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근이만 너무 주목받는 것 같아 솔직히 섭섭하기도 했어요."
상대적으로 적은 관심에 바짝 오기가 올랐던 것일까.
프로농구 서울 SK의 신인 가드 김선형(23)이 마지막 순간 '결승포'를 터뜨리며 소속팀에 값진 시즌 첫 승리를 안겼다.
SK는 이날 3쿼터까지 두자릿수 점수 차로 끌려가다 4쿼터 막판 '반전쇼'를 펼치며 87-83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김선형이었다.
3쿼터까지 단 4점에 그쳤지만 4쿼터에서만 10점을 쏟아붓는 맹활약으로 부진을 씻어냈다.
경기 종료 35초를 남기고는 석점슛을 올려 80-83으로 추격하는 데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82-83으로 쫓아가던 경기 종료 18초 전에는 몸을 날려가며 2점을 보태고 상대의 파울로 얻은 자유투까지 성공해 85-83으로 점수를 뒤집어냈다.
중앙대 출신으로 올해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SK 유니폼을 입고도 1순위인 오세근(KGC)에 밀려 크게 주목받지 못하던 아쉬움도 이날 활약으로 한 번에 날렸다.
문경은 SK 감독 대행도 "선형이가 앞서 경기에서 결정적인 턴오버로 의기소침해 하길래 '수비 빼고 공격에서는 네 마음대로 하라'고 북돋워줬다. 오늘 막판에 속공 기회가 살아나면서 자신있게 플레이를 해줬고 승부를 결정짓는 골까지 넣었다"고 칭찬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김선형은 프로 무대 데뷔 후 첫 승리를 거둔 소감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 대학생 때랑은 또 느낌이 다르다"고 표현했다.
이어 "대학 시절에는 내가 실수를 한두 개 해도 금방 따라잡을 수 있었는데 프로는 확실히 다르더라. 이제 세 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공의 소중함'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두 경기에서 부진했는데 문경은 감독님이 '지금도 잘하고 있으니 네 플레이를 하라'고 북돋워주셨다. 오늘도 초반에는 부진했는데 그나마 체력에 자신이 있어서 상대 선수 체력이 떨어진 후반에 밀어붙인 게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돌아봤다.
4쿼터 막판 '결승골' 상황에 대해서는 "워낙 자신 있는 플레이였다. 사실 돌파하는 데에는 자신이 있는데 상대 선수들이 내 특징을 알고 대응을 해서 애를 먹는다. 그래도 오늘은 슈팅도 꽤 많이 던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세근 등 다른 신인에 비해 관심을 못 받은 데에는 "사실 섭섭한 점이 없다면 거짓말이다"라며 웃었다.
그는 "그래도 오히려 관심을 덜 받는 게 낫다. 세근이처럼 너무 미디어의 관심이 쏟아지면 오히려 부담이 갈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선형은 "지금까지 경기에서 턴오버가 잦았는데 그걸 줄이는 게 가장 큰 당면 과제다. 또 자신감이 떨어져 소극적인 플레이를 한 점도 고쳐야 한다"며 "앞으로 경기가 많이 남았으니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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