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소홀로 1,800명분 혈액 폐기…일부 수혈

입력 2011.07.13 (22:08)

수정 2011.07.14 (15:16)

<앵커 멘트>



생명을 살리자는 좋은 뜻으로 팔 걷어부치고 헌혈 하신 분들 많은데 그 아까운 피 천 8백명 분을 그냥 버리게 생겼습니다.



대한적십자사 직원이 어이없는 실수를 했습니다.



박대기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산 지역의 혈액을 관리하는 적십자사 혈액원.



냉장실에 가득 채워진 천8백여 명분의 혈액에 대해 사용 금지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시민들이 헌혈한 이 귀한 피는 부산의 모든 병원이 나흘간 쓸 분량입니다.



지난 5일 적십자사 직원은 전기 공사를 위해 냉장실 온도 경보장치를 껐습니다.



<녹취>적십자사 부산혈액원 관계자 : "다시 알람이 울릴 수 있게 켜야 되는데. 꺼놨으니까 인지를 못한 거죠."



그 바람에 냉장실 안에 보관중이던 혈액이 기준 온도에서 벗어난 채 방치돼 있던 사실을 한 시간 반이 지나서야 발견했습니다.



문제의 혈액 가운데 400명분은 병원으로 공급됐습니다.



적십자사는 뒤늦게 혈액을 수거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병원에서 수술 환자 세 명에게 수혈이 된 뒤였습니다.



<인터뷰>이대동(적십자사 부산혈액원 실장) : "직원의 판단 착오로 나가게 된 것입니다."



수혈받은 환자들에 대한 사후 조치도 허술했습니다.



<녹취>수혈 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혈액원에서 연락받기를, (수혈) 스타트했다고 하니까, 다 줘도 된다고 했어요. 나는 찝찝해서 끊어버렸다고."



해당 환자들에게서 이상 증세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치명적인 위험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고 지적합니다.



더욱이, 문제의 혈액과 함께 폐기했어야할 혈소판도 이미 3백 명에게 수혈됐습니다.



혈소판은 백혈병 등 중증환자들에게 수혈하는 혈액제제여서 대한적십자사의 허술한 혈액관리로 인한 안전성 논란이 고조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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