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도주의 단체들 “이스라엘, 식량원조 무기화 중단하라”

입력 2025.08.14 (17:08) 수정 2025.08.1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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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인도주의 단체 100여 곳이 현지시각 13일 이스라엘의 새로운 규제로 인해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품 전달이 막히고 있다며 “식량원조의 무기화를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AFP 통신과 영국 BBC에 따르면 옥스팜과 국경없는의사회(MSF) 등이 포함된 이들 단체는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구호품에 대한 규제로 인해 가자지구의 기아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스라엘 당국은 지난 3월 외국 비정부기구(NGO)에 대한 새로운 규정을 도입했는데, 이 규정에 따르면 해당 단체가 이스라엘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거나 보이콧 운동을 조장한다고 판단되면 등록 요청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새 규정에 대해 구호품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전달되는 것을 막기 위한 용도라고 주장하지만, NGO 들은 이 규정이 구호품 전달을 막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공동 성명에 따르면 대부분의 주요 국제 NGO는 새 규정이 발효된 3월 2일 이후 가자지구에 단 한 대의 구호품 트럭도 보내지 못했습니다.

지난달에만 60건 이상의 구호품 반입 요청이 승인받지 못한 단체라는 이유로 거부당했습니다.

미국 구호단체 ‘근동난민구호’(ANERA)의 션 캐롤 대표는 “600만 끼 식사에 해당하는 쌀 744톤을 포함해 700만달러(약 96억원) 상당의 구호품을 준비했지만 가자지구에서 불과 몇 ㎞ 떨어진 아슈도드에서 막혀 있다”고 말했습니다.

옥스팜 또한 250만달러(약 34억원) 이상의 구호품 반입이 거부당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당국자는 AFP에 “불행히도 많은 구호 단체들은 적대적이고 때로는 폭력적인 활동의 위장막 역할을 한다”며 “이러한 활동과 아무런 관련이 없고 보이콧 운동과도 무관한 단체들은 운영 허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구호품을 탈취한다며 5월 말부터 미국 단체 가자인도주의재단(GHF)으로 가자지구 구호품 배급 절차를 일원화했습니다.

하지만 GHF 배급소 주변으로 몰려드는 주민들을 향해 이스라엘군이 발포하는 일이 잇따라 논란과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유엔에 따르면 5월 27일부터 7월 31일까지 GHF 배급소 근처에서 859명이 사망했습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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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5-08-14 17: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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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인도주의 단체 100여 곳이 현지시각 13일 이스라엘의 새로운 규제로 인해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품 전달이 막히고 있다며 “식량원조의 무기화를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AFP 통신과 영국 BBC에 따르면 옥스팜과 국경없는의사회(MSF) 등이 포함된 이들 단체는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구호품에 대한 규제로 인해 가자지구의 기아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스라엘 당국은 지난 3월 외국 비정부기구(NGO)에 대한 새로운 규정을 도입했는데, 이 규정에 따르면 해당 단체가 이스라엘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거나 보이콧 운동을 조장한다고 판단되면 등록 요청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새 규정에 대해 구호품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전달되는 것을 막기 위한 용도라고 주장하지만, NGO 들은 이 규정이 구호품 전달을 막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공동 성명에 따르면 대부분의 주요 국제 NGO는 새 규정이 발효된 3월 2일 이후 가자지구에 단 한 대의 구호품 트럭도 보내지 못했습니다.

지난달에만 60건 이상의 구호품 반입 요청이 승인받지 못한 단체라는 이유로 거부당했습니다.

미국 구호단체 ‘근동난민구호’(ANERA)의 션 캐롤 대표는 “600만 끼 식사에 해당하는 쌀 744톤을 포함해 700만달러(약 96억원) 상당의 구호품을 준비했지만 가자지구에서 불과 몇 ㎞ 떨어진 아슈도드에서 막혀 있다”고 말했습니다.

옥스팜 또한 250만달러(약 34억원) 이상의 구호품 반입이 거부당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당국자는 AFP에 “불행히도 많은 구호 단체들은 적대적이고 때로는 폭력적인 활동의 위장막 역할을 한다”며 “이러한 활동과 아무런 관련이 없고 보이콧 운동과도 무관한 단체들은 운영 허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구호품을 탈취한다며 5월 말부터 미국 단체 가자인도주의재단(GHF)으로 가자지구 구호품 배급 절차를 일원화했습니다.

하지만 GHF 배급소 주변으로 몰려드는 주민들을 향해 이스라엘군이 발포하는 일이 잇따라 논란과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유엔에 따르면 5월 27일부터 7월 31일까지 GHF 배급소 근처에서 859명이 사망했습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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