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주식 사이트’ 내세워 94억 원 가로챈 신종 피싱 조직 검거

입력 2025.08.05 (12:00) 수정 2025.08.05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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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주식 거래 사이트를 본떠 만든 가짜 사이트로 투자자를 속여 수십 억원을 가로챈 피싱 조직과 이 사이트를 제작·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오늘(5일) 통신사기피해환급법위반, 범죄단체 조직 등의 혐의로 20~30대 사이트 개발자와 판매 브로커, 피싱 조직 총책 등 46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20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나머지 26명은 불구속 수사하고 범죄수익금 약 14억 원에 대해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프로그래머이자 사이트 개발자인 20대 남성 A 씨는 지난해 2월부터 공식 주식 거래 사이트를 모방한 가짜 사이트 64개를 제작·관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판매 브로커 30대 남성 B 씨와 20대 남성 C 씨는 이중 19개를 국내외 14개 피싱 조직에 판매해 매달 수천만 원의 이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가짜 사이트를 구매한 피싱 조직은 지난해 2월부터 서울과 경기 일대 공실 상가를 단기 임차해 콜센터를 차리고 주식 무상 배정이나 선입고를 미끼로 피해자 182명으로부터 총 94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습니다.

이들은 실제 주식 발행사와 유명 증권사 직원 행세를 하며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상장이 확실한 주식을 저가에 매수하면 상장일까지 고수익을 볼 수 있다”라거나 “주식을 비싼 가격에 되사겠다”는 등의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속이고 가짜 사이트에 가입시켰습니다.

이들은 사이트를 통해 여러 차례 주식 매매 대금을 받아낸 뒤 상장일이 되면 연락을 끊고 잠적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이어갔습니다.

특히 대중에게 공개된 공모주 일정을 보고 상장이 유망한 종목만을 골라 임의로 정한 상장일까지 콜센터를 운영한 뒤 다른 콜센터로 옮기는 일명 ‘떴다방’ 방식 운영으로 단속망을 피해 왔습니다.

또 기관 보도자료와 공문서, 주식 보관증, 주주명부 등을 정교하게 위조하고, A 씨 등이 구속돼 사이트 관리가 어려워지자, 주식 보유 확인용 피싱 페이지를 AI 프로그램으로 자체 제작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피해자 10명 중 9명은 사회적 경험과 경제적 여유가 있는 50대 이상 중·장년층이었으며, 이 가운데 71%는 60대 이상의 고령층이었습니다. 특히 80대 여성 피해자는 2개 조직에서 연이어 피해를 보기도 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피싱 범죄는 은행과 정부 기관 사칭을 넘어서 정교하게 본뜬 가짜 사이트를 활용하는 피싱 수법으로까지 진화했다”며 “정식으로 인가받은 금융 회사 등 적법한 경로가 아닌 비공식적인 방식의 투자 또는 자문에 기댈 경우 자칫 범죄 조직의 범행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므로 자금 투자 시 각별히 유념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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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짜 주식 사이트’ 내세워 94억 원 가로챈 신종 피싱 조직 검거
    • 입력 2025-08-05 12:00:05
    • 수정2025-08-05 12:06:44
    사회
실제 주식 거래 사이트를 본떠 만든 가짜 사이트로 투자자를 속여 수십 억원을 가로챈 피싱 조직과 이 사이트를 제작·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오늘(5일) 통신사기피해환급법위반, 범죄단체 조직 등의 혐의로 20~30대 사이트 개발자와 판매 브로커, 피싱 조직 총책 등 46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20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나머지 26명은 불구속 수사하고 범죄수익금 약 14억 원에 대해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프로그래머이자 사이트 개발자인 20대 남성 A 씨는 지난해 2월부터 공식 주식 거래 사이트를 모방한 가짜 사이트 64개를 제작·관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판매 브로커 30대 남성 B 씨와 20대 남성 C 씨는 이중 19개를 국내외 14개 피싱 조직에 판매해 매달 수천만 원의 이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가짜 사이트를 구매한 피싱 조직은 지난해 2월부터 서울과 경기 일대 공실 상가를 단기 임차해 콜센터를 차리고 주식 무상 배정이나 선입고를 미끼로 피해자 182명으로부터 총 94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습니다.

이들은 실제 주식 발행사와 유명 증권사 직원 행세를 하며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상장이 확실한 주식을 저가에 매수하면 상장일까지 고수익을 볼 수 있다”라거나 “주식을 비싼 가격에 되사겠다”는 등의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속이고 가짜 사이트에 가입시켰습니다.

이들은 사이트를 통해 여러 차례 주식 매매 대금을 받아낸 뒤 상장일이 되면 연락을 끊고 잠적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이어갔습니다.

특히 대중에게 공개된 공모주 일정을 보고 상장이 유망한 종목만을 골라 임의로 정한 상장일까지 콜센터를 운영한 뒤 다른 콜센터로 옮기는 일명 ‘떴다방’ 방식 운영으로 단속망을 피해 왔습니다.

또 기관 보도자료와 공문서, 주식 보관증, 주주명부 등을 정교하게 위조하고, A 씨 등이 구속돼 사이트 관리가 어려워지자, 주식 보유 확인용 피싱 페이지를 AI 프로그램으로 자체 제작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피해자 10명 중 9명은 사회적 경험과 경제적 여유가 있는 50대 이상 중·장년층이었으며, 이 가운데 71%는 60대 이상의 고령층이었습니다. 특히 80대 여성 피해자는 2개 조직에서 연이어 피해를 보기도 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피싱 범죄는 은행과 정부 기관 사칭을 넘어서 정교하게 본뜬 가짜 사이트를 활용하는 피싱 수법으로까지 진화했다”며 “정식으로 인가받은 금융 회사 등 적법한 경로가 아닌 비공식적인 방식의 투자 또는 자문에 기댈 경우 자칫 범죄 조직의 범행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므로 자금 투자 시 각별히 유념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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