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현장] 전국 ‘석면 지붕’ 123만 동

입력 2011.10.23 (21:43)

<앵커 멘트>

정부가 주요 발암물질 석면 사용을 금지한지 2년이 지났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석면 슬레이트 건축물만해도 전국에 120만동 넘게 남아 있습니다.

네트워크 현장 최선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970년대 새마을 운동 당시 대대적으로 설치된 슬레이트 지붕, 30년 전 모습 그대로인 이 마을에 사는 50대 주부는 지난달 석면가루를 장기간 흡입해 암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의료진은 지붕을 덮은 슬레이트가 발병의 한 원인이란 소견을 냈습니다.

<인터뷰>변대복(석면피해인정자 배우자):"집사람은 지금 수술을 받고 방사선 치료를 6주간이나 받았어요. 비용도 엄청나게 들어갔고.."

이웃의 소식이 전해지자, 마을전체가 불안감에 휩싸였습니다.

<녹취>강장순(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다들 불안해가지고 그 사람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몸 속에 (석면이) 있는 건데 모르고 있는 사람도 많잖아요"

방진복을 입은 전문가들이 두 시간에 걸쳐 슬레이트 지붕을 해체한 결과, 100제곱미터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18kg나 나왔습니다.

이런 슬레이트 건축물은 시도별로 많게는 19만 동으로 전국적으로 123만 동에 이릅니다.

이런 가운데, 2005년 이후 석면으로 인한 암환자는 매년 150명 안팎에 이르고 2045년에는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환경부는 슬레이트 지붕이 암 발생의 한 원인인 만큼 10년 안에 모두 철거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그러나, 본격적인 철거가 시작된 올해 슬레이트 지붕을 걷어낸 주택은 1500동에 불과합니다.

예산부족 때문입니다.

<인터뷰>정영대 (사무관/환경부 생활환경과):"(개인) 부담 없이 슬레이트를 완전히 교체해 주는 게 목표입니다만 재정적 여건상 한계가 있습니다."

슬레이트 지붕의 위험이 현실화된 지금, 더욱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해 보입니다.

KBS뉴스 최선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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