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삶의 터전이 하루 아침에 쓸려 가던 우면산 산사태. 오늘로 꼭 100일이 됐습니다.
복구작업은 속도를 내고 있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고달프고 아프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노태영 기자가 찾아갔습니다.
<리포트>
지난 여름 모두 16명의 목숨을 앗아간 우면산 산사태.
산줄기를 타고 아름답게 이어지던 가을 단풍이 뚝 잘려 있습니다.
시민들이 즐겨 찾던 등산로도 엉망이 됐습니다.
<인터뷰>이문구(서울 방배동) : "여기 길이 너무 이뻤는데 지금은 이렇게 됐으니까 속상하죠. 보기에 안 좋고..."
복구 작업이 한창이지만 산 속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딴 세상 얘깁니다.
불과 1년 전 건설한 사방댐은 곳곳이 무너진 채 방치돼 있습니다.
쓸려내려온 토사에 직격탄을 맞은 아파트는 흙더미만 겨우 치웠을 뿐 복구는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서있는 곳은 아파트 2층입니다.
토사가 베란다를 통해 이곳까지 덮쳤는데요,
집 안은 사실상 폐허로 변해 사람이 아직 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아직도 그날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인터뷰>김혜숙(서울 방배동) : "얼마 전에 천둥 치고 비 왔는데 아직도 비만 오면 깜짝 놀라서 깨고 불안해서 어쩔 줄 모르겠어요."
서울시는 여름이 시작되기 전인 내년 5월 말까지는 무조건 복구를 끝내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복구 이전에 원인부터 밝혀내야 불안을 잠재울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이수곤(공동 산사태학회 기술위원) : "앞으로 미래 대책이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원인규명이 분명히 선결돼야 합니다. 원인 규명 없이는 앞으로 두고두고 서울시에 화를 부를 것으로 봅니다."
산사태 발생 100일이 지났지만 우면산의 아픔은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KBS 뉴스 노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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