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정치인, 23년 째 수감 팔레스타인 지도자 찾아가 훈계

입력 2025.08.16 (19:13) 수정 2025.08.16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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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이 23년째 복역 중인 팔레스타인 지도자를 찾아가 훈계하는 영상을 공개하자 팔레스타인 진영이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이스라엘 극우 정치인인 이타마르 벤 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은 현지 시각 15일 소셜미디어에 팔레스타인 유력 정파인 파타당 고위 인사 마르완 바르구티를 면회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올렸다고 CNN 방송 등이 보도했습니다.

이 영상에서 벤 그비르 장관은 바르구티에게 "이스라엘 국민을 해치는 사람, 어린이를 죽이는 사람, 여성을 죽이는 사람은 누구든 우리가 전멸시킬 것"이라고 훈계조로 말합니다.

바르구티가 뭔가 대답하려 하자 벤 그비르는 그의 말을 끊고 "아니, 당신은 이것을 알아야 한다. 모든 역사를 보면"이라고 한 뒤 영상이 끊깁니다.

바르구티는 제2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무장봉기)를 주도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23년째 복역 중입니다.

영상에서 바르구티는 마르고 쇠약한 모습이었으며 흰색 반소매 티셔츠를 입고 있습니다.

그는 벤 그비르 장관이 말하는 동안 두 손을 앞으로 모아 잡고 고개를 끄덕이기도 합니다.

이 영상이 공개되자 팔레스타인에서는 격렬한 비난이 일었습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후세인 알셰이크 부통령은 벤 그비르의 행동에 대해 "수감자에 대한 심리적, 도덕적, 신체적 테러의 극치이며 국제·인도주의적 관행과 규범을 위반한 것"이라고 규탄했습니다.

바르구티의 부인인 파드와 알 바르구티는 SNS에 처음에는 남편을 알아보지 못했다면서 "점령에 대항하는 당신의 투쟁은 계속되지만, 여전히 당신의 손에는 사슬이 채워져 있다"라고 분노했습니다.

바르구티의 사촌도 이 영상이 "가장 끔찍한 것"을 보여줬다면서 바르구티가 감옥에서 굶주려 "너무 마르고 약해진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바르구티는 이스라엘인 5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2002년 종신형을 선고받았으며 오랜 수감생활 때문에 '요르단강 서안의 만델라'로도 불립니다.

이스라엘은 그가 제2차 인티파다 때 파타당 산하 무장 조직 알-아크샤 순교자 여단을 이끈 주역으로 보고 있습니다.

벤 그비르 장관이 바르구티를 만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 벤 그비르 장관 엑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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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이 23년째 복역 중인 팔레스타인 지도자를 찾아가 훈계하는 영상을 공개하자 팔레스타인 진영이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이스라엘 극우 정치인인 이타마르 벤 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은 현지 시각 15일 소셜미디어에 팔레스타인 유력 정파인 파타당 고위 인사 마르완 바르구티를 면회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올렸다고 CNN 방송 등이 보도했습니다.

이 영상에서 벤 그비르 장관은 바르구티에게 "이스라엘 국민을 해치는 사람, 어린이를 죽이는 사람, 여성을 죽이는 사람은 누구든 우리가 전멸시킬 것"이라고 훈계조로 말합니다.

바르구티가 뭔가 대답하려 하자 벤 그비르는 그의 말을 끊고 "아니, 당신은 이것을 알아야 한다. 모든 역사를 보면"이라고 한 뒤 영상이 끊깁니다.

바르구티는 제2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무장봉기)를 주도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23년째 복역 중입니다.

영상에서 바르구티는 마르고 쇠약한 모습이었으며 흰색 반소매 티셔츠를 입고 있습니다.

그는 벤 그비르 장관이 말하는 동안 두 손을 앞으로 모아 잡고 고개를 끄덕이기도 합니다.

이 영상이 공개되자 팔레스타인에서는 격렬한 비난이 일었습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후세인 알셰이크 부통령은 벤 그비르의 행동에 대해 "수감자에 대한 심리적, 도덕적, 신체적 테러의 극치이며 국제·인도주의적 관행과 규범을 위반한 것"이라고 규탄했습니다.

바르구티의 부인인 파드와 알 바르구티는 SNS에 처음에는 남편을 알아보지 못했다면서 "점령에 대항하는 당신의 투쟁은 계속되지만, 여전히 당신의 손에는 사슬이 채워져 있다"라고 분노했습니다.

바르구티의 사촌도 이 영상이 "가장 끔찍한 것"을 보여줬다면서 바르구티가 감옥에서 굶주려 "너무 마르고 약해진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바르구티는 이스라엘인 5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2002년 종신형을 선고받았으며 오랜 수감생활 때문에 '요르단강 서안의 만델라'로도 불립니다.

이스라엘은 그가 제2차 인티파다 때 파타당 산하 무장 조직 알-아크샤 순교자 여단을 이끈 주역으로 보고 있습니다.

벤 그비르 장관이 바르구티를 만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 벤 그비르 장관 엑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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