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42년 동안 리비아를 철권 통치했떤 무아마르 카다피의 사망이 공식적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정말 교전 중에 우연히 사살된 건지, 아니면 일부러 처형시킨 건지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심인보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시민군에게 구타 당하며 이리 저리 끌려다니는 카다피, 머리에 피를 흘린 채 몸조차 가누지 못합니다.
독재자에 대한 분노와 내전이 끝났다는 기쁨에 시민군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합니다.
그가 갖고 있었다는 황금색 권총, 마지막 남은 옛 영화의 상징입니다.
언제나 자신 만만하던 희대의 독재자 카다피.
<인터뷰> 카다피(지난 2월 28일)
하지만 지금은 죽음 앞에서 시신조차 조롱의 대상입니다.
그러나 그의 죽음을 둘러싼 논란은 커지고 있습니다.
리비아 과도위원회는 카다피를 생포해 병원으로 옮기던 중 총격전이 벌어졌고 이때 카다피가 우연히 총에 맞아 숨졌다고 해명했지만, 이와 상반되는 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과도위원회 총리: "총알이 시민군 것인지, 카다피군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시민군의 한 병사가 스스로 카다피를 쐈다고 말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왔고, 당시 교전이 없었다는 목격자들의 증언도 외신을 통해 잇따라 전해지고 있습니다.
미국을 포함한 서방국들이 생포를 원하지 않았던데다, 재판 과정에서 지지자들이 재결집할 것을 우려해 처형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이에 따라 국제 형사재판소는 시신을 다시 조사하기로 했고, 장례식은 그때까지 미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심인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