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멸치잡이철이지만 남해안 어민들은 멸치 대신 해파리 떼 소탕하러 바다로 나섰습니다.
포식자도 이런 포식자가 없습니다.
진정은 기자가 현장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멸치잡이 철을 맞은 경남 통영 앞바다입니다.
그물을 걷어올렸지만, 멸치는 한 마리도 없고 해파리만 가득합니다.
<인터뷰>김금봉(어민) : "한 15분 내지 20분 (그물을) 끌었는데, (해파리가) 2톤 정도 되겠네요."
올해 들어 처음으로 남해안에 대량 출현한 이 '보름달 물해파리'는 직경이 최대 30cm에 이릅니다.
독성은 없지만, 큰 덩치와 날카로운 촉수를 이용해 물고기는 물론, 그물까지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바다의 골칫덩이입니다.
어민들은 조업을 포기하고 아예 해파리 잡기에 나섰습니다.
<인터뷰>김홍영(어민) : "해파리가 있는 해는 40~50%밖에 못 잡아요, 고기가 많이 없기 때문에."
이상 기후 탓으로 예년보다 1~2도 이상 바닷물 온도가 상승한데다, 해양 오염으로 천적들이 사라지면서 개체수가 3배 이상 늘어난 것입니다.
보름달 물해파리는 현재 서해안과 남해안을 거쳐 부산과 경북 등 동해안 지역으로 점차 확산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윤원득(박사/국립 수산과학원 박사) : "우리나라 해파리들이 1년생이 아닌 다년생으로 바뀔 수 있어요."
해파리로 인한 어업 피해액은 연간 2천억 원에 이를 정도로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진정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