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별 잃다’ 박영석 원정대 조문 행렬

입력 2011.11.01 (17:52)

수정 2011.11.01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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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된 박영석 대장과 강기석, 신동민 대원을 조문하기 위한 행렬이 시작됐다.



박영석 원정대의 분향소가 1일 오후 5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열리자 산악인을 시작으로 체육 유관단체 관계자, 대원들의 지인, 가족 등 각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박영석 원정대의 장례는 국내에서 사상 최초로 전체 산악인들을 아우르는 ’산악인 장’으로 치러지고 있다.



박 대장의 동생 상석 씨와 아들 성우 씨, 장례위원회 위원장인 이인정 대한산악연맹 회장 등이 분향소에서 조문객들을 맞이했다.



 



대원들의 가족들은 오열했다.



이인정 대한산악연맹 회장은 "지금 이런 현실 앞에서 따로 할 얘기가 없다"며 "박영석 대장, 강기석, 신동민 대원을 어떻게 찾아올지가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산악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걸출한 인물을 잃었다"며 "박영석과 그 친구들은 우리 곁에 없지만 히말라야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 것으로 믿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박범훈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통해 원정대의 실종을 한탄하고 가족을 위로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이 대통령은 "박 대장은 지상 최대의 빙벽에 새로운 길을 개척하다가 한평생 사랑했던 산과 하나가 됐다"며 "무사귀환을 빌었는데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해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최종준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스포츠클라이밍이 올림픽 종목으로도 거론될 정도로 산악 체육이 스포츠의 세계로 들어가고 있다"며 "그런 환경이 조성된 것은 박영석 대장과 같은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에리사 전 태릉선수촌장은 "우리나라 산악계의 큰 별을 잃었다"며 "산악 스포츠가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이 컸기에 그만큼 더 안타깝다"고 말했다.



탐험영화 남극일지에 출연하며 박 대장과 인연을 맺은 영화배우 송강호와 유지태 등도 분향소를 방문했다.



송강호는 "이 분들이 생각하는 삶이 일반인이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고귀하다"며 "삶이란 것이 과연 무엇인가 다시 생각을 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박영석 대장과 함께 국내 고산등반을 이끌어온 엄홍길 대장도 분향소를 찾아 눈시울을 붉혔다.



엄 대장은 "영석이와 동민이, 기석이가 금방이라도 걸어올 것 같다. 얘들아 차가운 눈 속에서 얼마나 춥겠니. 따뜻하게 잠들어서 모든 한을 다 풀고 좋아하는 안나푸르나에서 편히 지내거라. 꼭 다시 만나자"라고 말했다.



박영석 대장과 강기석, 신동민 대원의 영결식은 3일 오전에 열린다.



원정대은 지난 달 18일 안나푸르나 남벽을 등반하다가 연락이 끊긴 뒤 집중 수색 끝에도 결국 발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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