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아이들 조용한 건 ‘4·3 유전자’ 때문?…“사과하세요” 대자보 [지금뉴스]

입력 2025.04.1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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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자신의 질문에 화답하지 않자, "4·3 유전자가 흘러서 그래"라고 발언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오늘(11일), 이 학교 학생들은 '4·3 유전자가 무엇입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였습니다.

학생들은 "교육의 현장인 이곳에서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한 교사가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대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4·3 유전자가 흘러서 그래'라는 발언을 내뱉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수십년 전 4·3 피해자들을 '폭도', '빨갱이'라 지칭하던 입장과 다른 것이 무엇이냐"고 비판했습니다.

"제주도민의 3분의 1가량이 학살당했음에도 오랫동안 진상 규명이 이뤄지지 않아 생존자들마저 아픔을 숨겨야 했던 제주의 역사를 교육자가 이처럼 사사로이 거론하는 것이 과연 옳은 행동이냐"고도 물었습니다.

이어 "공동선을 추구한다는 학교 교육 목표에 걸맞게 그릇된 역사 인식을 알리고 학교의 조치와 교사의 반성을 요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대자보에는 "사과해요", "지역혐오성 발언", "반성을 요구합니다" 등의 내용이 적힌 메모도 붙었습니다.

학교 측은 사실 확인을 한 결과 이 발언은 지난달 초 1학년 학급의 통합사회 수업 시간에 나온 발언으로 조사됐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교사는 문제의 발언에 대해, 아이들이 수업 시간에 적극적으로 대답하지 않자 '4·3 사건 당시 피해를 입은 아픈 기억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성향이 제주도민들에게 잠재돼있는 것 같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학교 수업 시간에 더 적극적으로 임하면 좋겠다는 의미였고, 4·3 사건을 비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고도 했습니다.

학교 측은 "해당 교사의 의도가 어떻든 받아들이는 학생들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며 "이런 일이 벌어져 죄송하다"고 사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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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4-11 17:4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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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자신의 질문에 화답하지 않자, "4·3 유전자가 흘러서 그래"라고 발언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오늘(11일), 이 학교 학생들은 '4·3 유전자가 무엇입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였습니다.

학생들은 "교육의 현장인 이곳에서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한 교사가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대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4·3 유전자가 흘러서 그래'라는 발언을 내뱉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수십년 전 4·3 피해자들을 '폭도', '빨갱이'라 지칭하던 입장과 다른 것이 무엇이냐"고 비판했습니다.

"제주도민의 3분의 1가량이 학살당했음에도 오랫동안 진상 규명이 이뤄지지 않아 생존자들마저 아픔을 숨겨야 했던 제주의 역사를 교육자가 이처럼 사사로이 거론하는 것이 과연 옳은 행동이냐"고도 물었습니다.

이어 "공동선을 추구한다는 학교 교육 목표에 걸맞게 그릇된 역사 인식을 알리고 학교의 조치와 교사의 반성을 요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대자보에는 "사과해요", "지역혐오성 발언", "반성을 요구합니다" 등의 내용이 적힌 메모도 붙었습니다.

학교 측은 사실 확인을 한 결과 이 발언은 지난달 초 1학년 학급의 통합사회 수업 시간에 나온 발언으로 조사됐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교사는 문제의 발언에 대해, 아이들이 수업 시간에 적극적으로 대답하지 않자 '4·3 사건 당시 피해를 입은 아픈 기억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성향이 제주도민들에게 잠재돼있는 것 같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학교 수업 시간에 더 적극적으로 임하면 좋겠다는 의미였고, 4·3 사건을 비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고도 했습니다.

학교 측은 "해당 교사의 의도가 어떻든 받아들이는 학생들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며 "이런 일이 벌어져 죄송하다"고 사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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