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승 따내기 정말 어렵네요. 선수들이 들어오는데 안아주고 싶더라고요"
프로농구 SK의 '초보 사령탑' 문경은 감독대행이 고대하던 첫 승리를 따냈다.
문경은 감독대행은 2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1-20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정규리그 KT와의 홈경기에서 4쿼터 '반전쇼'를 펼치며 87-83으로 승리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SK 지휘봉을 이어받은 문 감독대행에게는 사령탑으로서 처음으로 경험한 승리였다.
지난 13일 전주 KCC와의 정규리그 공식 개막전에서 66-92로 대패하고 15일 삼성과의 홈 개막전 때는 81-85로 아쉽게 진 뒤 세 번째 경기 만에 어렵게 따낸 승리라 기쁨이 더했다.
경기 전 취재진들을 만난 자리에서 "단 1점이라도 좋으니 제발 좀 이겨봤으면 좋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던 문 감독 대행은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얼굴 가득 웃음을 띤 채 들어섰다.
문 감독 대행은 "너무나 기쁘다. 특히 홈에서 라이벌팀인 KT를 상대로 첫 승을 거둬 기쁨이 더 크다"며 "경기 끝나고 선수들이 벤치로 들어올 땐 안아주고 싶더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처음 2연패가 10연패, 20연패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리 팀 경기력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들려와서 걱정이 컸는데 선수들이 믿고 따라와 준 덕에 이길 수 있었다"며 "단순한 1승을 넘어서 앞으로 나아갈 자신감을 준 귀중한 승리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상대 용병 찰스 로드의 파울을 유도한 게 맞아떨어졌다. 다만 로드가 나가기 전까지 10점 이상 차이가 나는 바람에 점수 차를 좁히기가 어려웠다"며 "그래도 4쿼터에서 수비가 살아났고 신인 김선형도 자신있게 슈팅을 날리는 등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고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첫 승리지만 문제점을 짚고 넘어가는 것도 잊지 않았다.
문 감독 대행은 "수비는 아직 불안하다. 오늘까지 세 경기 동안 80점 이상을 내준 것은 분명히 문제이고 이래서는 운이 좋아야 겨우 이길 수 있는 수준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직 완전히 익지 않아 지역방어를 쓰지 않고 있는데 좀 더 준비를 해서 수비전략을 좀 더 다양화하겠다"며 "조금씩 선수들 호흡이 맞아떨어지고 있는데다 이번 경기로 자신감까지 얻은 만큼 2라운드 정도가 되면 원하는 수준의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