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민주화 투쟁의 동지이자, 정치적 맞수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도 나라의 거목이 쓰러졌다며 애도했습니다.
둘 사이의 애증의 50년을 최동혁 기자가 짚어봅니다.
<리포트>
부유한 어촌에서 태어난 김영삼 전 대통령과 신안 섬마을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난 김대중 전 대통령, 영남과 호남,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두 사람이 걸어온 길은 바로 우리 현대 정치사였습니다.
<녹취>김영삼(전 대통령)
1950년대, 20대의 젊은 나이로 정치에 입문한 두 사람은 지난 70년 신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40대 기수들로 나서 경쟁했습니다.
당시 김대중 후보가 역전승하면서 영원한 라이벌관계가 됐지만 그후 가택연금과 단식,살해위협을 받으며 박정희정권,신군부에 저항한 민주화 동지였습니다.
하지만 87년 민주항쟁 뒤 두 사람은 후보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엇갈린 길을 가기 시작합니다.
<녹취>김대중 전 대통령(87년 대선연설 당시) : "김영삼 총재와 내가 이렇게 여러분 앞에 나와서 여러분이 둘 중에 하나를 택하면..."
김영삼 전 대통령이 14대, 김대중 전 대통령이 15대 대통령에 당선돼 바통을 이어가지만 둘 사이의 관계는 더욱 멀어졌습니다.
애증으로 점철됐던 두 사람의 관계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병상에 누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전격 방문해 화해함으로써 다시 극적인 반전을 이뤘습니다.
<녹취>김영삼(전 대통령) : "(오늘 방문을 두 분의 화해로 봐도 되겠습니까?) 아 그렇게 봐도 좋죠, 이제 그럴 때가 된 것 아닙니까. 네."
한평생 정치적 동지이자 라이벌이었던 두 사람의 관계는 한국 정치사와 민주화 투쟁의 역사 자체였습니다.
KBS 뉴스 최동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