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석·신동민 대원 거상장·백마장 추서
`당신의 끝없는 도전을 기억하겠습니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된 박영석 대장과 강기석, 신동민 대원을 추모하려는 조문행렬이 이틀째 이어졌다.
분향소가 설치된 서울 종로구 혜화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2일 오전부터 각계 인사들이 찾아와 실종된 이들의 명복을 빌고 가족을 위로했다.
산악인들과 관계, 재계 인사들의 방문이 주를 이뤘고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일반 시민도 가끔 눈에 띄었다.
오후에는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박용성 대한체육회 회장, 이돈구 산림청장 등이 분향소를 찾았다.
최 장관은 강기석, 신동민 대원에게 각각 체육훈장 거상장과 백마장을 수여했다.
두 대원은 지금까지 꾸준한 고봉 등반으로 이미 해당 수준의 공훈 점수를 획득한 상태였으나 안타까운 사고 탓에 추서 형식으로 훈장을 받았다.
박영석 대장은 히말라야 14좌 완등과 같은 업적으로 이미 2003년에 체육 분야 최고의 훈장인 청룡장을 받았다.
박용성 회장과 최 장관은 분향소에서 산악인들과 간담회를 열어 사고의 경위를 전해듣고 고산 등반과 산악인들의 안전 등에 대한 제반 현안을 논의했다.
박 회장은 "훌륭한 산악인을 잃었다"며 "목표를 달성했으니 멘토로 남아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산악인들의 말을 들어보니 박 대장이 결코 무리한 것은 아닌 것 같고 하늘을 탓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이제는 이런 일이 그만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범신 작가도 그간 친분이 있던 박영석 대장을 조문했다.
박 작가는 "작년 산악인 모임 때 박 대장에게 `다 성공했고 이뤘는데 이젠 편하게 살아도 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아니, 내가 이렇게 살아있지 않느냐’고 되묻는 통에 안락한 문명에 기대어 사는 사람으로서 창피했다"고 말했다.
그는 "박 대장은 온라인 삶에 물들어 안락한 삶을 사는 우리들의 로망을 이루러 갔고, 우리 모두 그렇게 살고 싶은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꿈을 대신 짊어지고 갔다"며 자신의 평소 생각을 털어놓았다.
이날 오후 늦게 일반 시민과 지인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분향소 입구와 로비는 조문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산악연맹은 전날 2천여 명과 이날 3천여 명 등 5천여 명이 분향소를 방문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박영석 원정대는 지난달 18일 안나푸르나 남벽에 새로운 길을 개척하러 떠났다가 연락이 끊기고서 열흘에 걸친 수색에도 발견되지 않았다.
연맹은 국내 전체 산악인을 아우르는 산악인 장으로 장례를 치르고 있다. 영결식은 3일 오전 10시에 서울대병원에서 엄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