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벽에 호스만 꼽으면 집안 어디서나 쓸 수 있는 내장형 진공 청소기가 몇 년 전부터 고급아파트를 중심으로 보급되고 있는데요.
어제 이 청소기 폭발로 보이는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김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파트 16층 창문에서 갑자기 불길이 치솟았습니다.
경비원이 연기를 마셔 치료를 받았고 베란다 20㎡를 태웠습니다.
<인터뷰> 이창숙(목격자) : "검은 연기가 하늘로 치솟았고 소방차는 물을 막 아래에서부터 위로 막 뿌리고."
1차 감식 결과, 발화점은 베란다에 있던 집진기.
방과 거실 등 곳곳에서 호스만 꼽아 사용하는 이른바 ’집진식 청소기’입니다.
빨아들인 오물과 먼지는 벽 안에 있는 구멍을 통해 베란다 집진기에 모입니다.
일반 진공청소기보다 훨씬 많은 먼지가, 오랫동안 밀폐된 상태로 모여있다 보면 폭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뿌옇게 떠다니는 먼지가 작은 불꽃 하나에도 순식간에 폭발하는 ’분진 폭발’에 적합한 조건입니다.
분진 폭발의 가장 흔한 원인은 정전기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청소기 내부엔 이렇게 먼지 봉투만 있을 뿐 정전기 방지 시스템은 없는 게 현실입니다.
4~5년 전부터 고급 아파트에 보급되고 있지만, 안전 규정은 아직 없습니다.
<인터뷰> 한우섭(연구위원/산업안전보건연구원) : "가정용에는 그런 (방재) 규제도 없고, 성능을 요구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경찰은 소방당국과 합동으로 화재 원인에 대해 정밀 감식을 벌일 예정입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