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쑤시개갑에 리모콘 ‘조종’…유사석유 판매

입력 2011.10.24 (22:03)

<앵커 멘트>

이쑤시개갑에 리모컨을 숨기고 뭔가를 몰래 원격조정한다.

007 영화에나 나올 얘기같지요.

주유소가 이런 식으로 '가짜'석유를 팔다 들통났습니다.

김태형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주유소, 사무실 서랍을 열자 이쑤시개갑이 보입니다.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안에는 리모컨이 숨어 있습니다.

경유와 등유를 마음대로 섞어 팔 수 있게, 주유기 리모컨을 설치해 놓은 겁니다.

이쑤시개갑 왼쪽을 누르자 경유주유기가 가동을 하고, 오른쪽을 누르자, 등유주유기가 돌아갑니다.

<인터뷰> 이승헌(석유관리원 수도권 지역본부 과장) : "리모컨을 작동하게 되면 등유 주유기에 있는 기름이 이 선을 타고 올라가서 이쪽, 왼쪽에 있는 (경유) 주유기로 나와서 일반 차량에 가짜 기름인 등유가 주입되는 이런 시스템으로 구축돼 있습니다."

채취한 시료를 검사해봤습니다.

시약을 넣자 같은 경유 주유기를 통해 나온 기름인데도 색이 변하지 않는 경유도 나오고 보라색으로 변하는 등유도 나옵니다.

석유관리원은 등유를 섞은 경유는 엔진에 무리를 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유기 조작과정에서 감전이나 기름 유출에 따른 화재,폭발의 위험성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전국 휘발유 평균가는 1990원으로 사상 최고를 다시 갈아치웠습니다.

기름값이 오르는 가운데 유사석유 판매도 지능적으로 변하고 있어 석유관리원은 비밀 탱크 등을 찾아내기 위한 산업용 내시경과 레이저 관측 장비의 도입을 서두르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김태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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