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 창] 우크라이나 임팩트 〈제1편〉 미래 전쟁의 서막

입력 2025.07.25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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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KBS 특별 취재팀은 지난 6월,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최정예 드론 부대를 한국 언론 최초로 취재했다. 우크라이나가 드론 전력으로 러시아군에 대적하는 원동력을 직접 확인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오는 7월 27일(화) 오후 10시에 방송되는 KBS 시사기획 창 ‘우크라이나 임팩트 <1편>미래 전쟁의 서막’ 편을 통해 공개된다.

드론 사격장에서 이륙하는 드론(촬영기자 신봉승)드론 사격장에서 이륙하는 드론(촬영기자 신봉승)

러-우 전쟁을 대표하는 무기는?
모든 전쟁에는 그 전쟁을 대표하는 무기가 있다. 과거 베트남 전쟁에는 AK-47 돌격소총의 활약이 있었다. 정글에 숨어있는 베트남군이 쏘는 AK-47은 습하고 진흙이 많은 밀림 속 전투에서 고장 없이 잘 작동해 미군에게 큰 피해를 줬다. 이라크 전쟁에서는 길에 매설된 급조폭발물(IED)이 미군과 동맹군을 끊임없이 괴롭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상징하는 무기는 드론이다. 개전 초기부터 러시아에 비해 전력에서 절대 열세였던 우크라이나 군은 적군을 감시하고 소형 폭발물 투하하거나 자살폭탄 공격을 하는데, 드론을 집중하여 활용했다. 드론을 통해 기갑 전력의 열세를 극복한 우크라이나는 군사 강국 러시아를 상대로 3년 6개월이 넘게 전쟁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6월, KBS 특별취재팀은 <시사기획 창 '우크라이나 임팩트'> 제작을 위해 우크라이나 현지 체류 중 한국 언론 최초로 우크라이나 전력 양성의 산실인 드론부대를 취재할 수 있었다. 우크라이나 최정예인 00 돌격여단 소속의 이 부대는 드론 파일럿을 실제 군사작전에 투입하기 전 훈련을 시키는 곳이기도 하다. 극비리에 취재 허가가 난 곳이기에 외관과 훈련 중인 파일럿의 얼굴 촬영은 허용되지 않았다. 조그만 실수도 그로 인해 상대편의 공격 좌표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취재 과정에서도 공습경보가 울려서 부대 밖으로 대피하는 우여곡절 끝에 겨우 취재를 마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특이한 점은 명칭이다. 우크라이나 군은 드론 부대의 교육장을 '킬 하우스'(Kill House)로 부른다. 살벌하게 느껴지는 이 명칭은 우크라이나군이 드론 파일럿의 전투 의욕을 부추기고 드론을 이용해 적 전차나 함정을 직접 타격하는 과정에서 정신 무장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붙여졌다고 한다.

거대한 탱크 모형 앞에 놓여있는 드론. 우크라이나군은 드론 파일럿이 각종 장애물을 피해 적의 전차를 파괴하도록  한 달 이내에 고강도 훈련 과정을 이수토록 하고 있다. (촬영기자 고형석)거대한 탱크 모형 앞에 놓여있는 드론. 우크라이나군은 드론 파일럿이 각종 장애물을 피해 적의 전차를 파괴하도록 한 달 이내에 고강도 훈련 과정을 이수토록 하고 있다. (촬영기자 고형석)

드론부대 교육장에선 총알 대신 쉴 새 없이 드론이 날아다닌다. 좁은 공간과 장애물을 피해, 마치 서커스 공중곡예를 하는 모습으로 조종한다. 다양한 장애물 코스를 통과하는 방법을 익히도록 해서 상대편이 엄폐물에 숨더라도 공격하는 조작법을 훈련한다. 드론의 작고 가벼운 차체를 이용한 빠른 기동 과정을 보고 있으면 사격장에 놓인 거대한 탱크 모형은 상대적으로 둔해 보였다.

■ 드론 운용 부대와 드론 연구기관의 협업 시스템 발달
드론 부대에선 드론 파일럿 후보생들을 1주일 정도 훈련하면 감시, 정찰용 드론을 조종할 수 있으며 4주 정도 훈련하면 곧바로 실전에 투입해 폭탄 투하 비행, 자폭 공격 등의 임무를 맡을 수 있다고 밝혔다. 교육장에서는 부품 교체에 대한 교육도 이뤄져 조립부터 비행까지 드론 파일럿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훈련이 이뤄지고 있었다.

우크라이나군에게 드론 공학을 교육하는 민간 드론 조립센터 (촬영기자 고형석)우크라이나군에게 드론 공학을 교육하는 민간 드론 조립센터 (촬영기자 고형석)

취재진은 지난해 12월에도 우크라이나 현지를 취재하면서 드론 연구기관 취재 등 우크라이나의 드론 전력의 실상을 들여다보고자 했는데, 취재에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은 까다로운 보장 규정으로 접근 자체가 용이하지 않다는 데 있었다. 간신히 취재 허가를 받아도 건물 외관을 찍지 말 것, 건물 안에선 창밖을 찍지 말 것을 요청받았다. 취재를 허락받은 한 드론 연구기관의 벽면에는 여러 장의 매뉴얼과 도면, 드론을 구성하는 부품에 대한 설명부터 조립 방법이 적혀 있었다. 그곳은 군사용 드론 공학도 교육 중이었는데, 연구자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드론을 조립하고 있었다. 취미용 드론에서 군사용 드론의 제작까지 교육이 이뤄지는데, 전파방해(재밍)를 피하기 위해 광섬유를 이용하는 최신 드론까지 조립하고 있었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전파 방해를 피하기 위해 드론에 사용하는 10km 길이의 광케이블 (촬영기자 고형석)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전파 방해를 피하기 위해 드론에 사용하는 10km 길이의 광케이블 (촬영기자 고형석)

우크라이나는 끊임없이 드론 산업의 국내화를 추구하고 있었다. 전쟁 초기 중국산 드론에 의존했지만, 수입이 어려워지자, 자체 생산 체제로 전환 중이라고 했다. 지난 6월, 코젠코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싱가포르 샹그릴라 안보 포럼에서 “연간 1천만 대의 드론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고 밝히며, “우크라이나 드론은 저렴하면서도 전투 경험을 통해 성능이 검증된 무기체계”라고 강조했다. 뒤늦게 드론 산업에 뛰어든 러시아 역시 드론 생산능력 확대에 사활을 걸면서 현재는 우크라이나를 능가하는 생산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드론으로 공격하는 측에 못지않게 드론 공격을 막으려는 측의 방어 능력도 함께 발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러시아를 돕기 위해 파병된 북한군을 평가하면서, 초기엔 드론 공격에 취약했지만, 점차 대응 능력을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파병을 통해 북한 역시 드론 기술 획득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드론 부대 부사령관이 KBS 취재진에게 전시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드론들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촬영기자 고형석)드론 부대 부사령관이 KBS 취재진에게 전시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드론들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촬영기자 고형석)

우크라이나가 드론을 이용한 전투는 현대전이 어떤 양상으로 변모하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4주라는 짧은 기간의 훈련을 통해 양성된 드론 파일럿은 드론을 이용해 적 전차까지 상대할 수 있는 조종술과 전술을 배운다. 다양한 훈련과 조립이 이뤄지는 드론 생태계는 군인이 아닌 민간인 신분으로 전쟁에 참여할 수 있는 여지도 넓혀 놓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공격군과 수비군 모두 드론을 주요 무기로 활용하는 첫 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드론을 이용한 공격 전술과 새로운 드론 제조 기술도 계속 발전하고 있다.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물론 대규모 파병에 나선 북한 역시 이 전쟁에서 드론을 이용한 전투 경험을 쌓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드론 전쟁이 결코 남의 나라 전쟁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기도 하다.

-방송일시: 시사기획 창 특집 우크라이나 임팩트 <제1편> '미래전쟁의 서막' 2025년 7월 28일 밤 10시 KBS 1TV 시사기획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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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사기획 창] 우크라이나 임팩트 〈제1편〉 미래 전쟁의 서막
    • 입력 2025-07-25 15: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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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특별 취재팀은 지난 6월,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최정예 드론 부대를 한국 언론 최초로 취재했다. 우크라이나가 드론 전력으로 러시아군에 대적하는 원동력을 직접 확인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오는 7월 27일(화) 오후 10시에 방송되는 KBS 시사기획 창 ‘우크라이나 임팩트 &lt;1편&gt;미래 전쟁의 서막’ 편을 통해 공개된다.<br />
드론 사격장에서 이륙하는 드론(촬영기자 신봉승)
러-우 전쟁을 대표하는 무기는?
모든 전쟁에는 그 전쟁을 대표하는 무기가 있다. 과거 베트남 전쟁에는 AK-47 돌격소총의 활약이 있었다. 정글에 숨어있는 베트남군이 쏘는 AK-47은 습하고 진흙이 많은 밀림 속 전투에서 고장 없이 잘 작동해 미군에게 큰 피해를 줬다. 이라크 전쟁에서는 길에 매설된 급조폭발물(IED)이 미군과 동맹군을 끊임없이 괴롭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상징하는 무기는 드론이다. 개전 초기부터 러시아에 비해 전력에서 절대 열세였던 우크라이나 군은 적군을 감시하고 소형 폭발물 투하하거나 자살폭탄 공격을 하는데, 드론을 집중하여 활용했다. 드론을 통해 기갑 전력의 열세를 극복한 우크라이나는 군사 강국 러시아를 상대로 3년 6개월이 넘게 전쟁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6월, KBS 특별취재팀은 <시사기획 창 '우크라이나 임팩트'> 제작을 위해 우크라이나 현지 체류 중 한국 언론 최초로 우크라이나 전력 양성의 산실인 드론부대를 취재할 수 있었다. 우크라이나 최정예인 00 돌격여단 소속의 이 부대는 드론 파일럿을 실제 군사작전에 투입하기 전 훈련을 시키는 곳이기도 하다. 극비리에 취재 허가가 난 곳이기에 외관과 훈련 중인 파일럿의 얼굴 촬영은 허용되지 않았다. 조그만 실수도 그로 인해 상대편의 공격 좌표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취재 과정에서도 공습경보가 울려서 부대 밖으로 대피하는 우여곡절 끝에 겨우 취재를 마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특이한 점은 명칭이다. 우크라이나 군은 드론 부대의 교육장을 '킬 하우스'(Kill House)로 부른다. 살벌하게 느껴지는 이 명칭은 우크라이나군이 드론 파일럿의 전투 의욕을 부추기고 드론을 이용해 적 전차나 함정을 직접 타격하는 과정에서 정신 무장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붙여졌다고 한다.

거대한 탱크 모형 앞에 놓여있는 드론. 우크라이나군은 드론 파일럿이 각종 장애물을 피해 적의 전차를 파괴하도록  한 달 이내에 고강도 훈련 과정을 이수토록 하고 있다. (촬영기자 고형석)
드론부대 교육장에선 총알 대신 쉴 새 없이 드론이 날아다닌다. 좁은 공간과 장애물을 피해, 마치 서커스 공중곡예를 하는 모습으로 조종한다. 다양한 장애물 코스를 통과하는 방법을 익히도록 해서 상대편이 엄폐물에 숨더라도 공격하는 조작법을 훈련한다. 드론의 작고 가벼운 차체를 이용한 빠른 기동 과정을 보고 있으면 사격장에 놓인 거대한 탱크 모형은 상대적으로 둔해 보였다.

■ 드론 운용 부대와 드론 연구기관의 협업 시스템 발달
드론 부대에선 드론 파일럿 후보생들을 1주일 정도 훈련하면 감시, 정찰용 드론을 조종할 수 있으며 4주 정도 훈련하면 곧바로 실전에 투입해 폭탄 투하 비행, 자폭 공격 등의 임무를 맡을 수 있다고 밝혔다. 교육장에서는 부품 교체에 대한 교육도 이뤄져 조립부터 비행까지 드론 파일럿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훈련이 이뤄지고 있었다.

우크라이나군에게 드론 공학을 교육하는 민간 드론 조립센터 (촬영기자 고형석)
취재진은 지난해 12월에도 우크라이나 현지를 취재하면서 드론 연구기관 취재 등 우크라이나의 드론 전력의 실상을 들여다보고자 했는데, 취재에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은 까다로운 보장 규정으로 접근 자체가 용이하지 않다는 데 있었다. 간신히 취재 허가를 받아도 건물 외관을 찍지 말 것, 건물 안에선 창밖을 찍지 말 것을 요청받았다. 취재를 허락받은 한 드론 연구기관의 벽면에는 여러 장의 매뉴얼과 도면, 드론을 구성하는 부품에 대한 설명부터 조립 방법이 적혀 있었다. 그곳은 군사용 드론 공학도 교육 중이었는데, 연구자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드론을 조립하고 있었다. 취미용 드론에서 군사용 드론의 제작까지 교육이 이뤄지는데, 전파방해(재밍)를 피하기 위해 광섬유를 이용하는 최신 드론까지 조립하고 있었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전파 방해를 피하기 위해 드론에 사용하는 10km 길이의 광케이블 (촬영기자 고형석)
우크라이나는 끊임없이 드론 산업의 국내화를 추구하고 있었다. 전쟁 초기 중국산 드론에 의존했지만, 수입이 어려워지자, 자체 생산 체제로 전환 중이라고 했다. 지난 6월, 코젠코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싱가포르 샹그릴라 안보 포럼에서 “연간 1천만 대의 드론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고 밝히며, “우크라이나 드론은 저렴하면서도 전투 경험을 통해 성능이 검증된 무기체계”라고 강조했다. 뒤늦게 드론 산업에 뛰어든 러시아 역시 드론 생산능력 확대에 사활을 걸면서 현재는 우크라이나를 능가하는 생산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드론으로 공격하는 측에 못지않게 드론 공격을 막으려는 측의 방어 능력도 함께 발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러시아를 돕기 위해 파병된 북한군을 평가하면서, 초기엔 드론 공격에 취약했지만, 점차 대응 능력을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파병을 통해 북한 역시 드론 기술 획득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드론 부대 부사령관이 KBS 취재진에게 전시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드론들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촬영기자 고형석)
우크라이나가 드론을 이용한 전투는 현대전이 어떤 양상으로 변모하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4주라는 짧은 기간의 훈련을 통해 양성된 드론 파일럿은 드론을 이용해 적 전차까지 상대할 수 있는 조종술과 전술을 배운다. 다양한 훈련과 조립이 이뤄지는 드론 생태계는 군인이 아닌 민간인 신분으로 전쟁에 참여할 수 있는 여지도 넓혀 놓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공격군과 수비군 모두 드론을 주요 무기로 활용하는 첫 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드론을 이용한 공격 전술과 새로운 드론 제조 기술도 계속 발전하고 있다.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물론 대규모 파병에 나선 북한 역시 이 전쟁에서 드론을 이용한 전투 경험을 쌓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드론 전쟁이 결코 남의 나라 전쟁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기도 하다.

-방송일시: 시사기획 창 특집 우크라이나 임팩트 <제1편> '미래전쟁의 서막' 2025년 7월 28일 밤 10시 KBS 1TV 시사기획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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