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작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의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곽노현 서울교육감 측근과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 간 돈거래 의혹을 본격 수사하면서 당시 단일화 과정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교육감 선거 후보는 총 7명으로 곽 교육감으로 후보를 단일화한 진보진영과 달리 보수진영은 이원희 전 한국교총 회장 등 후보 6명이 끝까지 남아 난립하면서 결국 곽 교육감이 선거에서 이겼다.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시 교육위원이던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는 지난해 2월2일 예비후보등록이 시작되자마자 등록을 마친 뒤 선거운동에 들어갔던 인물이다.
박 교수는 전면적 개혁으로 교육부패를 일소하고 양극화를 가져오는 현 정부의 경쟁교육을 철폐하며 특히 `친환경 무상급식'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등록한 서울시 교육감 후보는 곽노현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 이부영 위원, 최홍이 위원, 이삼열 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 등이다.
두달 후인 4월14일 진보성향 시민단체와 교육운동단체 등 100여개 단체 인사들로 구성된 `민주ㆍ진보 서울시교육감시민추대위'는 곽노현 후보를 진보진영 단일후보로 뽑았다.
당시 종로구 기독교회관에서 실시된 `후보단일화를 위한 시민공청단 투표' 결과였다. 후보단일화 경선 기준은 여론조사(50%), 범시민추대위 의견(20%), 시민공청단 투표(30%) 등이다.
하지만 이 단일화를 앞두고 박명기 교수는 4월5일 후보 불참선언을 했고 이삼열 후보까지 투표 직전 불참을 선언했다.
특히 이들 두사람은 각각 "선거가 특정후보에 편파적이다", "선거구도가 주로 운동권 계파별로 정해져 있었다"고 지적해 곽노현 후보와의 갈등을 노출했다.
한달 후인 5월19일 박명기 후보는 환경재단 레이첼칼슨홀에서 곽노현 후보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박 후보가 시민사회 원로와의 숙의 끝에 대승적 차원의 용퇴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박 후보는 줄곧 시민사회 진영의 단일화 작업에 문제가 있다며 반발해 왔기 때문에 공식 사퇴한 작년 5월21일에는 이미 후보 등록을 한 상태였다. 이 때문에 박 후보는 선관위에 기탁한 5천만원을 돌려받지 못했고 선거 때 투표용지에도 박 후보 이름이 인쇄돼 있었다.
이처럼 곽노현-박명기 후보의 단일화가 마지막까지 진통을 겪다가 성사되자 교육계에서는 `두 후보 간에 돈거래가 있었다더라' `곽 후보가 박 후보의 선거 비용을 보전해주기로 했다더라' 는 등 여러 풍문이 나돌았다.
서울시교육청은 두 후보 간의 뒷거래 의혹에 대해 "후보 단일화는 진보진영의 중재에 따른 것이었으며 어떠한 거래도 없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서울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이번 검찰 수사 소식에 대해 곽교육감은 '전혀 그런 일이 없었는데 무슨 말이냐'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수사는 최근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무산된 후 진보 진영을 옥죄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신임 검찰총장의 첫 작품이 곽노현 수사냐"며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