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시작과 함께 프로야구 4위 싸움에 불을 붙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는 마운드보다는 타선에 의존하는 팀이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양팀은 15승 이상을 거둘 확실한 에이스가 없는데다 뒷문도 부실하기에 타선이 화끈하게 터져야 이길 가능성이 크다.
결국 4위 싸움도 화력 대결에서 결정 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병규(37)가 이끄는 초호화 LG 타선은 중장거리포가 적절하게 포진한 반면 '확실한 해결사' 이대호(29)가 선두에 선 롯데 타선은 장타력(장타율 0.412)에서 8개 구단 최고를 달린다.
다만 타선에 비해 양팀의 마운드는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여서 한여름 투수들이 얼마만큼 힘을 내느냐가 4위 싸움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승률 5할로 공동 4위에서 어깨를 나란히 한 양팀은 각각 9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LG)과 4년 연속 가을 잔치(롯데)를 향해 남은 46~49경기에 총력을 퍼부을 작정이다.
◇FA만 5명 포진한 LG 타선
LG 라인업에는 이병규를 필두로 조인성, 박용택, 이진영, 정성훈 등 다년 계약으로 거액을 만진 자유계약선수(FA)만 5명이 포진해 화려함의 극치를 자랑한다.
올해가 끝난 뒤 FA 자격을 얻는 오른손 중장거리포 이택근이 허리 통증을 떨치고 이달 초 복귀하면 타선은 더 강해진다.
어깨 통증으로 재활을 거쳤던 이진영(타율 0.260·18타점)과 이택근(0.268·19타점)이 뒤에 처졌을 뿐 나머지 4명은 3할대 타율과 두자릿수가 넘는 홈런, 최소 30개 이상의 타점(표 참조)을 올리며 이름값을 해내고 있다.
여기에 전반기에 오른쪽 복사뼈와 어깨를 다쳤던 톱타자 이대형이 최근 복귀하면서 타선 응집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종훈 LG 감독은 "이택근과 오른쪽 손등 뼛조각을 제거한 오지환이 합류하면 타선은 더욱 좋아진다. 4위 싸움을 위해서는 공격력에 기대를 걸겠다"고 선언했다.
◇홈런 1위 롯데 타선
롯데는 7월31일까지 팀 홈런 76개를 때려 8개 팀 중 1위를 달렸다.
지난해 타격 7관왕을 이룬 이대호가 22방을 넘겼고 강민호가 12방, 손아섭과 전준우가 9개씩을 기록하는 등 젊은 선수들이 때를 가리지 않고 넘치는 파워를 발산했다.
희생번트는 28개로 가장 적지만 가장 많은 3루타(20개)와 두 번째로 많은 2루타(140개)를 터뜨리며 화끈함에서 다른 팀을 압도했다.
특히 전준우가 톱타자이면서 0.443에 이르는 장타율로 공격의 물꼬를 넓게 트면서 롯데 타선은 득점에서 큰 도움을 받고 있다.
5월에 타율 0.253으로 바닥을 기었던 홍성흔이 6월부터 두 달 연속 내리 타율 0.325 이상의 고감도 타격감을 뽐내며 득점에 힘을 보탠 점도 고무적이다.
무엇보다도 홈런 1위, 타격 2위(0.349), 타점 2위(74개), 장타율 1위(0.593)를 달리며 찬스마다 '종결자'로 자리매김한 '빅 가이' 이대호가 있어 롯데 타선은 두려울 게 없다.
◇불안한 뒷문이 최대 변수
양팀 간 박빙의 타선 싸움을 좌우할 변수는 역시 마운드다.
LG와 롯데의 수호신 노릇을 하는 임찬규과 김사율이 각각 7세이브와 8세이브에 머무는 점을 볼 때 허약한 뒷문은 양팀의 최대 약점으로 통한다.
양팀은 올해 역전패 순위에서 22패(LG)와 20패(롯데)로 불명예스러운 1,2위를 달렸다.
4위에 모든 것을 건 LG가 7월31일 넥센과의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베테랑 불펜 송신영을 영입하면서 한층 안정을 찾았지만 롯데는 대안을 물색하지 못해 고민이 크다.
LG는 올해 3승1패 9세이브, 7홀드를 올린 송신영을 8회 등판하는 셋업맨 또는 마무리로 동시에 활용, 뒷문을 확실히 걸어잠글 태세다.
롯데는 불안한 계투진을 선발 야구로 틀어막는 수밖에 없다.
장원준과 송승준, 고원준, 라이언 사도스키, 크리스 부첵 등 선발 5명이 최대한 긴 이닝을 던져주고 그 사이 타선이 점수를 많이 뽑아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방식으로 포스트시즌 막차 티켓에 도전한다.
'괴력'을 발휘해 7월28일 SK와의 경기부터 4경기 연속 세이브를 올리면서 자신감을 얻은 롯데 김사율이 끝까지 두둑한 배짱을 이어갈지도 관건이다.
◇LG·롯데 팀 성적 비교(7월31일 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