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동남아 3국 순방 마쳐…동남아는 미중 사이서 ‘저울질’

입력 2025.04.18 (16:30) 수정 2025.04.1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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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현지 시각 18일 4박 5일간의 베트남·말레이시아·캄보디아 등 동남아 3개국 순방을 마쳤습니다.

시 주석은 지난 14일 1박 2일 일정으로 베트남을 방문한 데 이어 15∼17일에는 말레이시아, 17∼18일에는 캄보디아를 각각 국빈 방문하며 올해 첫 해외 순방을 마무리했습니다.

전날 캄보디아를 찾은 시 주석은 38년간 집권한 훈 센 전 총리(현 상원의장)·훈 마네트 총리 부자, 노로돔 시하모니 국왕과 만났습니다.

시 주석은 훈 센 전 총리에게 “무역전쟁은 다자간 무역 시스템을 약화시키고 세계 경제 질서를 어지럽힌다”고 밝혔습니다.

또 “역사는 다극화된 세계, 경제적 세계화, 문화적 다양성을 향한 멈출 수 없는 흐름을 보여준다”면서 “일방주의·패권주의는 지지를 받지 못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양국이 산업·농업·어업과 에너지·교통 등 핵심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해 캄보디아가 중국의 발전 기회를 더 많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훈 센 전 총리도 중국과의 전략적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양국 간 무역을 확대하고 싶다고 화답했습니다.

특히 최근 중국에서도 큰 논란거리가 된 캄보디아 내 대규모 사기 작업장 문제와 관련해 온라인이나 통신을 통한 보이스피싱 등 사기·도박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시 주석은 훈 마네트 총리와 회담에서는 새 시대 ‘전천후 중국-캄보디아 운명공동체’를 공동 구축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시 주석은 이날 훈 센 전 총리가 직접 환송하는 가운데 프놈펜 국제공항에서 전용기 편으로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시 주석은 2023년 12월 베트남을 찾은 바 있으나 캄보디아와 말레이시아 방문은 각각 9년, 12년 만입니다.

시 주석의 이번 동남아 3개국 국빈 방문은 이전부터 예정된 것이지만, 트럼프 2기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가운데 진행되면서 미국에 함께 맞설 우군을 확보하려는 외교전의 최전선이 됐습니다.

시 주석은 방문 기간 내내 중국이 동남아 국가에 안정적 파트너이자 자유무역·다자주의 등 국제질서의 수호자로 더는 신뢰할 수 없는 미국과 다르다는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베트남에서는 중국과 함께 미국의 “일방적 괴롭힘에 함께 반대하자”고 촉구했고, 말레이시아에서는 “중국과 말레이시아는 아시아 가족들의 밝은 미래를 함께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함께 베트남과는 공급망 강화·철도 협력 관련 협정 등 45건의 협력 협정에 서명했고, 말레이시아와는 인공지능(AI)을 포함한 신기술을 비롯해 경제, 무역, 투자 등 여러 분야에서 31개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캄보디아와도 무역·투자·금융·수자원 등 분야의 37개 협정에 서명했습니다.

90일간 유예되기는 했지만, 캄보디아는 49%, 베트남은 46%, 말레이시아는 24%의 고율 상호 관세 부과가 예고된 상태입니다.

3개국은 표면적으로 시 주석의 ‘보호무역주의·패권주의 반대’에 동조하면서도 행동 면에서 대미 관세 협상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지난주 미국과 무역협정 협상 시작에 합의하면서 자국 관세 인하, 미국산 구매 확대 등을 약속했습니다.

특히 미국 요구에 응해 중국산 제품을 베트남으로 들여와서 ‘베트남산’으로 생산국 표시만 바꿔 이를 미국으로 수출하는 불법 환적, 이른바 ‘택갈이’ 단속 강화에 착수했습니다.

말레이시아도 텡쿠 자프룰 아지즈 무역장관이 오는 24일 1박 2일간 미국을 방문, 미 무역대표부(USTR) 등과 만나 관세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관영 통신 베르나마가 전했습니다.

동남아의 대표적인 친중 국가로 꼽히는 캄보디아마저도 최근 훈 마네트 총리 명의로 트럼프 행정부에 보낸 서한에서 미국산 19개 품목에 대한 관세 인하를 약속하면서 무역 협상을 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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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4-18 16:30:36
    • 수정2025-04-18 16:35:27
    국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현지 시각 18일 4박 5일간의 베트남·말레이시아·캄보디아 등 동남아 3개국 순방을 마쳤습니다.

시 주석은 지난 14일 1박 2일 일정으로 베트남을 방문한 데 이어 15∼17일에는 말레이시아, 17∼18일에는 캄보디아를 각각 국빈 방문하며 올해 첫 해외 순방을 마무리했습니다.

전날 캄보디아를 찾은 시 주석은 38년간 집권한 훈 센 전 총리(현 상원의장)·훈 마네트 총리 부자, 노로돔 시하모니 국왕과 만났습니다.

시 주석은 훈 센 전 총리에게 “무역전쟁은 다자간 무역 시스템을 약화시키고 세계 경제 질서를 어지럽힌다”고 밝혔습니다.

또 “역사는 다극화된 세계, 경제적 세계화, 문화적 다양성을 향한 멈출 수 없는 흐름을 보여준다”면서 “일방주의·패권주의는 지지를 받지 못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양국이 산업·농업·어업과 에너지·교통 등 핵심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해 캄보디아가 중국의 발전 기회를 더 많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훈 센 전 총리도 중국과의 전략적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양국 간 무역을 확대하고 싶다고 화답했습니다.

특히 최근 중국에서도 큰 논란거리가 된 캄보디아 내 대규모 사기 작업장 문제와 관련해 온라인이나 통신을 통한 보이스피싱 등 사기·도박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시 주석은 훈 마네트 총리와 회담에서는 새 시대 ‘전천후 중국-캄보디아 운명공동체’를 공동 구축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시 주석은 이날 훈 센 전 총리가 직접 환송하는 가운데 프놈펜 국제공항에서 전용기 편으로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시 주석은 2023년 12월 베트남을 찾은 바 있으나 캄보디아와 말레이시아 방문은 각각 9년, 12년 만입니다.

시 주석의 이번 동남아 3개국 국빈 방문은 이전부터 예정된 것이지만, 트럼프 2기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가운데 진행되면서 미국에 함께 맞설 우군을 확보하려는 외교전의 최전선이 됐습니다.

시 주석은 방문 기간 내내 중국이 동남아 국가에 안정적 파트너이자 자유무역·다자주의 등 국제질서의 수호자로 더는 신뢰할 수 없는 미국과 다르다는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베트남에서는 중국과 함께 미국의 “일방적 괴롭힘에 함께 반대하자”고 촉구했고, 말레이시아에서는 “중국과 말레이시아는 아시아 가족들의 밝은 미래를 함께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함께 베트남과는 공급망 강화·철도 협력 관련 협정 등 45건의 협력 협정에 서명했고, 말레이시아와는 인공지능(AI)을 포함한 신기술을 비롯해 경제, 무역, 투자 등 여러 분야에서 31개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캄보디아와도 무역·투자·금융·수자원 등 분야의 37개 협정에 서명했습니다.

90일간 유예되기는 했지만, 캄보디아는 49%, 베트남은 46%, 말레이시아는 24%의 고율 상호 관세 부과가 예고된 상태입니다.

3개국은 표면적으로 시 주석의 ‘보호무역주의·패권주의 반대’에 동조하면서도 행동 면에서 대미 관세 협상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지난주 미국과 무역협정 협상 시작에 합의하면서 자국 관세 인하, 미국산 구매 확대 등을 약속했습니다.

특히 미국 요구에 응해 중국산 제품을 베트남으로 들여와서 ‘베트남산’으로 생산국 표시만 바꿔 이를 미국으로 수출하는 불법 환적, 이른바 ‘택갈이’ 단속 강화에 착수했습니다.

말레이시아도 텡쿠 자프룰 아지즈 무역장관이 오는 24일 1박 2일간 미국을 방문, 미 무역대표부(USTR) 등과 만나 관세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관영 통신 베르나마가 전했습니다.

동남아의 대표적인 친중 국가로 꼽히는 캄보디아마저도 최근 훈 마네트 총리 명의로 트럼프 행정부에 보낸 서한에서 미국산 19개 품목에 대한 관세 인하를 약속하면서 무역 협상을 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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