깊다고 생각한다"면서 "제주 4·3이 가진 역사적 진실과 가치들을 우리 청년 세대들이 좀 더 기억하고, 앞으로 세대 전승의 주자로서도 역할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평소 한국사에 관심이 많다고 한 직장인 손미혜 씨는 "자국민을 대상으로 했던 가장 큰 폭력으로, 이런 사건이 반복해서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제주4·3 역사를 전국적,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제주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박 모 씨도 "이번 등재를 계기로 제주 4·3을 더욱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며 "다시는 이런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 김광수 제주도교육감은 이날 오전 제주도청에서 공동 담화를 열었습니다. 이들은 "이번 등재는 모두가 지켜야 할 인류의 기억으로 거듭난 역사적이 날"이라며 "2018년 제주도와 4·3평화재단이 민간 기록물 수집에 착수한 지 7년 만의 쾌거"라고 밝혔습니다.
이상봉 도의장은 "4·3 기록물의 체계적인 보존과 활용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갈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김광수 교육감도 "이번 등재를 계기로 4·3의 전국화와 세계화, 학교 현장의 4·3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 정가에서도 잇달아 "4·3 세계기록유산 등재 축하"
정치권에선 페이스북을 통해 4·3기록물 등재 소식에 대한 축하와 환영의 메시지를 잇달아 내놨습니다.
1999년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4‧3특별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앞장섰던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경기 하남시갑)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 폭력의 진실을 세계가 인정한 역사적 일"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추 의원은 "초선 시절 제주 4·3 수형인들의 억울함과 유족의 연좌제 굴레를 벗기기 위해 전국 교도소와 국가기록원, 지방기록관을 찾아다니며 당시 수형인 명부를 찾아냈다"며 "이를 결정적 증거로 삼아 지금까지 1,200여 명의 희생자들이 뒤늦은 명예를 되찾을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이어 "오늘 유네스코가 등재한 이 기록은 그분들의 억울한 삶을 증명하는 세계의 증언이자, 우리가 결코 잊어선 안 될 정의의 이정표"라고 강조했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 과거의 아픔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공동체가 함께 화해하고 회복하는 과정이 기록됨으로써 세계기록유산으로서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며 "제주 4.3기록물은 세계인들과 공유되면서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알리고 일깨우는데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제주4‧3특별법과 국립국가트라우마치유센터법 개정안을 대표로 발의한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에 '제주 4·3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오랜 세월 아픔을 참고 견디며 살아오신 도민 여러분께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며 "제가 대표발의한 「제주4·3특별법」개정안을 4월 임시회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래픽 손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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