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왕' 애론 헤인즈(30)가 위기에 빠진 프로농구 창원 LG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LG는 8일 부산 KT와의 홈 경기에서 70-74로 패하면서 6연패 사슬을 끊지 못했다.
홈에서만 내리 6경기를 지는 바람에 팀 자체 홈 경기 최다 연패 기록과 타이를 이루며 팀 분위기도 많이 가라앉았다.
이 상황에서 LG는 골밑 요원인 올루미데 오예데지(208㎝)를 내보내고 10일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원정 경기부터 헤인즈를 투입해 연패 탈출에 나선다.
2008-2009시즌 도중 서울 삼성에 대체 선수로 영입돼 KBL과 인연을 맺은 헤인즈는 키가 201㎝로 큰 편이 아니지만 중거리슛과 골밑 돌파 능력 등을 두루 갖춰 문태영과 함께 다양한 공격 루트를 뚫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진 LG 감독은 그동안 서장훈(207㎝)과 오예데지가 골밑에서 겹치고 이 바람에 문태영의 돌파 능력도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한 만큼 골밑의 무게감을 줄이는 대신 내외곽에서 모두 공격이 가능한 서장훈-문태영-헤인즈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특히 헤인즈와 문태영은 지난 시즌 득점 1,2위를 차지한 선수들인 만큼 팀 평균 득점 72.5점으로 최하위인 LG로서는 대반전을 기약할 만하다.
헤인즈가 2008-2009시즌 도중 삼성에 대체 선수로 들어왔을 때도 지금의 LG가 비슷한 상황이었다.
5연패 늪에 빠져 있던 삼성은 당시 에반 브락을 내보내고 2008년 12월10일 경기부터 헤인즈를 투입했다.
헤인즈가 처음 뛰었던 경기에서는 삼성이 서울 SK에 져 연패 수가 6까지 늘었으나 삼성은 이후 기존의 테렌스 레더와 헤인즈가 절묘한 콤비를 이루며 바로 다음 경기부터 거침없는 9연승을 내달렸다.
그리고는 결국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하는 대반전을 이뤄내 당시 삼성으로서는 헤인즈가 '구세주'나 다름없었다.
16번째 시즌을 맞는 프로농구에서 이런 '구세주 용병'들은 가끔 등장해 리그의 재미를 더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2004-2005시즌 안양 SBS(현 인삼공사)의 단테 존스였다.
존스는 시즌이 절반 이상 지난 2005년 2월에야 대체 선수로 SBS에 입단했으나 엄청난 폭발력을 과시하며 남은 16경기에서 팀을 15승1패로 이끌었다. 이때 SBS의 15연승은 지금도 프로농구 최다 연승 기록으로 남아있다.
존스가 오기 전까지 18승20패로 승률 5할을 밑돌던 SBS는 순식간에 정규리그 3위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었다.
2005-2006시즌 부산 KTF(현 KT)의 나이젤 딕슨도 '구세주 용병'으로 꼽기에 손색이 없다.
당시 KTF는 시즌 초반 4연패를 당하며 4승9패로 하위권에 처져 있었다. 그러나 이때 딕슨이 가세하고 방성윤을 SK로 트레이드하며 국내 선수층을 보강해 대반격의 발판을 놨다.
딕슨은 2005년 11월 국내에 들어와 KBL에서 몸무게를 재려 했으나 140㎏까지 잴 수 있는 저울로는 불가능했고 150㎏까지 잴 수 있는 저울은 딕슨이 올라서자 고장이 났다.
국내에서 뛴 선수 가운데 최초로 몸무게 150㎏을 넘긴 딕슨이 골밑을 장악하자 KTF는 단숨에 6연승을 내달리며 상위권 도약에 성공했고 결국 정규리그 4위로 시즌을 마칠 수 있었다.
과연 헤인즈가 가세하는 LG도 이와 같은 대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10일 인삼공사와의 경기부터 지켜볼 일이다.