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주한미군 재편 시사…중국 견제 ‘입체화’ 외

입력 2025.08.16 (08:07) 수정 2025.08.16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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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재명 대통령이 광복절을 맞아 신뢰 회복과 대화를 복원하는 길에 북한이 화답하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9·19 군사합의'의 선제적, 단계적 복원도 강조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광복절에 처음으로 공개 연설을 했는데요.

러시아와의 밀착을 강조한 반면, 한국과 미국을 언급하진 않았습니다.

8월 셋째 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새 정부 들어 첫 한미 정상회담이 오는 25일로 확정됐습니다.

회담에선 우리 안보와 직결된 주한미군의 역할을 비롯해 한미동맹의 현대화 문제가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대북 전력이었던 주한미군을 중국 견제에도 활용하려는 미국의 시도는 이미 구체화되는 분위깁니다.

주한미군 기지의 전력 재편 동향부터 주변국들의 대중국 견제 강화 움직임까지, '이슈 앤 한반도'에서 다각도로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갑판 위의 항공기들이 엄청난 굉음을 내며 솟아오릅니다.

2010년 미 해군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응해 서해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주도한 모습입니다.

하지만 2013년을 끝으로 서해에서 미국 항모의 동원 훈련은 사라졌습니다.

중국과 북한의 반발을 고려한 측면도 있었지만, 이미 서해에는 미 핵추진 항공모함 여러 척에 맞먹는 전력이 상시 배치돼 있다고 미군이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침몰하지 않는 이른바 '불침항모' 한반도의 한국을 지칭하고 있는 겁니다.

[제이비어 브런슨/주한미군 사령관/5월 27일 : "밤에 찍은 위성사진을 보면 한국은 섬이자, 일본과 중국 사이에 떠 있는 고정된 항공모함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미국은 최근 대북 전력이었던 이 주한미군의 역할을 대중국으로 확대해 한미동맹을 현대화하자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은 지난 8일,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모두 위협으로 규정하며, 한반도보다 더 넓은 관점에서 전력 배치와 활용을 고민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제이비어 브런슨/주한미군 사령관 : "(주한미군에 대해) 결정이 내려질 겁니다. 제 생각에는 단순히 숫자만 고려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능력에 더 초점을 맞출 것이라 생각합니다."]

주한미군이 올해 초부터 교육용으로 배포한 지도입니다.

남북이 180도 뒤집어져 있는데, 일반적인 지도와는 달리 타이완과 필리핀이 눈에 더 잘 들어옵니다.

약 2년 전, 주일 미 육군 사령관이 이처럼 뒤집힌 동아시아 지도를 내걸고 중국의 위협을 지적했을 때에도 포착된 바 있었던 그 지도입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주한미군에서 공개했던 동아시아를 거꾸로 놓은 지도를 보면 평택에 있는 캠프험프리스에서 우리 주변 도시들, 베이징이나 타이베이나 도쿄 이런 도시들과의 직선거리를 표시한 숫자들이 나오거든요. 그 숫자를 보면 당연히 평택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는 베이징이죠. 평택이라고 하는 기지가 단순히 대북 억제만을 위한 역할을 담당하는 게 아니고 결국은 미국의 입장에서 중국 봉쇄를 위한 하나의 거점이 될 수도 있다라는 것을 끊임없이 외부에 암시하고자 하는..."]

실제, 주한 미 공군의 전력을 한 단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속속 감지되고 있습니다.

장거리 정찰과 공격이 모두 가능한 최첨단 무인기, MQ-9 리퍼가 미군의 군산 기지에 순환배치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Q-9 리퍼는 작전반경이 약 1,000km로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등이 모두 사정권에 들어옵니다.

이와 함께 주일 미 공군이 운용해 온 F-16 전투기를 업그레이드해 오산 기지로 옮기고, 군산 기지의 F-16도 오산으로 옮겨 슈퍼 비행대대를 창설하는 작업도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비연/세종연구소 안보전략센터 연구위원 : "이번 인도·태평양에 주둔하는 주한미군을 포함한 관련된 미 육군 예산이 작년 대비 68%가 삭감이 될 예정입니다, 내년도 국방 예산에. 그리고 지상군 대신에 해·공군에 대한 예산이 더 많이 들어가 있는데 사실 북중러 세 개 국가가 모두 지금 하고 있는 것을 보면 핵하고 미사일 같은 중장거리 전력으로 제1이나 제2열도선에 대한 미국의 접근을 막는 거죠. 미국의 입장에선 이것을 상쇄시켜야 하는 것인데 예전과 같은 지상전보다는 공군하고 해군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어서 주한미군의 변화도 그런 맥락에서 봐야된다고 생각됩니다."]

이같은 미군의 전력 재편은 한반도 밖에서도 동시에 진행 중입니다.

미국은 지난달 최신예 극초음속 미사일 '다크 이글'을 호주 북부에 투입했습니다.

사거리 약 2,700km 가량, 최대 속도는 음속의 17배로 탐지와 요격이 사실상 불가능한 무기입니다.

다크 이글이 미 본토 밖에 배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중국이 태평양 진출과 방어를 위해 설정한 제2도련선을 무력화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런가 하면 일본이 2차 대전 이후 80년 만에 사실상 항공모함 보유국이 되며 중국을 적극 견제하기 위해 나선 모습입니다.

일본의 대형 호위함, 이즈모함과 가가함은 실질적으론 경량급 항모로서 스텔스 전투기 F-35B를 탑재해 항모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일본은 또한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가가함을 투입해 미국, 영국 등이 참여하는 서태평양 합동 훈련에도 나섰습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최근에 미국의 국방차관이 일본과 호주를 향해서 타이완 해협에서 어떤 군사적 충돌이 벌어졌을 때 너희 나라는 어떤 편에 설 거냐고 아주 직설적으로 물어봤다는 보도도 있었잖아요. 미국이 인도‧태평양과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어떤 군사적 시위를 하는 것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효과는 분명히 있죠. 그러한 반면에 미국의 동맹전략에 대해서 우리가 어떤 답변을 내놔야 하는 이중적인 부담은 우리에게 가져올 수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북 “허망한 개꿈”…남 “긴장완화 계속”▲

이런 가운데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재차 대남 담화를 내놨습니다.

이재명 정부가 연이어 단행한 대북 유화조치를 '허망한 꿈'이라고 깎아내리며 적대적 태도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는데요.

미국을 향해서도 마주앉을 일이 없다고 했는데, 담화의 행간을 보면 한국과 미국을 대하는데 온도차가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리포트]

김여정 부부장 지난달 말, 한국과는 마주 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며 이재명 정부를 겨냥한 첫 담화를 발표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약 보름 만에 재차 발표한 대남 담화의 표현 수위는 한층 더 거칠어졌습니다.

먼저 북한군의 확성기 철거 동향이 식별됐다는 우리 군의 발표를 부인하며, 일방적 억측이자 여론조작 놀음이라고 정면 반박했습니다.

그러자 우리 군은 총 40여 개의 대남 확성기 중 두 대를 철거하는 동향이 실제 포착됐고, 이 가운데 한 대만 원상복구 됐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성준/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8월 14일 : "군은 관측한 사항에 대해서 사실을 설명드렸고 상대가 발표한 그 의도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여정 부부장은 또, 우리 군이 한미 연합훈련을 일부 조정한 것을 두고도 헛수고일 뿐이라고 비꼬며, 최근 정부의 긴장 완화 조치를 허망한 개꿈이라고 깎아내렸습니다.

이어 헌법에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위협세력'으로 영구 고착시키겠다고 했습니다.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사전에 차단하고, '적대적 두 국가'에 대한 의지도 한층 확고히 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일단 김여정 담화의 표현대로 단기간 내에 남북한이 마주 앉아서 바로 대화를 재개하긴 어려운 것으로 보이고요. 근데 주목해서 봐야 될 것은 김여정이 작년에도 남한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서 일체 반응을 내놓지 않았었거든요. 김여정이 왜 이번만큼은 짚고 넘어가야 되겠다고 했는지에 대해선 주목할 필요가 있고요."]

미국을 향한 메시지는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습니다.

앞서 비핵화 대화는 하지 않겠다면서도, 북미 정상 간 개인적 친분에 대해 은근슬쩍 언급했던 김여정 부부장.

이번 담화에서도 미국과 마주 앉을 일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낡은 사고 방식을 버리라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여전히 북미 간 대화 여지는 열어 놓았다는 평가입니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이 북미대화의 전제 조건임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조비연/세종연구소 안보전략센터 연구위원 : "러시아하고의 관계 속에서 지금 남북 대화나 미북 대화를 북한이 해야 할 만큼의 동인이 많이 사라진 것이 사실이고. 이렇게 대화에 대한 강경 입장을 북한에 유지하는게 더 전략적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북한의 입장에선. 왜냐하면 강경한 입장을 취할수록 상대방에서 먼저 유화적인 접근이나 제안을 해야 하기 때문에..."]

수위를 끌어올린 북한의 담화 발표에 대해 우리 정부는 남북 간에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을 이어가야 한다며 관계 정상화 조치를 일관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여정 부부장의 첫 번째 담화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협상에 나설 의지가 있다고 밝혔던 미 국무부가 이번 담화에 대해선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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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16 08:07:47
    • 수정2025-08-16 08:38:16
    남북의 창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재명 대통령이 광복절을 맞아 신뢰 회복과 대화를 복원하는 길에 북한이 화답하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9·19 군사합의'의 선제적, 단계적 복원도 강조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광복절에 처음으로 공개 연설을 했는데요.

러시아와의 밀착을 강조한 반면, 한국과 미국을 언급하진 않았습니다.

8월 셋째 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새 정부 들어 첫 한미 정상회담이 오는 25일로 확정됐습니다.

회담에선 우리 안보와 직결된 주한미군의 역할을 비롯해 한미동맹의 현대화 문제가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대북 전력이었던 주한미군을 중국 견제에도 활용하려는 미국의 시도는 이미 구체화되는 분위깁니다.

주한미군 기지의 전력 재편 동향부터 주변국들의 대중국 견제 강화 움직임까지, '이슈 앤 한반도'에서 다각도로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갑판 위의 항공기들이 엄청난 굉음을 내며 솟아오릅니다.

2010년 미 해군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응해 서해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주도한 모습입니다.

하지만 2013년을 끝으로 서해에서 미국 항모의 동원 훈련은 사라졌습니다.

중국과 북한의 반발을 고려한 측면도 있었지만, 이미 서해에는 미 핵추진 항공모함 여러 척에 맞먹는 전력이 상시 배치돼 있다고 미군이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침몰하지 않는 이른바 '불침항모' 한반도의 한국을 지칭하고 있는 겁니다.

[제이비어 브런슨/주한미군 사령관/5월 27일 : "밤에 찍은 위성사진을 보면 한국은 섬이자, 일본과 중국 사이에 떠 있는 고정된 항공모함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미국은 최근 대북 전력이었던 이 주한미군의 역할을 대중국으로 확대해 한미동맹을 현대화하자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은 지난 8일,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모두 위협으로 규정하며, 한반도보다 더 넓은 관점에서 전력 배치와 활용을 고민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제이비어 브런슨/주한미군 사령관 : "(주한미군에 대해) 결정이 내려질 겁니다. 제 생각에는 단순히 숫자만 고려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능력에 더 초점을 맞출 것이라 생각합니다."]

주한미군이 올해 초부터 교육용으로 배포한 지도입니다.

남북이 180도 뒤집어져 있는데, 일반적인 지도와는 달리 타이완과 필리핀이 눈에 더 잘 들어옵니다.

약 2년 전, 주일 미 육군 사령관이 이처럼 뒤집힌 동아시아 지도를 내걸고 중국의 위협을 지적했을 때에도 포착된 바 있었던 그 지도입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주한미군에서 공개했던 동아시아를 거꾸로 놓은 지도를 보면 평택에 있는 캠프험프리스에서 우리 주변 도시들, 베이징이나 타이베이나 도쿄 이런 도시들과의 직선거리를 표시한 숫자들이 나오거든요. 그 숫자를 보면 당연히 평택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는 베이징이죠. 평택이라고 하는 기지가 단순히 대북 억제만을 위한 역할을 담당하는 게 아니고 결국은 미국의 입장에서 중국 봉쇄를 위한 하나의 거점이 될 수도 있다라는 것을 끊임없이 외부에 암시하고자 하는..."]

실제, 주한 미 공군의 전력을 한 단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속속 감지되고 있습니다.

장거리 정찰과 공격이 모두 가능한 최첨단 무인기, MQ-9 리퍼가 미군의 군산 기지에 순환배치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Q-9 리퍼는 작전반경이 약 1,000km로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등이 모두 사정권에 들어옵니다.

이와 함께 주일 미 공군이 운용해 온 F-16 전투기를 업그레이드해 오산 기지로 옮기고, 군산 기지의 F-16도 오산으로 옮겨 슈퍼 비행대대를 창설하는 작업도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비연/세종연구소 안보전략센터 연구위원 : "이번 인도·태평양에 주둔하는 주한미군을 포함한 관련된 미 육군 예산이 작년 대비 68%가 삭감이 될 예정입니다, 내년도 국방 예산에. 그리고 지상군 대신에 해·공군에 대한 예산이 더 많이 들어가 있는데 사실 북중러 세 개 국가가 모두 지금 하고 있는 것을 보면 핵하고 미사일 같은 중장거리 전력으로 제1이나 제2열도선에 대한 미국의 접근을 막는 거죠. 미국의 입장에선 이것을 상쇄시켜야 하는 것인데 예전과 같은 지상전보다는 공군하고 해군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어서 주한미군의 변화도 그런 맥락에서 봐야된다고 생각됩니다."]

이같은 미군의 전력 재편은 한반도 밖에서도 동시에 진행 중입니다.

미국은 지난달 최신예 극초음속 미사일 '다크 이글'을 호주 북부에 투입했습니다.

사거리 약 2,700km 가량, 최대 속도는 음속의 17배로 탐지와 요격이 사실상 불가능한 무기입니다.

다크 이글이 미 본토 밖에 배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중국이 태평양 진출과 방어를 위해 설정한 제2도련선을 무력화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런가 하면 일본이 2차 대전 이후 80년 만에 사실상 항공모함 보유국이 되며 중국을 적극 견제하기 위해 나선 모습입니다.

일본의 대형 호위함, 이즈모함과 가가함은 실질적으론 경량급 항모로서 스텔스 전투기 F-35B를 탑재해 항모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일본은 또한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가가함을 투입해 미국, 영국 등이 참여하는 서태평양 합동 훈련에도 나섰습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최근에 미국의 국방차관이 일본과 호주를 향해서 타이완 해협에서 어떤 군사적 충돌이 벌어졌을 때 너희 나라는 어떤 편에 설 거냐고 아주 직설적으로 물어봤다는 보도도 있었잖아요. 미국이 인도‧태평양과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어떤 군사적 시위를 하는 것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효과는 분명히 있죠. 그러한 반면에 미국의 동맹전략에 대해서 우리가 어떤 답변을 내놔야 하는 이중적인 부담은 우리에게 가져올 수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북 “허망한 개꿈”…남 “긴장완화 계속”▲

이런 가운데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재차 대남 담화를 내놨습니다.

이재명 정부가 연이어 단행한 대북 유화조치를 '허망한 꿈'이라고 깎아내리며 적대적 태도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는데요.

미국을 향해서도 마주앉을 일이 없다고 했는데, 담화의 행간을 보면 한국과 미국을 대하는데 온도차가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리포트]

김여정 부부장 지난달 말, 한국과는 마주 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며 이재명 정부를 겨냥한 첫 담화를 발표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약 보름 만에 재차 발표한 대남 담화의 표현 수위는 한층 더 거칠어졌습니다.

먼저 북한군의 확성기 철거 동향이 식별됐다는 우리 군의 발표를 부인하며, 일방적 억측이자 여론조작 놀음이라고 정면 반박했습니다.

그러자 우리 군은 총 40여 개의 대남 확성기 중 두 대를 철거하는 동향이 실제 포착됐고, 이 가운데 한 대만 원상복구 됐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성준/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8월 14일 : "군은 관측한 사항에 대해서 사실을 설명드렸고 상대가 발표한 그 의도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여정 부부장은 또, 우리 군이 한미 연합훈련을 일부 조정한 것을 두고도 헛수고일 뿐이라고 비꼬며, 최근 정부의 긴장 완화 조치를 허망한 개꿈이라고 깎아내렸습니다.

이어 헌법에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위협세력'으로 영구 고착시키겠다고 했습니다.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사전에 차단하고, '적대적 두 국가'에 대한 의지도 한층 확고히 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일단 김여정 담화의 표현대로 단기간 내에 남북한이 마주 앉아서 바로 대화를 재개하긴 어려운 것으로 보이고요. 근데 주목해서 봐야 될 것은 김여정이 작년에도 남한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서 일체 반응을 내놓지 않았었거든요. 김여정이 왜 이번만큼은 짚고 넘어가야 되겠다고 했는지에 대해선 주목할 필요가 있고요."]

미국을 향한 메시지는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습니다.

앞서 비핵화 대화는 하지 않겠다면서도, 북미 정상 간 개인적 친분에 대해 은근슬쩍 언급했던 김여정 부부장.

이번 담화에서도 미국과 마주 앉을 일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낡은 사고 방식을 버리라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여전히 북미 간 대화 여지는 열어 놓았다는 평가입니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이 북미대화의 전제 조건임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조비연/세종연구소 안보전략센터 연구위원 : "러시아하고의 관계 속에서 지금 남북 대화나 미북 대화를 북한이 해야 할 만큼의 동인이 많이 사라진 것이 사실이고. 이렇게 대화에 대한 강경 입장을 북한에 유지하는게 더 전략적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북한의 입장에선. 왜냐하면 강경한 입장을 취할수록 상대방에서 먼저 유화적인 접근이나 제안을 해야 하기 때문에..."]

수위를 끌어올린 북한의 담화 발표에 대해 우리 정부는 남북 간에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을 이어가야 한다며 관계 정상화 조치를 일관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여정 부부장의 첫 번째 담화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협상에 나설 의지가 있다고 밝혔던 미 국무부가 이번 담화에 대해선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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