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미 투자액, 타이완 반도체 기업에도 쓸 수 있어”…공급망 구축

일본이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5천500억 달러, 약 761조원을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것과 관련, 이 돈을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타이완 기업 지원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이 밝혔습니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현지시각 26일 일본 공영방송 NHK에 출연해 무역 협정 패키지에서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미국이나 일본 기업에 한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예컨대 타이완의 반도체 제조업체가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고 일본 부품이나 일본 수요에 맞춘 제품을 생산한다면 그 역시 허용된다”고 말했습니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그러나 구체적인 기업명을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아카자와는 “일본, 미국, 그리고 같은 목표를 가진 국가들은 경제 안보에 중요한 분야에서의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아카자와는 미일 관세 협상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막판 합의안 담판에 임했던 일본의 협상단 대표입니다.

미국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에 첨단 반도체 생산을 크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만이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경제 안보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TSMC는 지난 3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옆에 두고 1천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65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장 3곳을 건설하는 프로젝트와는 별도로 약속한 것입니다.

일본은 일본무역보험, 일본국제협력은행(JBIC·일본수출입은행) 등 국책 금융기관을 통해 이번 대미 투자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아카자와는 인터뷰에서 5천500억 달러 중 지분 투자는 약 1~2%에 불과할 것이며 대부분은 대출과 대출 보증 형태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