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산속에 도박장을 차려놓고 수 백억원 대의 도박판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잡고 보니 도박꾼의 대부분이 주부들이었는데, 도박에 쉽게 빠지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홍정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깊은 밤 산속에 설치된 불법 도박장에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다급하게 달아나는 도박꾼을 잡고보니 55명 가운데 45명이 가정주부였습니다.
지난 1년 반 동안 오간 판돈만 수 백 억원 대에 이릅니다.
<인터뷰>도박 피의자(음성변조): "날이 갈수록 젖어드는 게 마약이랑 똑같은 건데, 오늘은 내가 얼마 따고 누가 어떻게 따고 거기에 치중하지..."
도박장을 개설한 조직폭력배들은 돈을 잃고 주부들이 신고를 못하도록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는 깊은 산속에서 도박장을 운영했습니다.
이들은 모집책까지 고용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꾀여 주부들을 끌어들었습니다.
<인터뷰>김형찬 경사(충남청 광수대): "아는 사람들이 한 번 바람 쐬러가자. 기분 전환하러 가자. 놀러 한 번 가보자. 이렇게 가볍게 처음에는 가게 되거든요."
특히 우울증을 앓는 갱년기 여성들은 청소년들이 게임에 빠지듯 도박에 몰두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인터뷰>유제춘 교수(을지대병원 정신과): "긴장감을 주기도 하고, 또 어떤 희열을 주기도 함으로써 사람을 몰입하게 하고, 그시간 만큼은 내가 살아있다라는 느낌을 갖도록 하기 때문에 (빠져들게 됩니다)."
하지만 도박은 중독성이 강한데다 최근엔 폭력조직들이 자금확보를 위해 주부들을 끌어들이고 있어 수 십 억원의 빚을 지고도 빠져나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습니다.
한 주부는 30억 원에 이르는 도박빚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인터뷰>양철민(충남경찰청 광역수사대장): "도박자금을 대준 사람하고 조폭들이 집에 찾아가서 아들이나 남편에게 알리겠다고 협박을 해 스트레스로.."
주부들이 도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봉사활동이나 운동 등으로 여가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가족과 사회의 배려와 관심이 중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합니다.
KBS 뉴스 홍정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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