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떠나자 찬밥?…“DOGE, 정부 지원금 승인 권한 상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떠난 뒤로 그가 이끌던 기관인 정부효율부(DOGE)의 영향력이 급속도로 줄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현지시각 27일(현지시간) 입수한 이메일과 복수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연방정부 각 기관의 당국자들은 새로운 지원금 사업을 발표하기 전 DOGE 측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했던 절차를 더 이상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의 지침을 전날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4월 DOGE는 각 정부 기관들이 지원금 사업을 진행하기 전 DOGE 검토를 받도록 만들었는데, 약 2달 만에 그 절차가 다시 사라지게 된 것입니다.

미국의 정부 기관들은 지원금 사업 수혜자를 공개 모집할 때 ‘grant.gov’라는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그 내용을 고지합니다.

지난 수년간은 각 부처의 담당자들이 직접 이 웹사이트에 접속해 지원금 사업 내용을 공개했지만, 지난 4월 DOGE는 해당 웹사이트 승인 절차를 변경해 모든 지원금 사업을 공개 전에 자신들이 검토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최소 30개의 지원 사업들이 DOGE의 검토를 기다리는 채로 진행되지 못하고 쌓여갔으며, 지난 두달 간 트럼프 행정부가 고지한 지원금 사업 수는 크게 줄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습니다.

이로 인해 홀로코스트 생존자 지원 사업부터 알츠하이머 환자 간병인 지원, 노인 낙상 사고 방지 등 수백만달러 규모의 정부 지원금 사업이 진행되지 못한 채 지연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에 DOGE의 검토 절차가 삭제됐으나 수개월째 지연된 지원금 사업들이 다시 구제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이달 초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와 공식적으로 결별한 이후로 행정부 내에서 DOGE의 영향력이 줄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사례 중 하나라고 짚었습니다.

머스크가 떠난 직후 그와 연관된 몇몇 핵심 보좌관들도 연달아 행정부를 떠났으며, DOGE 관계자들도 다른 정부 상근직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지난 수개월간 DOGE의 감원과 예산 삭감 압박에 시달리던 당국자들은 머스크가 떠난 직후 해고됐던 직원들을 다시 채용하려 하는 등 DOGE의 ‘흔적 지우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논평 요청에 백악관은 DOGE가 앞으로도 각 정부 기관의 지원금 사업을 계속 조율할 것이라면서 “강력한 통제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으며, 각 부처에는 DOGE 인력이 배치되어 장관실을 도와 매일 보조금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